美경기회복·금리인상 기대에 백만장자들 '선호'
[뉴스핌=김성수 기자] 미국 증시에서 최근 금융주가 두각을 나타내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파이낸셜 셀렉트 섹터 SPDR ETF(Financial Select Sector SPDR ETF, 종목코드: XLF)는 미국 증시에서 거래되는 금융주 ETF 중 대표주자로 꼽힌다. ETF 전문사이트 <ETF채널>에 따르면 최근 XLF에는 2억47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XLF의 벤치마크 지수는 S&P 파이낸셜 셀렉트 섹터 지수(S&P Financial Select Sector Index)다. 이 지수는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의 금융주를 모두 포함하고 있어 미국 금융섹터에 전반적으로 투자하는 데 효과적이다.
XLF는 최근 1년간 10.97% 수익률을 거두면서 S&P500지수의 10.88%보다 높은 성과를 보였다. 하루 평균 거래량은 3170만주로 금융주 ETF 중 가장 유동성이 풍부하며, 수수료율은 0.15%로 동종 ETF에 비해 저렴하다.
XLF에서는 금융주의 비중이 83.02%로 가장 높고 부동산주(13.45%), 공업주(1.80%), 통신서비스주(0.91%), 기본소재주(0.81%) 순이다.
주요 종목으로는 ▲버크셔해서웨이 8.85% ▲웰스파고 8.60% ▲JP모건체이스 7.99% ▲뱅크오브아메리카(BOA) 5.66% ▲씨티그룹 5.36% 등이 있다.
금융 섹터는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올해 1분기 시장수익률을 뛰어넘는 성적을 냈다. 금융 섹터의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은 2.12%로 같은 기간 S&P500지수 수익률 -0.56%를 상회했다.
일부 전문가는 금융주가 향후 추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로버트 골드스버러우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금융주는 미국 증시의 다른 섹터들과는 달리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국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도 금융 섹터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 투자매체 CNBC에서 실시한 밀리어네어 서베이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백만장자의 32%는 금융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답해, 지난해 10월 조사 결과인 21%에서 크게 늘어났다.
이는 미국 경기상황에 대한 확신이 높아진 영향이다. 은행대출에 대한 수요나 대출금 상환금리는 실업률이나 소비자심리에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최근 발표된 미국 4월 고용지표는 미국 경기침체 및 조기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를 동시에 불식시켰다. 해당 지표에서 실업률은 한 달 전보다 0.1%포인트(p) 낮아진 5.4%로 집계됐으며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은 22만3000개로 예상(22만4000개)과 거의 일치했다.
XLF 구성 종목인 미국 대형 IB들의 1분기(1~3월) 실적에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여럿 나타났다. JP모건, 골드만삭스 등은 주식·채권·원자재에 대한 트레이딩 수익이 증가하면서 올해 1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ECB의 전면적 양적완화를 통한 증시 강세와 채권금리 하락, 스위스 중앙은행의 환율 하한제 폐지에 따른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덕분이었다. 이 기간 동안 JP모건의 트레이딩 수익은 42% 급증했다. 최근 미국과 유럽 국채시장이 급등락을 반복하는 것은 이들 IB의 트레이딩 부문 수익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S&P 캐피탈 IQ의 토드 로젠블루스 ETF 뮤추얼펀드 연구소 이사는 "우리 회사는 XLF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해 왔다"며 "XLF가 투자 중인 대형 은행들의 재무상태가 계속 좋아지면서 펀더멘털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 금리가 장기적으로 상승할 것도 XLF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시장금리도 따라 상승할 경우 예대마진(대출 이자에서 예금 이자를 뺀 것)이 확대되면서 은행들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브루스 톰슨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장단기 금리가 1%포인트(p) 상승할 경우 순이자 이익은 46억달러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 XLF 투자시 유의사항?
XLF에 투자할 때 유의할 점도 있다. 먼저 금융주는 미국 경기에 민감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XLF 수익률도 변동성이 높다.
지난 5년간 XLF의 수익률 표준편차(변동성)는 17.4%로, 같은 기간 S&P500지수의 12.9%보다 높았다. 즉 리스크 회피 성향을 지닌 투자자는 XLF에 투자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분석이다.
로버트 골드스버러우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XLF에 투자하려면 (어느 정도의) 리스크 감내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미국 경기상황이 좋아질 때까지 기다릴 만큼 인내심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연준의 금리인상이 모든 은행들에 호재인 것은 아니라는 점도 유념할 부분이다. 은행 수익성은 기준금리 자체보다는 순이자마진(NIM)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올라도 예금금리와 대출금리가 같은 폭으로 오른다면 수익성에는 큰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
자산운용업을 병행하는 일부 투자은행(IB)들에는 오히려 악재가 될 수도 있다. 금리가 오르면서 주식·채권 거래나 언더라이팅(인수) 수요가 감소해 수익구조가 악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골드스버러우 애널리스트는 ▲그리스 등 유로존 금융불안 장기화 ▲미국 금융당국의 대형은행 규제 증가도 장기적 관점에서 리스크 요소라고 덧붙였다.
파이낸셜 셀렉트 섹터 SPDR ETF(XLF)의 최근 1년간 가격 추이 <출처=ETF채널> |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