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은행 등 블루칩 기업 실적 주시
[뉴욕=뉴스핌 서우석 기자] 이번 주 증시의 최대 촉매제는 대기업들이 앞다퉈 발표하는 1분기 실적이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통신> |
부진한 월간 고용지표가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 우려를 일순 완화시켰지만 이후 공개된 연방준비제도(FED·이하 연준)의 정책회의록 내용이 예상보다 강경하며 증시는 방향성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회의록을 통해 일부 정책위원들이 미국의 6월 금리인상 옵션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며 시장의 변동성을 키웠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이내 새롭게 출발한 1분기 어닝 시즌에 주목하면서 시장은 금리인상 문제를 잠시 뒤로 보류하는 모습이다.
지난 주 보인 증시의 상승 흐름이 이번 주에도 유지될지 단언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만큼 1분기 어닝 시즌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눈길은 불안하기만 하다.
톰슨 로이터에 따르면 S&P500 대기업들의 1분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마이너스 어닝 전망은 6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앞서 지난 1월1일의 전망치는 5.3% 증가를 가리켰었다. 특히 유가 급락의 영향에 에너지 기업들이 순익이 60% 이상 대폭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급격한 추산치의 변화 뒤에는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에 타격을 가한 달러 강세도 숨어있다. 지난 주에 주요 통화 바스켓 대비 1.8% 상승한 달러지수는 기술적 매수 지원 속에 강세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 이번 주에도 증시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증시의 주가수익비율, 즉 밸류에이션이 10년래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한 현재 과연 이같은 취약한 기업 어닝 전망이 이미 주가에 선반영됐는지 여부는 여전히 물음표로 남아있다.
그러나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비관적인 어닝 전망과 증시의 고평가 우려 속에서도 기업 실적은 여전히 기대해볼만 하다고 밝히고 있다. 이들은 기업 어닝이 최근 매 분기마다 월가 전망치를 웃돌았고, 기업들이 이미 선제 가이던스를 한껏 낮춰났기 때문에 순익의 감소 속에서도 전망치는 손쉽게 부합·상회하며 증시에 상승동력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주에는 JP모건체이스와 웰스파고,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대형 은행들을 시작으로 인텔, 넷플릭스 등 기술 기업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존슨앤존슨, 제너럴 일렉트릭(GE) 등 다양한 업종 내 블루칩 기업들의 실적이 쏟아진다.
시장은 이 중에서도 은행들의 실적을 주시하고 있다. 낮은 모기지율에 주택 대출 재융자 신청이 증가했기 때문에 모기지 대출 사업이 은행들의 어닝을 끌어올렸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금융 업종의 1분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했을 것으로 여겨지며 주요 업종 중 가장 전망이 밝다.
최근의 혼재된 경제지표 흐름은 어닝 시즌에 돌입하는 증시 투자자들로 하여금 보다 중립적인 스탠스를 취하도록 만들었다. 다소 단조로운 지표 내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 3월 소매판매(14일)와 3월 산업생산(15일) 등의 개선 여부가 주목된다. 또 생산자물가지수(14일)와 소비자물가지수(17일), 뉴욕과 필라델피아의 4월 제조업 지표가 발표된다.
15일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회의는 이날 결정될 뚜렷한 사안은 따로 없지만 양적완화(QE) 프로그램에 대한 추가 내용이 나올 수 있고, 17일부터 주말 내내 이어지는 세계은행·국제통화기금(IMF) 연례 춘계회의에서 발표될 세계 경제 전망도 증시에 영향력을 미칠만한 이벤트다.
[뉴스핌 Newspim] 서우석 기자 (wooseok74@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