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95% 찬성으로 쟁의행위 가결..주력 위스키 판매도 고전
[뉴스핌=이연춘 기자] 국내 위스키 시장 만년 2위인 페르노리카가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발렌타인 및 시바스리갈 등을 수입 배판하는 페르노리카는 매년 고배당 논란에 구조조정 실패와 노조와의 맞찰까지 겹치며 바람 잘 날이 없는 상황이다.
장 마누엘 스프리에 페르노리카 사장. <사진제공=페르노리카> |
페르노리카코리아가 지난해 80억원의 중간배당금을 대주주에게 지불했고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은 지난해 140억원을 지불했다.
앞서 지난 4년간 대주주에게 쥐어 준 배당금은 955억 원(2012년 회계연도 유상감자 229억 원 포함)에 달한다. 대주주인 페르노리카그룹은 한국 진출 및 한국 업체 인수 10여년만에 투자금의 95.69%를 회수해 간 셈이다.
이런 고배당 정책은 페르노리카코리아 임직원들 사이에 논란 거리를 제공했다. 임금협상을 두고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평행성을 달리고 있다.
노조는 8%의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이 0.5% 인상만을 고집하고 있어 사실상 협상은 힘든 상황이다.
페르노리카코리아 노조측은 지난 26일 경기도 양평 코바코연수원에서 비상 임시 총회를 열고 쟁의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97.1%의 조합원이 참석해 95.4%가 쟁의활동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음달 17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2차 조정 신청 결과에 따라 부분 또는 총파업 등 쟁의활동에 돌입할 계획이다.
여기에 경쟁이 치열한 위스키 시장에서 페리노리카코리아의 대표브랜드 '임페리얼'마저 디아지오코리아의 '윈저'에 밀려나고 있다.
실제로 주류산업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위스키 출고량은 약 178만7400상자로 전년대비 3.4% 감소했다.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디아지오코리아의 '윈저'는 전년 대비 출고량이 2.1% 줄었으며, 2위인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임페리얼'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36.5도인 국산 토종 위스키 '골든블루'의 인기는 식을줄 모르고 있다. 골든블루는 장기불황과 금주·절주 열풍에 힘입어 저도 위스키 시장을 이끌며 지난해 출고량이 57% 이상 늘었다. 또 '17년산 골든블루 다이아몬드'는 롯데주류의 스카치블루 17년을 따돌리고 현재 17년산 시장에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김귀현 페르노리카 노동조합위원장은 "쟁의활동 찬성률이 95.4%나 나올지 상상조차 못했다"면서 "임금 인상도 있지만 그만큼 직원들이 경영진에 대한 실망이 컸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장 마누엘 스프리에 사장이 임직원들에게 'empty head(빈 머리)'라는 단어를 쓰는 등 상당히 폭력적인 언행을 해왔다"면서 "말도 못할 정도로 인격적인 모역을 가하는 등 직원들에게 심하게 대해왔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장 마누엘 스프리에 사장이 외국인 경영자로 국내 위스키 시장의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것 같다"며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지난해 과징금 부과와 출고량 감량 조치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데다 주력제품인 임페리얼이 특별한 전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