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지배구조·배당 취약…엔화약세 불안요인
[뉴스핌=노종빈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번 주부터 600억유로 규모의 유동성 공급을 본격화하면서 유로화를 낮은 비용으로 조달해 투자하는 '유로 캐리' 자금의 아시아유입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경기 회복세에 따른 달러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어서 아시아 시장의 한국과 대만의 기술주를 비롯, 동남아시아 채권 등에 투자하는 것이 유망하다고 배런스가 9일(현지시각) 분석했다.
유럽내 막대한 유동성 공급에도 불구, 유럽 경제는 당분간 빠른 회복세를 보이기 어려울 전망이라 이보다 수익률이 높은 아시아 시장으로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 대만 기술주 유망…아이폰 부품공급 수혜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하락하면서 ECB와 일본은행 등은 유동성 공급을 늘리고 있고 여타 글로벌 중앙은행들도 양적완화를 통해 자국 경제에 대한 자금 지원을 확대했다.
중국과 인도를 비롯, 최근에는 폴란드까지 자국 통화 평가절하를 통해 경기 회복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본격적인 통화전쟁이라기보다 경쟁력 확보 차원으로 풀이돼 투자결정을 고려할 만하다는 설명이다.
대부분의 아시아 증시는 달러화 환산 기준으로는 낮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유독 달러 강세에 따른 미국 수요 회복으로 인해 미국 시장 수출 위주의 IT 기술업종의 수익성은 개선될 전망이다.
대만은 지난해 4분기 전체 수출의 10%를 미국 시장에 수출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특히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TSM과 혼하이정밀, 덽타전자, 라르간 정밀 등이 아이폰 판매 호조의 수혜를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1.8% 배당수익률을 기록 중인 아이셰어즈MSCI대만ETF의 경우 현재 순자산가치대비 저평가돼 있다.
◆ 韓증시, 대만보다 부정적…엔화약세 등 불안 요인
한국증시에서는 불완전한 기업지배구조 문제를 비롯, 기업들이 주주배당 확대에 그다지 동참하지 않고 있는 점들이 부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마니시 레이차두리 BNP파리바 투자전략가는 "한국 수출주들의 경우 경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한국 증시의 경우 미국 시장보다는 중국 경기에 더 연동되고 있음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도 한국 증시를 여타 글로벌 증시 대비 투자 수익률이 저조할 것으로 분석되는 '가치파괴' 시장으로 평가한 바 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한국 증시의 수익성과 배당수익률 등이 신흥국 증시 가운데 최저수준이며 엔화 약세와 수출수요 회복이 더딘 점 등을 한국 증시의 불안 요인으로 꼽은 바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 유망종목으로는 기술업종 대표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추천했다.
◆ 동남아 채권 유망…펀더멘털 대비 수익률 높아
이와 함께 동남아시아 시장으로는 채권투자 유입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재정 펀더멘털이 크게 악화하지 않은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지아 등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연간 수익률 7%대의 비교적 높은 수익을 돌려주는 인도네시아 10년물 국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동남아시아 자산을 27% 가량 보유하고 있는 위즈덤트리신흥시장로컬채권EFT는 현재 약 4.6%의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