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지난해 이후 유로대비 12% 급등
[뉴스핌=김성수 기자] 달러는 지난해 주요국 통화 중 가장 독보적인 강세를 보였다. 주요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지난해 약 13% 상승했고, 올 들어 4% 더 올랐다.
다만 달러 강세로 인해 미국 증시가 버블 상태에 놓일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12일(현지시각) 미국 투자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월가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가 연말까지 5~9% 가량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때 주가 상승 동력이 ▲달러 강세에 따른 캐리 트레이드 수요 증가 ▲글로벌 저금리 상황에서 다른 투자 대안이 없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어 미국 증시 거품론을 부채질하고 있다.
최근 1년간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 추이 [출처: 구글] |
반면 해외 투자자들은 시세 차익과 환차익을 동시에 얻기 위해 미국 증시에 투자할 유인이 생긴다. 여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기대감도 더해지면서 저금리에 차입한 자금을 고금리인 달러 자산으로 운용하는 캐리 트레이드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이 경우 미국 증시는 밸류에이션(기업 가치)과는 상관없이 자금 유입세가 늘어나고 주가도 오르게 된다.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가 이미 버블 상태에 놓여있다고 진단했다. 일부에서는 달러 가치가 과도하게 올랐다는 지적도 나왔다.
캐피탈 어드바이저스의 채닝 스미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국 주가는 지금도 비싼 수준이다"며 "해외 자금수요로 주가가 더 오른다면 조만간 거품이 생길 게 뻔하다"고 말했다.
에드 쉴 QCI 최고투자책임자(CIO)도 "미국 증시에 자금흐름이 몰리면서 상승하고 있다"며 "물론 (미국 경제상황 등) 펀더멘탈이 좋아지면서 주가를 떠받치겠지만 거품은 항상 예상보다 빨리 꺼지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운용사 애쉬모어그룹의 얀 덴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의 강달러는 단기추세 영향을 받았을 뿐이지 펀더멘털과는 크게 상관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달러가 버블이라는 사실을 못 믿겠다면 달러 강세에 베팅하기 이전에 어땠는지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3일 오후 2시39분(한국시각) 기준 1.143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7년간 유로/달러 환율이 1.30달러 선에서 움직였던 것을 감안하면 달러 가치가 유로대비 12% 넘게 뛰어올랐다는 분석이다.
반면 다른 전문가는 미국 증시가 아직 고평가 상태는 아니라는 의견을 고수했다.
레이 달리오 헤지펀드 매니저는 "주가가 조금 비싸긴 하지만 적정가치보다 높은 건 아니다"며 증시 거품론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