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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TV산업 일본 제치고 삼성,LG 맹추격

기사입력 : 2015년02월02일 16:04

최종수정 : 2015년02월02일 16:04

가격 및 기술 경쟁력 향상에 제품 지명도 급상승

[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 TV업계가 일본 TV업체들의 사업 철수를 '도약의 기회'로 삼아, 세계 TV 시장 점유율을 확장하는데 총력전을 펼치고 나섰다. 스마트폰에 이어 세계 TV 시장에서도 삼성,LG에 대한 중국 업체의 추격이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그래픽=송유미 미술기자]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 등 복수의 중국 매체는 도시바, 샤프, 파나소닉 등 일본 가전업계가 연이어 TV 사업 축소를 선언하면서, 세계 시장에서 중국 TV 제품의 점유율 확대가 기대된다고 2일 보도했다.

도시바는 지난달 29일 해외 TV 사업 철수 계획을 밝혔고, 샤프도 유럽 시장에서 TV 사업 철수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이어 파나소닉도 중국 시장에서 TV 사업을 접는다고 최근 밝혔다.

산요와 파이오니아도 사실상 중국 시장에서 TV 사업에 손을 뗐다. 2011년 산요는 중국 시장에서 TV사업 판권을 중국 전자제품 유통기업 궈메이(國美)에게 넘겼고, 파이오니아도 같은 해 또 다른 중국 전자제품 유통기업 쑤닝(蘇寧)에 브랜드 사용권을 양도했다.

한때 세계 가전 시장을 호령하던 일본 전자업계가 삼성 등 우리나라 업체의 추월과 중국의 추격에 결국 시장에서 '도태'되고 있다.

중국 가전업계는 이런 분위기에 고무돼 일본의 빈자리를 중국 상품으로 메우고, 더 나아가 삼성·LG와의 기술격차도 줄여보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  TV 내수시장 포화, 기술력 높여  해외시장 개척에 총력

중국 시장조사기관 중이캉(中怡康)의 자료에 따르면, 2014년도 중국의 TV 시장 점유율은 하이신(16.5%), 촹웨이(創維, Skyworth, 13.6%), TCL(12.2%), 캉자(康佳, 11.7%), 창훙(長虹, 11.3%) 등 중국 가전업체가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국내 TV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중국 TV 제조업체의 해외 시장 개척은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 되고 있다.

2014년 중국의 TV 판매량은 약 4500만 대로 2013년보다 5.6% 감소했다. 2015년에는 지난해보다 1.8%가 줄어든 4429만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성장률 둔화와 부동산 시장 침체가 TV 시장 위축의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판매량 감소로 중국 TV제조업체의 매출과 순이익도 감소세다.

중국의 대다수 TV 제조업체는 기술력 향상을 돌파구로 삼고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결과 초고화질 화면 구현과 스마트 TV 분야에서 중국 TV 업체들이 성과를 내고 있다. 

일례로 촹웨이는 OLED TV를 출시한 중국산 하이실리콘(hisilicon, 하이쓰) 반도체를 탑재한 스마트TV를 내놓았다. 촹웨이는 64비트 ARM 프로세서 탑재를 무기로 스마트TV 시장 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TCL은 양자점(quantum dot) 기술 개발을 통해 OLED TV 시장 공략에 나섰다.

앞으로 세계 TV 시장은 한국의 삼성, LG와 중국의 TV 제조업체의 양강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한·중 양강 구도 속에서 시장은 다시 OLED 기술파와 양자점(퀀텀닷) 기술파로 나뉠 것으로 보인다. 삼성·TCL은 양자점 기술에, LG·촹웨이 등은 OLED 노선에 주력할 전망이다. 가격 구도로 보면, 한국 제품이 고가 시장을 중국 제품이 중저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중국 업체의 고가 시장 공략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 중국산 TV ,  점유율과 지명도 모두 상승

중국 TV의 기술력이 아직 삼성과 LG에 뒤떨어지지만, 우리나라 기업이 방심할 수는 없다. 중국 산업 전반의 기술력 향상이 예상보다 빠르고, 해외 시장에서 중국산 TV의 시장 점유율도 늘어나는 추세기 때문이다.

2013년 중국의 TV 수출량 통계는 이런 점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국 해관(세관)에 따르면, 2013년 중국의 TV 수출량은 5960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3.1%가 줄었다. 수출액도 전년보다 8.7%나 감소한 110억 5000만 달러에 그쳤다. 

그러나 중국 국산 TV의 수출량은 오히려 늘었다.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생산 TV의 수출량은 줄었지만, 해외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의 TV 수요량은 크게 늘었다는 의미다. 미국과 유럽, 한국산 제품보다 가격이 싸고 가성비가 우수하다는 장점이 소비자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시장에서 판매량 증가와 함께 브랜드 지명도도 빠르게 상승 중이다. 중국 시장조사 기관 AVNTI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세계 TV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의 도약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삼성과 LG TV의 점유율은 40%이상에 달해 여전히 막강한 실력을 과시하겠지만, 중국 브랜드의 추격세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2014년 중국 TV 브랜드 가운데 TCL, 창훙, 하이신의 브랜드 지명도는 각각 전년보다 46%, 47%와 37% 높아졌다.

중국산 TV의 시장 점유율은 선진국보다는 아프리카, 중남미 등 신흥국가에서 빠르게 늘고 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계기로 중국산 TV의 브라질 수출량이 크게 늘었고, 아프리카 시장에서는 중국산 TV의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산 TV는 저가 시장을 형성하고 있어 판매량 확대에도 수익은 적은 편이다. 2013년 하이신의 TV 수출량은 전년 대비 19%가 늘었지만, 수출액은 3.3% 늘어나는 데 그쳤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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