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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연극 '해롤드&모드' 강하늘 "쉬운 길은 싫어요"

기사입력 : 2014년12월16일 12:32

최종수정 : 2014년12월16일 12:32

[뉴스핌=장윤원 기자] “오랜만의 무대를 생각하면 무척 행복해요. 연습도 쉬는 것처럼 임하고 있어요. 잊고 있던 부분을 되새기는 작업이 어쩔 땐 되게 싫잖아요. 잊기 위해 잊었던 것도 있었을 테고요. 그런 걸 되새긴다는 게 어떨지 우려되기도 했지만, 막상 부딪쳐보니 좋더라고요. ‘내가 처음 연기했을 때 이랬어’라는 생각도 들고.” 
 
인기리에 방영 중인 tvN 드라마 ‘미생’으로 스타덤에 오른 배우 강하늘을 만났다. 드라마가 워낙 화제이다보니 당분간은 ‘미생의 장백기’로 기억될 듯하다. 하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는 법. 무대에 대한 강한 애착, 어린 시절 부터 갈고 닦은 양질의 경험이 강하늘을 지탱하고 있다. 그런 그를 보자니 머지않아 큰 인물(?)로 성장해 있을 제2의 장백기가 어렵지 않게 그려진다.  
 
강하늘이 오는 2015년 1월, 연극 ‘해롤드&모드’의 해롤드 역으로 무대에 선다. 연극 ‘해롤드&모드’는 ’19 그리고 80’이란 제목으로 지난 2003년 초연된 작품. 여섯 번째 재연되는 이번 공연은 저작권의 이유로 제목이 바뀌었다. 죽음을 동경하는 19세 소년 해롤드(강하늘)가 죽음을 기다리는 유쾌한 할머니 모드(박정자)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소동과 두 사람의 우정, 사랑, 소통을 다뤘다.
 
“‘해롤드&모드’가 사실 포스터도 안보고 문자 자체만 들었을 때는 무겁고 음침할 것 같은 느낌이 커요. 그런데, 보면 아시겠지만 무척 아름다운 동화 같은 내용이고 가슴 따뜻해지는 힐링연극이에요. 요즘 세상에 필요한 작품이죠. 드라마 ‘미생’이 시청자들에게 공감으로 다가갔다면, 이건 한발 나아가서 ‘미생’ 즉, 우리 모두가 원하는 지향점을 말해요.” 
17일까지 ‘미생’ 촬영을 이어가는 강하늘은 현재 연극 연습과 드라마 촬영을 병행하고 있다. ‘미생’의 무뚝뚝한 장백기와 ‘해롤드&모드’의 우울한 청년 해롤드에 번갈아 몰입하기 위해서는 나름의 자기세뇌(?)가 필수다.
 
“두 역할을 오가면서 힘든 점이 아예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요즘은 연극 연습 들어가기 전에 분장실에 앉아서 ‘장백기가 나오지 않도록 해달라’고 기도해요. 스스로에게 말하는 거예요. 그런데 연습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장백기가) 툭 튀어나올 때가 있더라고요(웃음).” 
 
현재 ‘미생’ 촬영, 연극 연습을 함께 소화 중인 그는 내년에 영화 ‘순수의 시대’ ‘쎄시봉’ ‘스물(가제)’ 등 총 세 편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힘들 법도 한데, ‘요령없이 무작정 하고 있다’며 웃는다. 피곤함이 엿보이는 미소가 보는 이의 마음을 짠하게 만드는 순간. 하지만 배우로서의 엄격한 자기성찰, 무대를 향한 열정에 곧바로 감탄이 터진다. 
 
“‘굳이 이 타이밍에 왜 연극을 하느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제 답은 ‘당연히 해야 한다’예요. 지금 연극 스케줄을 소화하는 건 어찌 보면 제겐 욕심이에요. 하지만 더 이상은 공허한 상태로 있을 수 없었거든요. ‘지금 한 템포만 쉬고 다음에 연극하자’는 마음이 도무지 안 들더라고요. 연극 출연을 결정한 이유는 그 공허한 마음 때문인 게 컸어요. 매체 연기를 할 때마다 순발력이 굉장히 많이 필요하죠. 그런데 (매체 연기는) 제가 가진 한계치 이상을 공부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제가 할 수 있는 것 중 순발력만 가져다 쓰다 보니 (근본적인 실력은)계속 떨어지더라고요. 이 상태로 가다간 밑천이 금방 드러날 것을 스스로가 가장 잘 알았어요.” 
사실 강하늘은 뮤지컬 ‘쓰릴미(2009, 2010)’ ‘스프링 어웨이크닝(2009)’ ‘왕세자 실종사건(2011)’ ‘블랙메리 포핀스(2012)’ ‘어쌔신(2012)’ 등으로 관객과 만났다. 연극 출연은 배우가 된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그럼에도 그의 첫 연극 도전이 불안하지 않는 이유는 이미 다양한 무대를 통해 입증한 탄탄한 내공 덕분. 연극 데뷔와 관련해 강하늘 자신도 “노래 연습 시간이 없다는 것을 제외하곤 크게 다른 점은 없다”며 담담히 웃는다.
 
특히, 함께 출연하는 박정자(73)의 존재가 그의 마음을 든든하게 한다. 강하늘은 “박정자 선생님께 배울 것이 끝도 없다” “이 작품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가 박정자 선생님”이라는 등 극찬을 거듭했다. ‘연극계의 대모’ 박정자는 1962년 연극 ‘페드라’로 데뷔해 ‘위기의 여자’ ‘단테의 신곡’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 ‘안티고네’ ‘하늘만큼 먼나라’ 등 130여 편이 넘는 작품을 선보여왔다.
 
박정자는 연극 ‘해롤드&모드’의 80세 할머니 모드 역으로 초연(2003) 포함 매 공연 모두 출연했다. 19세 소년 ‘해롤드’ 역은 ‘아빠 어디가 시즌1’을 통해 ‘준수 아빠’로 잘 알려진 배우 이종혁을 비롯, 다섯 명의 배우가 거쳐갔다. 강하늘이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많은 분이 해롤드 역을 하셨지만, 그에 대한 부담은 없었어요. 왜냐하면 제게는 첫 작품이니까요. 제가 고민한 부분은 이전 캐스트와 비교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해롤드를 관객에게 더 공감시키고 이해시킬까’였어요. 언젠가 제가 꿈꾸고 있는 ‘헤드윅’을 하게 되더라도 같은 생각을 할 것 같아요.” 
 
뮤지컬 ‘헤드윅’을 꼽은 강하늘은 그 이유에 대해 “뮤지컬에 대해 좋은 감정을 심어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연극 배우인 부모님을 둔 강하늘은 어릴 적부터 연극 무대밖에 모르고 자랐다. 하지만 우연찮게 영화 ‘헤드윅’을 접한 뒤 생각이 바뀌었다. ‘헤드윅’을 보면서 ‘뮤지컬이란 장르도 이토록 심도 있는 내용을 표현할 수 있구나’라고 처음 느꼈다. 
강하늘의 연극 사랑은 그의 출연작을 살펴봐도 잘 드러난다. ‘쓰릴미’ ‘블랙메리 포핀스’ 등 연극적 성향이 강한 뮤지컬을 주로 해 왔다. 작품에 대한 그의 강한 소신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이번 연극 ‘해롤드&모드’ 출연 결정에는 강하늘의 또 다른 작품관이 엿보인다.
 
“관객이 갖고 있는 가치관이 있잖아요. 그걸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관객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작품이 좋아요. 이건 대본뿐 아니라 그림을 보거나 음악을 들을 때도 적용할 수 있는, 제가 생각하는 ‘좋은 작품’의 기준이에요. 변화란 것 자체가 감동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에 변화가 생긴다는 거죠. 작품을 통해 관객의 행동과 생각에 있어 변화가 생긴다면 좋은 작품이 아닐까요?” 
 
그래서 강하늘은 작품을 선택할 때 자신이 어떤 캐릭터를 맡아 어떻게 보일지 보단 ‘좋은 작품’에 부합하는 작품인지가 가장 중요하다. 작품이 좋다면 강하늘 자신은 어떤 역할을 해도 무방하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제가 참여했던 작품이 좋은 작품으로 남는 게 좋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대세로 떠오른 강하늘이 연극 출연을 결정지었을 때 주위 반응은 다양했다. 그의 주변에서는 대선배 박정자와 한 무대에 서는 영광을 얻은 강하늘에 부러움을 표하기도 했지만, 대다수 사람은 흔히 말하는 ‘돈 되는’ 길을 두고 힘든 길을 선택한 것에 의아해했다.  
 
“전 쉽게(고민 없이) ‘해롤드&모드’를 선택했어요. 애초에 무대연기만 하다 매체연기를 시작하게 된 가장 큰 이유도 연극을 위해서였어요. 이전을 생각해보면, 뼈빠지게 연습하고 공연 올려도 관객이 모이지 않아 문 닫는 경우를 많이 봐왔거든요. 아무리 작품이 좋아도 관객 안 모이면 문 닫는 상황에 화가 났죠.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제가 조금이라도 알려져서, ‘날 보러 온 관객들이 이 작품을 알아가고 좋은 선후배를 알아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어요. 지금 연극을 한다면 많은 사람이 이 작품에 관심을 가질 것 같았어요. ‘미생’이 잘 됐으니까요(웃음).” 
 
그의 말처럼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껑충 뛰어오른 강하늘의 유명세가 관객의 관심을 키우는 데 한몫 해냈다. 그가 출연한다 알려진 연극 ‘해롤드&모드’는 1차 티켓 오픈부터 대중의 눈길을 끌어모은 것. 당시 이 연극은 모 티켓예매처 예매랭킹 1위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이에 대한 행복과 고마움을 드러내면서도, 강하늘은 세간의 기대에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부담을 해결해야 한다.  
 
“언젠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계속 연기할 수 있는 원동력은 항상 ‘부담’이었던 것 같다고요. 부담감이 저를 계속 연기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에요. 어릴 때부터 제 능력 밖의 것들을 맡아왔고, 실수는 용납이 안 되는 상황이 많았어요. 무조건 잘해야 했고, 잘 돼야 했죠. 보는 시선들도 있었고요. 사실 (주변의 기대가)부담은 되죠. 하지만 이걸 어떻게 이겨낼까 생각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재미있어요. 보통은 익숙해지고 많은 것들 알아 갈수록 쉬운 길을 선택하게 되잖아요. 그렇게 하면 더 빨리 뭔가를 할 수 있고 마음도 편할 수 있지만, 얻는 것은 없을 거예요. 그 마음을 잃지 않고 싶어요.”
 
 
[뉴스핌 Newspim] 글 장윤원 기자 (yunwon@newspim.com)·사진 샘컴퍼니, 뉴스핌D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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