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증시 '외자 '밀물' 채권 파생보다 A주종목 투자 선호
[뉴스핌=조윤선 기자] 중국 자본시장 개방의 혁명으로 여겨지는 후강퉁(상하이증시와 홍콩증시 교차매매) 출범에 따라 글로벌 자금이 홍콩과 중국으로 본격 유입되고 있다.
17일 후강퉁 개통과 함께 내년 선강퉁(深港通·선전-홍콩 주식 교차매매) 출범 가능성이 예고되는 등 중국 자본시장 개방이 가속화함에 따라 A증시로 흘러드는 해외자본이 늘어나고, 세계 자본의 대이동이 일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 자본시장 빗장이 열리면서 채권 파생상품 같은 기존 구조적 상품에 간접적으로 투자했던 해외자금의 투자 패턴도 실질적인 A주 종목 투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내년 본격적인 금융개혁 추진과 함께 주가도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은만국(申銀萬國)증권은 내년 상하이종합지수가 3000포인트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A시장 글로벌 자금 '쓰나미'
홍콩을 통해 본토 A증시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중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여느때 보다 뜨겁다. QFII(해외기관 적격투자자), RQFII(위안화 해외기관 적격투자자)를 비롯한 해외 자본의 A증시 유입이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리샤오자(李小加) 홍콩증권거래소 행정총재는 "후강퉁 시행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자산 재평가 작업이 진행되고, 전세계 자본의 대이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22조 달러의 은행자산이 자본시장으로 유입되고, 그 중 7~8조 달러(한화 약 7700조~8800조원)가 A증시로 흘러들어가, 앞으로 5~10년 A증시 규모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은만국 증권은 후강퉁 후속 조치로 홍콩과 중국 본토 간 펀드 상호 인정이 급물살을 타고, A주가 MSCI 이머징 지수에 편입되면, 향후 1조 위안(약 180조원)이 넘는 해외자금이 A주에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잉다(英大)증권 연구소 소장 리다샤오(李大霄)는 "A증시 시장가치가 세계 시장에 비해 저평가 되어있다"며 "특히 대형 우량주가 집중되어 있는 상하이 증시에서 후강퉁 투자 범위에 해당되는 상하이180지수와 상하이380지수 우량주가 저평가되어 있어, 더욱더 많은 해외자금이 후강퉁을 통해 A증시로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 자본시장 개방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중앙은행이 QFII와 RQFII, QDII2(적격 국내 개인 투자자) 시범 시행을 확대하기로 하고, 중국 기업의 해외 위안화표시 주식발행 허용하는 등 개방 확대를 위한 조치를 잇따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힘입어 A증시에 유입되는 해외자금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UBS은행의 천리(陳李) 주식투자 전략가는 "향후 1년 QFII 투자한도가 700억~800억 위안 가량 늘어나고, RQFII는 1600억~1800억 위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후강퉁 투자한도 3000억 위안까지 더해 2015년 외국 투자자의 중국 주식 투자규모가 9000억 위안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9000억 위안(약 155조원)은 A증시 전체 유통시가 총액의 9%에 달하는 금액이다. 중국증권등기결산공사(中國證券登記結算公司ㆍCSDC)에 따르면 올 9월 말 기준, 상하이·선전 A증시 유통시가 총액은 24조1800억 위안(약 4100조원)에 달했다.
◆외자, 파생 구조상품 보다 A주 실질 종목 선호
이처럼 중국 자본시장 개방이 확대되면서 해외 자본의 A증시 투자 방식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 구조적 상품에 투자했던 해외자본이 A주의 실질종목 투자에 집중될 것이란 전망이다. 구조적 상품이란 고정금리채권,금융파생상품 같은 고정수익상품(Fixed Income Instruments)을 의미한다.
중진공사(中金公司) 수석분석가 왕한펑(王漢峰)은 이같이 전망하면서 "현재 해외증시에 상장된 A주 추종펀드는 26개로 규모가 200억 달러에 달한다. 이 중 3분의 1만 A주 직접투자로 전환된다면, 후강퉁에 67억 달러가 유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해외투자자들이 후강퉁을 통해 상하이 주식을 매입하고, 기존 QFII 등의 제도를 통해 선전 주식 및 기타 상품에 투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후강퉁 본격 시행과 함께 내년 선강퉁 출범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져, 해외자금의 A주 유입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왕한펑 수석분석가는 "본토 A시장 개방이 확대되는 추세 속에서 후강퉁이 순조롭게 추진되면 선강퉁 개통도 곧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후강퉁 시행 경험이 쌓이면서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문제가 해소됨에 따라 2015년 선강퉁이 출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후강퉁 덕에 2015년 거래액 180조원, 주가 '3000P' 기대
후강퉁은 2007년 10월 6124포인트(상하이종합)를 정점으로 지난 7년간 침체를 지속했던 중국 증시를 상승장으로 이끌고 있다.
중국 증권사들은 후강퉁 본격 시행으로 강세장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며, A증시 앞날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신은만국 증권은 13일 보고서를 통해, 내년에도 A시장이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상하이종합지수가 3000포인트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금융개혁이 2015년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신은만국은 중국이라는 경제체를 한 주식 종목으로 비유하면, 이 주식은 현재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전환하고 있다며, 내년 시장의 투자 분위기도 단순히 성장 위주의 종목을 택하기 보다는 가치와 성장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방향으로 바뀔 것이라고 진단했다.
향후 눈여겨 볼 종목으로는 ▲대형 우량주(증권사, 가전, 공항, 은행) ▲유망업종(인터넷 정보소비, 스포츠, 제약헬스, 환경) ▲해외진출(고속철, 원자력, 건축) 관련 종목을 추천했다.
또한 군수종목 가운데 민영자본 도입을 통해 구조전환을 추진하는 종목, 대형 국유기업 개혁, 상하이 디즈니랜드 관련 종목에도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팡정(方正)증권 수석분석가 궈옌훙(郭艷紅)도 "해외자금의 A증시 유입과 더불어 본토 자금의 홍콩 유입도 가속화될 것"이라며 "양 시장 상승 분위기 속에서 금융 등 대형주 가치가 오르면서 상하이종합지수가 3000포인를 향해 돌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증시 상승세와 더불어 거래규모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 10일 후강퉁 전격 시행일이 발표된 다음날인 11일 상하이종합지수가 장중 한 때 2500포인트를 돌파한 2508.62포인트를 찍으며 3년만에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11일 상하이와 선전증시 총 거래규모가 5810억 위안(약 104조원)에 달하며 A증시 탄생이래 최고치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당일 상하이와 선전증시 거래규모는 각각 3313억 위안, 2497억 위안이었다.
중진공사는 내년 A증시 일일 거래 규모가 1조 위안(약 179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