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

[스타톡] '마마' 송윤아 "그루와 껴안고 울 때 애드립 절로 나왔어요"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사진=뉴스핌DB]
[뉴스핌=양진영 기자] 송윤아의 6년 만의 복귀작 '마마'가 전에 없는 호평 속에 마무리 됐다. 방송 초반부터 약간은 자극적이면서도 신선한 소재와 송윤아의 컴백작으로 주목받았던 '마마'는 회를 거듭할 수록 배우들의 명품 연기와 주옥같은 대사, 진정한  '웰메이드 드라마'로 완성됐다.

송윤아는 드라마 종영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떻게 그렇게 연기를 했냐'는 질문을 받고 "해야 되니까"라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그는 "그런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다"고 기분 좋은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가장 듣기 좋은 말은 그거였어요. '마마'라는 드라마를 보고 '좋은 드라마를 보게 해줘서 고맙다'고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그건 사실 제가 잘해서 된 게 아니에요. 그걸 위해 모든 게 잘 맞아 떨어졌죠. 작가님의 정말 엄청난, 훌륭한 대본은 물론이고요."

'마마'가 특별했던 이유는 송윤아와 문정희, 정준호라는 걸출한 배우들의 합에 아역 윤찬영의 가능성이 더해졌던 것 외에도 더 있었다. 제작진과 배우들은 다소 긴 호흡의 주말 드라마임에도 외적, 내적의 디테일은 물론 감정들도 세세하게 살려 숨쉬게 했다. 그는 '마마'의 다른 드라마와는 조금 달랐던 촬영 과정을 털어놓으며 이제는 홀가분해 했다.

"다른 드라마를 비하하려는 게 아니라, 우리도 그냥 그런 연속극처럼 찍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죠. 감사하게도 감독님이 중요한 포인트를 안놓치셨고, 사실 3-4컷이면 만들어지는 신을 6-7번에 걸쳐 찍었어요. 일반적인 주말 드라마가 일주일에 4-5번 정도 찍으면 완성되는 분량을 7일 내내 찍으며 몰두 했죠. 체력적으로도, 저와 문정희씨는 역할 상의 감정 때문에도 힘들었죠."

무려 6년 만의 복귀작으로 인연에 이끌려 '마마'를 골랐지만, 이렇게까지 힘들고 어려울 지는 상상조차 못했다는 그. 송윤아는 그간의 어려움을 회상하며 서지은 역의 문정희에게 더욱 각별한 감사의 뜻을 표했다.

"사실 모두에게 감사하지만, 문정희란 배우에게 정말 고마워요. 계속 영화 '카트' 홍보 차 나선 정희가 계속 제얘길 하는데 전 아직 기회가 없었어요. 정희도 진심에서 얘기하는 거지만 저도 정희가 아니었다면 못했을 거예요. 문정희가 아닌 다른 배우였다면? 이런 생각 굉장히 많이 했죠. 이걸 누가 할 수 있었을까, 다른 사람이었다면 내가 이렇게 잘 견딜 수 있었을까, 나랑 잘 어울릴 수 있었을까 많이 생각했어요. 정말 감사하고 대단하게 느껴져요. 공식적인 자리에서 정희에게 이런 인사를 꼭 하고 싶었죠."

[사진=뉴스핌DB]
특히 문정희와 송윤아의 연기 합은 '마마'가 사실은 백합물(여성 동성애나 그에 가까운 스토리가 주가 되는 영상, 도서 등)이 아니냐는 추측까지 불러올 정도로 훌륭했다. 여기엔 두 여자의 대사를 마치 연인 간의 대화처럼 달달하게 써 준 작가도 한 몫 했다. 이에 관해 묻자 송윤아는 "사실 처음엔 그런 의견을 컴맹이라 몰랐다"고 웃음을 터뜨렸다.

"제 이름이나 남편 설경구를 검색 해 보는 정도인데 어느 날부터 '백합'이라는 표현이 보이더라고요. 그게 사실 꽃 이름이라 이게 뭔가 했어요. 들어가서 보면 글들이 묘한 분위기더라고요. 뭘까 하다가 나중에 알게 된거죠. 그 정도로 지은이와 승희의 합, 케미가 좋았다는 얘기일 거고, 많은 반향을 일으킨 모양이에요. 당사자인 우리는 당연히 좋죠.  마치 지은이는 여주인공이 되고 저는 남자주인공같은 위치더라고요. 사실 시놉엔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우정을 가진 여자들의 우정을 그렸다고만 나와있어서, 처음에 노렸다거나 할 수는 없었죠. 아예 그런 쪽으로 관심을 가지실 줄은 몰랐어요. (웃음)"

'마마' 촬영 중 감정 소모가 심했다는 송윤아. 드라마 시작과 끝의 외모도 살이 쏙 빠져 달라져 있었다. 혹시나 연기를 하는 내내 시한부 승희에게 푹 빠져 우울해하거나 밥을 못먹거나 하지는 않았을까. 그는 "제가 그 정도로 훌륭한 연기자는 아니었나봐요"라면서 우울하기보다 한없이 어려웠던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승희의 상황 때문에 우울했던 게 아니라 어렵고 힘들었어요. 찍을 당시에는 도망가고 싶을 정도로, 대본이 나올 때마다 무섭기까지 했죠. 경험 문제가 아니라, 연기하는 사람의 고민이에요. 어떤 장면들은 드라마보다 글로 봤을 때 더 슬프고 세게 표현된 경우가 많죠. 대본을 보고 항상 펑펑 울었는데,그 감정을 그대로 표현해내고 싶지만 그게 막히는 거예요. 연기를 하려면 대사를 외워야 하고, 그러려면 대본을 수십 번은 봐야하고, 처음 느꼈던 감정은 계속해서 마이너스가 되죠. 마지막에 카메라 앞에 서서 연기를 해야 하는데 준비하면서 감정을 다 소진해버려서 처음의 그것을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겨요. 그게 너무 힘들었죠."

'마마'에서 부딪혔던 어려움 때문일까. 송윤아는 스스로 과거 애드립을 전혀 안하는 스타일이었지만, 이번엔 그마저도 술술 나왔다고 털어놨다. 그는 "대본에는 운다는 지문이 없는데, 저도 모르게 울면서 연기한 적이 많아요. 울면서 그 감정에 휩싸여서 말을 계속 했죠"라면서 자신도 모르게 달라진 연기 습관을 공개하기도 했다.

[사진=MBC '마마' 캡처]
"대표적인 예가, 태주 아빠가 그루랑 처음 만나기로 해놓고 지은이의 임신 테스트기를 확인하면서 나오지 않은 장면이었죠. 태주에게 승희가 막 폭언을 하고 집에 왔는데 그루가 '엄마 나 보내지마, 나랑 같이 살아줘. 나 버리지마'라고 얘기하는데 승희가 그루를 안고 막 울었어요. 우는 그루를 승희가 안으며 대본이 끝나는데, 거기서 제가 '안보낼게 엄마가 안보낼게 엄마랑 같이 살자'고 말했죠. 펑펑 울면서 감정적인 애드립이 자연스럽게 나온 거예요."

'마마' 제작진과 배우들의 특급 호흡은 마지막 회까지 빛났다. 송윤아는 마지막 장면의 바이크 신을 박서준과 '마마' 첫 촬영으로 찍었다고 말해 놀라움을 줬다. 17세 차이나는 상대 홍종현과 로맨스도 무리가 없는 선에서 훈훈하게 마무리 됐다. 수많은 찬사와 호평에도 송윤아는 결국 이 모든 공을 작가와 제작진에게 돌렸다.

"종현이와 러브 라인도 작가님이 잘 살려주신 듯 해요. 종현이 입장에서는 약간 서운할 수 있는 드라마일 수 있었죠. 시놉대로는 드라마가 꼭 같이 가지는 않았거든요. 하지만 승희와 지섭이 너무 로맨스로 흘렀다면 오히려 드라마에 굉장히 방해가 되거나 설득력을 잃었을 수 있었단 생각이 들어요. 지섭은 지섭대로 엄마를 떠나보낸 뒤, 그루와 그루 엄마를 봤을 때 나오는 자연스런 사랑의 감정이었던 것 같고, 승희도 지섭이한테 억지스럽지 않게 대할 수 있게 대본이 잘 나와줬어요. 이게 다 작가님의 힘인가 싶어요."



설경구의 아내, 5살 아이의 엄마로 사는 '마마' 송윤아

 
'마마'로 화려하게 복귀한 송윤아는 누구나 알듯이 영화배우 설경구의 아내다. 이번 드라마를 찍으며 살이 많이 빠진 아내를 보며 남편이 걱정을 하지 않았냐 묻자, "전혀요"라고 웃으면서도 묵묵히 챙겨준 그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설경구가) 저와 같이 살면서 드라마 스케줄을 소화하는 걸 처음 본 거예요. 이 정도인 줄 상상을 못했던 거죠. 매일 새벽 3시에 들어와서 5시에 나가고 하는데 계속 반복되니까 본인도 힘들었을 거예요. 제가 체력적으로 많이 지칠까봐 걱정도 해주고 약도 챙겨서 먹이고 하시더라고요."
 
이제 5살이 된 아이를 둔 엄마 송윤아. 엄마가 TV에 나오는 걸 보며 아이가 자랑스러워 하냐는 질문에도 또 한번 "전혀요"라고 말해 웃음을 더했다. 아이 이야기를 하며 한없이 밝은 표정을 짓는 송윤아는 '마마'에서도, 실제로도 깊은 모성을 가진 '엄마'였다.
 
"아이가 초반에 그루 형이라는 존재를 굉장히 의식하고 질투하더라고요. '엄마, 그루 형은 가짜 아들이지?'라고 그래요. '그럼, 그루 형은 가짜야'하면 '엄마 내가 진짜 아들이지?'라고 확인 하더라고요. 또 드라마를 보면서도 어느 순간 그루가 캐나다에서 왔다는 걸 알고는, '엄마 올리비아도 캐나다를 알더라고요?'라고도 말하고요. 언젠간 '그루 형은 캐나다에서 왔잖아요. 그런데 왜 영어를 안 써요?'라고 해서 웃었죠. 오히려 저보다 같은 아이인 그루가 더 눈에 들어오고, 갈 수록 관심이 거기에 쏠렸나봐요."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경찰, '통일교 의혹' 15시간 압수수색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15일 10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정치권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관련 경찰 압수수색이 15시간만에 끝났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회계자료와 휴대전화 등을 토대로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전담팀은 전날 오전 9시부터 경기도 가평군 통일교 천정궁과 통일교 서울본부, 전재수 의원(전 해양수산부 장관) 자택과 의원실, 광화문 김건희 특검 사무실,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수감된 서울구치소 등 총 10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압수수색은 15시간 40분이 이날 0시 40분경 마무리됐다. 경찰은 전 의원실과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지만 통일교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명품시계를 발견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15일 10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정치권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관련 경찰 압수수색이 15시간만에 끝났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회계자료와 휴대 전화 등을 토대로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15일 밤 서울 용산구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국본부(통일교 서울본부)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경찰 차량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 2025.12.15 leehs@newspim.com 앞서 윤 전 본부장은 김건희 특검 조사 과정에서 지난 2018~2020년 사이 현금 3000만~4000만원과 명품시계 2개를 전 의원에게 건넸다는 취지로 진술했고 이에 전 의원은 해양수산부 장관직을 사의한 바 있다. 전 의원은 "통일교로부터 어떤 금품도 받은 적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임종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현 대한석탄공사 사장) 자택, 대한석탄공사 사장 집무실 등에 대한 수사도 진행됐다. 이들 전현직 정치인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는 금품 수수혐의가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자금법의 경우 공소시효가 7년으로 지난 2018년 금품 수수가 이뤄졌다면 올해 말 공소시효가 만료될 수 있다. 다만 뇌물수수가 적용되면 공소시효가 최대 15년으로 늘어나는데 경찰은 뇌물수수 혐의까지 함께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교에 대한 수사도 이뤄졌다. 경기도 가평 경기도 통일교 천정궁과 통일교 서울본부, 통일교 산하단체 천주평화연합(UPF) 사무실, 한 총재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수감된 서울구치소 등에 대해서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한 총재에 대한 수사 접견을 시도했지만 불발됐다. 한 총재의 경우 뇌물 공여 혐의 피의자로 전환됐다. 이번 압수수색 영장에는 한 총재를 금품 공여 혐의 피의자로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2018년 무렵의 통일교 회계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본부장의 진술에서 전현직 정치인에 금품을 전달한 시기인 2018년의 자료를 확보한 것이다. 앞서 통일교 관련 의혹을 수사한 바 있는 민중기 특검팀(김건희 특검) 사무실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에 특검에서 넘겨받은 통일교 의혹 관련 자료가 부실해 경찰이 직접 자료 확보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특검은 넘겨줄 자료는 다 넘겨줬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휴대전화와 컴퓨터 내 파일 등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바탕으로 이르면 이번 주 내에 소환 조사도 이뤄질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15일 10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정치권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관련 경찰 압수수색이 15시간만에 끝났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회계자료와 휴대 전화 등을 토대로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전재수 의원(전 해수부 장관)의 사무실로 경찰청 특별전담수사팀이 들어서고 있는 모습. 2025.12.15 pangbin@newspim.com origin@newspim.com 2025-12-16 09:12
사진
[2026 대전망] '달러 시대의 느린 균열'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2026년 글로벌 자산시장 지형은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바뀔 모양새다. 월가 주요 IB와 글로벌 운용사들이 제시한 내년 전망을 종합하면, 핵심 키워드는 ▲약해지는 달러 ▲강해지는 금 ▲제도권에 깊숙이 편입되는 코인 ▲전략자산으로 격상된 원자재로 압축된다.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는 유지되지만, 각종 정책·재정·지정학 리스크로 인해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조용한 탈출(quiet hedging)'이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다. [사진=퍼플렉시티 생성 이미지] ◆ 달러: 패권은 유지되지만 '천천히 새는 배' 2026년 달러를 둘러싼 큰 그림은 '완만한 약세' 흐름 속에서, 기축통화 패권은 유지하되 매력은 서서히 떨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 주요국과의 금리 격차, 글로벌 성장·정책 리스크, 그리고 디달러라이제이션(de-dollarization, 탈달) 흐름이 겹치며 달러의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먼저 연준의 완화 경로를 살펴보면, 2026년 말 기준금리는 약 3%대 중반(3.4% 안팎)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최근 발언들을 종합하면 인하 속도는 초기 시장 기대보다 더 느리고 신중한 방향으로 조정되고 있어, 지나친 달러 약세를 막아주는 '하방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둘째는 금리 격차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정책금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2%, 영란은행(BoE)의 2~3% 수준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률 격차가 과거만큼 크지는 않지만, 달러 자산이 어느 정도 금리 메리트를 제공하는 만큼 "달러가 한 방향으로 급락하는 구도"까지 보긴 어렵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상대 금리 우위는 2026년 내내 달러가 급격히 무너지는 것을 막는 완충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는 글로벌 성장과 정책 리스크다. IMF는 2026년 세계 경제가 완만하게 성장세를 개선할 것으로 보고 있어, 극단적인 안전자산 선호가 달러로만 몰리는 환경은 아닐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다만 미국의 정치·재정 이슈, 부채한도·재정적자, 무역·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달러 방향성을 뒤흔들 수 있는 변수"로 남아 있으며, 상황에 따라 달러에 일시적인 강세·약세 충격을 모두 줄 수 있는 요인들이다. 장기 구조 측면에서 보면, 달러는 '패권은 유지되지만, 천천히 새는 배'에 가깝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등 주요 글로벌 하우스들은 공통적으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는 당분간 흔들리지 않는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그러나 무역정책 불확실성,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 연준의 완화적 기조 등 구조적 요인들이 달러의 매력을 조금씩 갉아먹는 국면으로 진입했다는 데도 큰 이견이 없다. 국제통화기금(IMF)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달러 비중은 2000년대 초반 70%대에서 2025년 2분기 56% 수준까지 떨어졌다. 냇웨스트와 피델리티는 이 흐름을 "빠르진 않지만 분명한 디달러라이제이션(de-dollarization)"으로 규정한다. 특히 러시아 준비자산 동결 이후 커진 '제재 리스크'는 여러 국가가 결제·준비자산을 다변화하도록 자극한 대표적 계기로 지목되며, 일부 중앙은행은 준비자산 구성에서 달러 비중을 줄이고 금·기타 통화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런 전제 아래에서 보면 달러는 2026년 전반적으로는 약세 쪽으로 기울지만, 중간중간 강한 반등(숏 커버 랠리)이 나올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얻는다. 물가가 예상보다 끈질기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예상 밖의 인플레이션 급등이 나타날 경우 연준의 추가 인하가 지연되면서 달러에 단기적인 지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 지정학적 충돌, 금융시장 급락 같은 글로벌 리스크오프 이벤트가 겹치면 '안전자산 달러' 선호가 살아나면서 강세 국면이 일시적으로 재현될 가능성도 크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조건이 맞아떨어질 수 있는 시점을 2026년 3~6월 구간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연준의 주요 회의와 핵심 물가·고용 지표 발표가 몰려 있는 만큼, 상반기 중 일정 구간에서는 "완만한 약세 추세 속 달러 반등 구간"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결국 2026년 달러는 방향성으로는 완만한 약세, 경로상으로는 구간별 반등이 섞인 '요철 있는 하향 곡선'에 가까운 그림으로 그려지고 있다. 달러지수 내년 전망 [사진=캠브리지 커런시스] ◆ 금: 탈달러·재정악화·지정학이 만든 '슈퍼 헤지' 월가 IB들이 그리는 2026년 금 가격의 큰 그림은 '상승'에서 '초강세'까지, 방향성이 한쪽으로 모여 있다. JP모간은 2025년 말 온스당 3,600달러대에서 2026년에는 4,0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일부 프라이빗 뷰에서는 5,000달러 안팎까지 거론한다. 골드만삭스·UBS 등도 4,000~4,500달러 구간을 기본 밴드로 제시하면서, 구조적 강세장이 이어질 경우 5,000달러 돌파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분위기다. 이 같은 '슈퍼 헤지' 논리는 세 축에 기대고 있다. 첫째,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 매수와 디달러라이제이션 흐름이다. 러시아 준비자산 동결 이후 "제재로 묶이지 않는 준비자산"을 찾는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다수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유로 비중을 줄이고 금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서서히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 둘째,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재정악화와 부채 누적이다. 천문학적 정부부채와 확대된 재정적자는 통화가치 희석 우려를 키우며 "법정통화의 거울"로서 금의 역할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셋째, 연준의 완화 전환과 약달러 구도다. 금리가 내려가면 무이자 자산인 금의 기회비용이 줄고, 달러 약세는 달러 표시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이중 효과를 낳는다. 기관투자가들의 인식도 이를 뒷받침한다. 나티시스 설문에서 글로벌 기관의 3분의 2는 "2026년에는 금이 코인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답하며 금을 1순위 방어자산으로 꼽았다. 동시에 상당수 기관이 전통적인 60:40 포트폴리오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를 선호한다고 응답해, 금과 실물자산을 "인플레이션·재정·지정학 리스크가 겹친 시대의 전략자산"으로 재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IB들은 2025년 급등 뒤 2026년 일부 구간에서 단기 조정과 높은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보면서도, 조정이 나오더라도 "고점을 한 단계 올리는 조정"이라는 표현을 쓰며 중장기 방향성만큼은 강하게 위를 가리키고 있다. ◆ 코인: '대체 가치 저장 수단'...그러나 여전히 '실험 구역' 코인에 대한 월가의 시각은 한 줄로 "커진 건 맞지만, 아직은 실험 구역"이다. JP모간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달러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자"라고 부르면서도, 극단적인 변동성과 짧은 히스토리를 이유로 전략적 코어 자산이 아니라 위성(satellite) 성격의 위험자산으로 다뤄야 한다고 경고한다. 2024년 초 2조달러 수준이던 크립토 전체 시가총액이 2025년에는 4조달러 안팎까지 불어난 가운데, 규제 환경이 ETF·ETP 승인 등으로 제도권 친화적으로 바뀌며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실제 결제·상거래 규모는 여전히 수백억 달러 수준에 머물며, 일상적 화폐나 결제 인프라로서의 역할은 초기 단계라는 점이 반복해서 지적된다.​ UBS와 같은 보수적인 하우스는 이런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코인은 어디까지나 투기적 자산"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UBS CIO는 비트코인 변동성이 연 70~80% 수준으로 전통 자산 대비 현저히 높고, 70% 이상 급락하는 대형 조정이 여러 차례 반복된 탓에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축으로 편입하긴 어렵다고 본다. 대신 장기 잠재력을 믿는 투자자라면 "완전 손실이 나도 전체 계획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극소 비중으로, 장기 보유하는 전략" 정도만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반대로 SSGA나 모간스탠리, 반에크 등 디지털 자산에 우호적인 기관들은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고 장기 위험조정 수익이 높다는 점을 들어, 1~4% 수준의 소규모 전략적 배분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기관 머니의 온도차도 뚜렷하다. 나티시스 2026 인스티튜셔널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기관의 36%는 향후 크립토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하지만, 동시에 66%는 "2026년 성과는 금이 크립토를 이길 것"이라고 응답했다. EY·코인베이스가 2025년 초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 기관의 59%가 "AUM의 5% 이상을 디지털 자산에 배분할 계획"이라고 답해 성장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여전히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를 꼽았다. ◆ 원자재: AI·에너지 전환·안보가 만든 '전략자산'의 귀환 2026년 원자재 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인플레이션 헤지가 아니라, AI·에너지 전환·안보 이슈가 맞물린 '전략자산'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리포트는 접근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원자재·에너지·전환 메탈에 구조적인 강세 요인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BNY멜론은 AI 데이터센터 구축, 전력 인프라 확충, 에너지 전환과 함께 각국의 방위·인프라 지출이 향후 수년간 원자재 수요를 떠받칠 것이라고 본다. JP모간은 천연가스와 전력을 "AI 혁명의 병목(bottleneck)"으로 규정하며 가스 발전, LNG 프로젝트, 송전망 등에 장기 투자 기회가 많다고 짚었다. UBS는 구리·알루미늄 등 산업금속 비중 확대를, 냇웨스트는 희토류·전략자원이 '공급망 안보'와 직결되면서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제시하고, 피델리티는 구조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실물자산·절대수익 전략이 전통 60:40 포트폴리오의 필수 보완재가 된다고 분석했다. 나티시스 설문에서도 기관투자가의 65%가 전통 60:40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가 2026년에 더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답해, 원자재·실물자산을 '필수 축'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확인된다.​ 블룸버그NEF와 IEA 자료를 인용한 보고서들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 수요만으로도 2030년까지 전 세계 구리 수요의 2~3%포인트 추가 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추정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일 시설당 수만 톤 단위의 구리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이미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구리·은·희토류·갈륨 등 핵심 금속 시장에 추가적인 타이트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배터리·재생에너지 확대로 리튬·니켈·코발트 등 전환 메탈 수요가 2026년 한 해에만 30~40%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에너지 전환과 AI가 결합된 새로운 '미니 슈퍼사이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플레이션·무역·정책 측면에서의 환경도 원자재에 우호적이다. 모간스탠리 등은 미국·유럽에서 관세·보호무역 정책이 상수로 남는 한, 명목 물가가 2%를 상회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과거 데이터상 인플레이션이 2%를 넘는 구간에서 원자재 상품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기타 자산 대비 20%포인트가량 우위였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에너지 안보 우려와 탄소 규제가 섞이면서, 가스·LNG·원유·우라늄은 "절대 줄일 수 없는 베이스 에너지"로, 구리·알루미늄·리튬·희토류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략 금속"으로 포지셔닝이 재정의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월가 IB와 기관투자가들은 2026년 포트폴리오에서 원자재 비중을 한 단계 높이는 전략을, "달러·채권·전통 주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에너지·인플레이션·안보 리스크를 헷지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으로 제시했다. kwonjiun@newspim.com 2025-12-15 07:12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