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종달 골프전문기자] 골프는 핑계의 운동이다. 미스 샷을 골퍼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스코어가 생각보다 안 나와도 그렇다. 어제 술을 많이 마셨더니, 잠을 못자서,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등등 핑계거리는 무수히 많다.
필드에서 미스 샷이 나면 원인을 찾기보다 동반자들로부터 멀리건이나 받으려고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핑계대지 않는 골프가 진정한 골프인데.
이렇게 아마추어 골퍼를 좀 먹게 하는 골프의 칠거지악(七去之惡)를 정리한다.
첫 째는 ‘아 옛날이여~’다.
‘지난 주말 8字를 그렸는데’ , ‘어제 연습장에선 드라이버가 환상이었는데’ 하며 옛날을 들추기 시작하면 지금하고 있는 플레이는 망친다.
어제는 어제일 뿐이다. 핑계는 ‘죽은 자식 불알 만지기’에 불과하다.
둘째는 ‘가짜 스코어’다.
100타 내외를 치는 골퍼라면 하루 30분 이상 연습하고 한 달에 2번 이상 라운드 하는 사람이다.
보기 플레이어가 되려면 하루에 60분 이상 연습하고 주 1회 라운드를 하는 사람이 아닐까.
아마추어골퍼는 스코어가 들쑥날쑥하다. 스코어 편차가 싱글은 플러스 마이너스 5타 정도 되고 보기플레이어는 7타, 100타 정도를 치면 10타 이상 차이난다. 싱글도 잘 되는 날과 안 되는 날을 비교하면 10타 차이가 나고, 보기 플레이어는 14타, 100타를 치는 사람은 20타까지도 차이가 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걸 빨리 인정해야 핑계가 줄어든다.
오랜만에 필드에 나와 밑도 끝도 없이 “오늘은 90타를 깬다”고 마음먹고 티오프 하는 것은 무모한 짓이다.
우선 자신의 평균 스코어를 생각한 다음 연습량, 그날의 컨디션 등에 따라 목표를 정하는 게 합리적이다. 평균 90타인데 그동안 연습을 많이 했으나 2타 정도 줄이고 컨디션도 좋으니 1타정도 해서 3타만 줄여 87타를 목표로 삼는 게 좋다는 얘기다.
셋째는 ‘스코어에 목매는 플레이’다.
앞서 지적한 대로 그날의 스코어는 연습량, 컨디션 등 여러 변수에 의해 많게는 10타 이상 차이가 난다.
그런데도 매 홀 스코어에 목을 맨다. 스코어는 자신이 플레이 한 만큼 기록된다.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으면서 매 홀 캐디를 불러 스코어를 확인한다.
이는 노름판에서 딴 돈 계산 하는 사람치고 돈 따는 사람 없는 것과 같다.
네 번 째는 ‘무모한 샷’이다.
오늘은 그린 앞에 있는 연못을 넘기고 말겠다는 생각으로 스윙을 하면 볼은 연못에 또 빠진다.
파 5홀이 좀 짧다고 2온을 하겠다고 덤벼 봐야 소득은 없다. 어쩌다 재수가 좋아 2온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제주도 온’으로 절해야 파다. 정상적으로 3온2퍼트나 다를 게 없다.
‘내 오늘 어떤 놈을 죽여야 겠다’고 마음먹고 라운드하면 십중팔구는 자신이 죽는다.
골프는 진짜 잘해야 자신의 평균 스코어를 칠 수 있는 운동이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다섯 번째는 ‘무모한 클럽 선택’이다.
티샷은 무조건 드라이버로 쳐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골퍼들이 많다. 거리만 생각했지 정확성은 안중에도 없는 골퍼들이다. 파 5홀에서도 두 번째 샷은 꼭 페어웨이 우드를 잡는 골퍼가 있다.
거리가 부족하면 한 번 더 치면 비슷해 질 수 있지만 정확도가 떨어지면 1타가 아니라 2~3타의 차이를 만든다.
여섯 번 째는 ‘남의 탓’이다.
라운드 하면서 캐디 탓하는 골퍼들이 아주 많다. 캐디는 어디까지나 조력자에 불과하다. 샷에 대한 책임은 골퍼 자신이 100% 지는 것이다.
‘아 캐디가 거리를 잘못 알려 줘 짧았네’, “에이 이번에는 거리를 너무 짧게 알려줘 그린을 오버 했네‘ 하면서 두덜댄다.
이렇게 나 아닌 데서 이유를 찾게 되는 날 플레이는 그 자체가 위험신호다. 캐디가 마음에 안 들고 동반자도, 골프장까지 왠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오늘 조심해야 겠다’고 생각해야지 캐디 탓, 동반자 탓, 골프장 탓으로 돌려봐야 이익 되는 게 없다.
일곱 번 째은 ‘늑장 골퍼’다.
플레이가 느린 골퍼는 플레이만 느린 게 아니다. 골프장 도착부터 늦는다.
최소한 30분 전에는 도착해 동반자들과 차라도 한 잔 마시고 티오프 할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
늑장 플레이어 치고 멋진 라운드 하는 사람 없다. 늑장 플레이어는 어딜 가나 환영받지 못한다. 골프의 ‘적’일 뿐이다.
[뉴스핌 Newspim] 이종달 기자 (jdgolf@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