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간 등 장기물 축소 등 대응 나서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채권시장이 브레이크 없는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월가의 투자가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질 수밖에 없고, 시장금리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경우 투자자들이 일시에 ‘팔자’에 나서면서 시스템이 마비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 때문에 월가의 투자은행( IB)들은 장기물 채권 비중을 줄이고 나서는 움직임이라고 미국 투자매체 CNBC가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사진:AP/뉴시스) |
JP모간의 얀 로이즈 글로벌 자산배분 헤드는 “미국 단기물 채권 금리가 갑작스럽게 오를 경우 정크본드 펀드를 중심으로 채권시장에서 자금이 썰물을 이룰 것”이라고 경고했다.
금융위기 이후 감독당국의 규제가 강화된 데 따라 은행권이 보유한 채권을 저가에 블록세일하기 어려워졌고, 이 때문에 신용시장이 급랭면서 시스템 전반에 걸쳐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의 지적이다.
도이체방크의 하쉬 아가왈 신용 리서치 헤드 역시 “신용시장의 경색 리스크가 늘 도사리고 있다”며 “연초 이후 정크본드를 중심으로 회사채 발행이 활황을 이룬 점을 감안할 때 시장 상황이 급변할 때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미 발빠름 월가의 투자은행들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JP모간은 장기물 채권의 보유량을 축소하는 한편 유동성이 높은 채권으로 갈아타고 있다.
알리안츠 번스타인 역시 유동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조나단 리앙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난해 5~6월 연준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계획을 언급했을 때 나타났던 시장 혼란이 되풀이될 수 있다”며 “개방형 채권펀드의 유동성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5월 중순 1.6% 선에서 움직였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연준의 테이퍼링 언급 이후 가파르게 상승, 올해 초 3% 선까지 치솟았다.
이후 10년물 수익률은 2.5% 선으로 떨어졌지만 월가의 투자가들은 리스크 관리에 팔을 걷어 붙였다.
알리안츠번스타인은 유동성 리스크를 차단하기 위한 대응에 나선 한편 신용디폴트스왑(CDS) 매입을 확대해 잠재적인 리스크를 헤지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CDS의 리스크 헤지 효과가 시장의 기대만큼 크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이를 대체할 만한 헤지 수단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