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공개정보 이용' 잘못된 금융투자업계 문화 고쳐야
[뉴스핌=최영수 기자] CJ E&M에 이어 NHN엔터테인먼트, 게임빌까지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로 줄줄이 조사를 받으면서 금융투자업계가 또 한번 '홍역'을 앓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안그래도 위축된 자본시장이 더 위축되지나 않을 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지난해부터 거래량이 급격하게 줄어든 상황에서 이번 조사로 인해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특히 자본시장의 '신뢰' 회복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미공개 정보 이용에 대한 제재는 당연한 것이지만, 시장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투자심리를 회복하는데 악재로 작용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했다.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잘못된 관행과 그릇된 인식을 고쳐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우리만 돈 벌면 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을 만드는 게 지속적인 성장에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은 기업과 투자자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면서 지속가능한 수익을 얻는 곳인데, 이들 사이의 신뢰가 무너진다면 단기적인 이익이 길게 보면 독(毒)이 될 것은 분명하다.
실제로 한때 붐을 이뤘던 랩어카운트나 ELW 시장이 무너진 사례와 그 배경에서 뼈아픈 교훈을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미 금융투자업계 최고경영자(CEO)들도 업황이 침체하자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며 신뢰회복과 과거 관행 극복을 기치로 내세우고 있다. 여의도 증권맨들도 이미 과거 행태, 특히 고객 돈을 자의적으로 회전시키며 발생한 손실은 모른척한 채 수수료만 챙겨왔던 관행은 반드시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는 목소리를 내왔다.
때문에 이번 사건도 시장에 어느 정도 충격은 있겠지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거래소 시장감시부 고위관계자는 "금융투자업계는 물론 일반 투자자들도 미공개정보를 이용해서라도 돈만 벌면 된다는 인식이 팽배했던 게 사실"이라며 "자본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투명하고 공정한 투자문화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자본시장조사단의 조사 활동이 투자심리를 다소 위축시킬 수는 있겠지만, 투자문화가 개선된다면 중장기적으로 자본시장에 약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업계 스스로 자율규제를 강화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법으로 일일이 규제할 경우 자칫 시장 전체가 위축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금융투자업계가 자신의 이익에 앞서 투자자의 이익을 우선할 때 장기적으로 동반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교훈을 바탕으로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는 주문이 많다.
금융투자협회 박원호 자율규제위원장은 "그동안 미공개정보 이용은 그릇된 투자문화로 정착되어 온 게 사실"이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금융투자사와 일반투자자간)정보의 비대칭성 문제가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잘못된 관행과 투자문화가 개선된다면 자본시장이 보다 건전해지고 중장기적으로 약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