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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경 국제칼럼]변화에 능한 DNA가 필요하다

기사입력 : 2013년09월26일 08:05

최종수정 : 2013년09월26일 08:11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사람의 수명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100세를 넘기는 경우가 아직 흔치는 않다.

기업의 수명은 생각보다 짧다. 2010년 액센추어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 편입 기업의 평균 수명이 1990년 50년이었던 것이 2010년 15년으로 줄었고, 오는 2020년엔 10년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맥킨지 역시 점점 기업의 수명이 줄어들어 2015년엔 15년이 될 것이라고 봤고, 포브스의 2011년 조사에서도 글로벌 100대 기업의 평균 수명이 약 30년에 불과하며 이들이 70년간 존속될 확률은 18%밖에 안된다고 했다. 사람으로 치면 중년까지도 못 가고 청소년기에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변화가 빨리 일어나는 정보기술(IT) 업종에선 흥망도 더 빠른 것도 같다. 

리서치인모션(RIM)에서 이름까지 바꾸며 도약을 꾀하려 했던 블랙베리의 명성은 어느 순간 확 무너졌다.

(출처=파이낸셜타임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외국계 기업에 다니는 사람이나 외국에서 온 비즈니스맨이라면 필수적으로 손에 들고 있던 게 블랙베리다. 그건 첨단의 대명사이기도 했다. 이동하면서도 이메일을 체크할 수 있으니 족쇄나 다름없다며 허허 서로 웃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하지만 그걸 발전시켜 세상의 질서를 본격적으로 바꾼 건 애플이었다. 스티브 잡스의 손에 쥐어진 아이폰을 처음 볼 때는 그것의 용도와 목적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아 어리둥절했다. 그건 블랙베리를 단숨에 잠식해 버린 괴물같은 존재였다. 현재 스마트폰과 태블릿PC라는 모바일 기기 시장은 애플과 맹추격한 삼성전자가 이분하고 있는 상황이다. 

블랙베리는 점점 잊혀져 갔고 결국 대주주 컨소시엄이 내민 인수의향서(LOI)에 합의하는 걸로 일단 인공호흡기를 댔다. 

2012 회계연도 이후 현재까지 계속해서 줄어든 블랙베리 선적 규모(단위; 백만대. 출처=월스트리트저널)
전성기였던 2008년 6월 기업가치가 830억달러나 됐던 이 기업의 인수가격은 불과 47억달러. 주당 9달러로 쳐졌다. 장부가치에서 80%가 디스카운트됐다. 

컨소시엄을 이끄는 캐나다 보험사 페어팩스 파이낸셜 측은 "그래도 마이크로소프트(MS)가 노키아 휴대전화 부문을 인수할 때 쳐준 것에 비해 괜찮은 가격"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전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떵떵거리던 노키아도 72억달러 밖에 안되는 가격에 팔렸다.

사실 블랙베리가 완전히 매각된 것도 아니다. 11월4일까지 실사(Due Diligence)를 거쳐야 하며 그 기간동안 다른 매수 의향자가 나타날 수도 있다. 하지만 외신들은 그 가능성을 그렇게 크게 보고 있지 않고, 심지어 페어팩스 컨소시엄에 인수되어서 몸집을 줄이고 핵심 사업에 집중한다고 해도 강한 경쟁자들 틈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모닝스타의 브라이언 코렐로 애널리스트는 "다른 인수 희망자가 나타날 수도 있겠지만 아마도 블랙베리의 휴대폰 사업엔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투자자일 것"이라고 말했다. 보유하고 있는 현금과 특허에만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정도라는 것.

델(Dell)의 경우와는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창업자가 위기에 빠진 델에 다시 돌아왔고 결국은 상장폐지를 선택하기까지 했지만 그럼으로써 델은 주주들의 간섭에서 조금 자유로워져 PC와 서버라는 핵심 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됐고, 그것이 델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고 평가된다. 미국 시장 점유율이 51%를 넘었던 호시절은 가고 이제 3%대 밖에 안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긴 하지만.

'때마침'이라고 하기엔 뭣하지만 올들어 우리나라에서도 한 때 주목받던 기업(그룹)들이 줄줄이 무릎이 꺾였다.

박병엽 팬택 부회장. 2년 전에도 "휴식의 시간을 갖고 싶다"고 했다가 다시 돌아와 팬택을 살리려고 애썼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채권단과 주주들, 회사를 떠나게  된 직원들에게 미안하다며 고객를 숙이며 사의를 표명했다.

'강덕수 신화'도 무너졌다. 쌍용양회 평사원에서 시작해서 자신이 몸담았던 계열사(쌍용중공업)를 살리려다 아예 인수해버린 뚝심, 파격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짱과 승부근성. 이에 힘입어 재계 13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던 STX그룹이 공중분해되는 중이다. '과감한 승부사'라던 찬사는 금세 '무리한 사업 확장의 부메랑'이란 질책으로 바뀌었고 강 회장은 모든 직에서 물러났다.

서적 외판사원으로 시작해 재계 30위권의 웅진그룹의 수장이 되었던 윤석금 전 회장도 마찬가지. 역시 건설이나 태양광 소재 사업은 무리였다는 얘기가 이제야 나온다. 게다가 웅진홀딩스의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도덕적 해이 때문에 웅진에 대한 이미지는 더 나빠지고 말았다.

사실 우리나라 기업의 수명도 그리 길지 않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1000대 기업의 평균 수명은 27.3년 밖에 안되며, 중소 제조업체는 그 절반 밖에 안 되는 12.3년을 버틴다고 한다. 

전 세계적인 불황을 핑계로 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특히 자수성가형 오너들이 승부사 기질을 발휘해 가며 키웠던 기업의 무너짐이 더 안타깝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윤태호의 웹툰 '미생(未生)'을 빌어 말하자면 기본적으로 완생(完生)일 수 없는 평범한 샐러리맨들의 희망에 금이 가게 해서가 아닐까 한다.

짐 콜린스가 말한 위대한 기업들이 망하는 5가지 단계(출처=맥글래들리)
짐 콜린스는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How The Mighty Fall)>이란 책에서 위대했으나 사라진 기업들에게 적용되는 5단계를 말한다. 

1단계는 성공에 대해 자만하는 단계, 2단계는 원칙없는 사업 확장, 3단계는 위험 경고 무시, 4단계는 무분별한 회생 방안을 내놓는 단계, 마지막 5단계는 망하거나 명맥만 유지하는 단계다. 

블랙베리를 포함해 우리나라 기업들까지 이 단계를 적용하면 얼추 맞아 떨어진다. 여기에 자수성가형 기업이 쉽게 무너지는 이유로 많은 전문가들이 '오만'과 '1인 경영이라는 독선'을 더 든다.

그렇다면 어떤 기업은 장수하는가. 정답이 있었다면 모두 그걸 따랐을 게다. 다시 말해 정답은 없다. 

다시 짐 콜린스를 빌려 말해보자. 그는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지만 일관된 원칙이 없는 회사는 전혀 변화를 시도하지 않는 회사와 마찬가지로 실패한다"고 했다. 또한 "승승장구하느냐, 실패하느냐. 오래 지속되느냐, 몰락하느냐. 이 모든 것이 주변 환경보다는 기업 스스로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도 했다.

듀폰이나 지멘스 같은 기업이 오래 살아남은 이유도 그러하다. 라이프사이클(Lifecycle)이 긴 제품을 중심으로 본업을 유지했으며, 그러면서도 핵심 역량의 레버리지를 감안한 변신을 끊임없이 시도했고,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위기를 이겨낸 것이 장수 비결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에서도 두산은 성공적인 장수기업에 속한다.  

결과 중심적인 말이 될 지도, 말장난에 그칠 지도 모르겠지만 찰스 다윈의 이 말을 인용해 글을 맺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결국 살아남는 종은 강한 자도 아니고 지적 능력이 뛰어난 종도 아니다. 종국에 살아남는 것은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다" 

생명체들이 변화에 적응하려 DNA를 바꾸는 것처럼 기업들 역시 체질까지도 바꾸는 각고의 노력이 없다면 장수의 꿈은 이루기 어려울 것이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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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세협상, 명백한 중국의 승리"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미중 관세협상에 대해 중국내에서는 미국에 대항해 '승리'를 거뒀다며 고무된 분위기다. 중국의 매체들은 13일 일제히 미중관세협상 결과를 보도하고 나섰다. 관영매체들은 '승리했다'는 표현을 자제하고 있지만, 협상이 성공적이었다는 논조를 유지했다. 중국의 SNS상에서는 미국에 대항해 중국이 승리했다는 반응 일색이다.  12일 미중 양국의 협상단은 스위스 제네바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145%에서 30%로, 중국은 미국에 대한 관세율을 125%에서 10%로 낮추기로 했다.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추가적인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5년전인 2020년 1월 타결됐던 미중 관세협상 결과와는 차이가 크다. 당시 중국은 2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 구매할 것을 약속했고, 강도 높은 지재권 보호 , 금융 서비스 시장 개방, 환율 투명성 강화 등을 보장했다. 이에 대한 대가로 미국은 관세를 일부 인하했다. 하지만 이번 미중 관세협상에서는 양국이 모두 동등하게 115%의 관세를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중국의 미국산 물품 구매나 시장개방에 대한 약속은 없었다. 양보 일변도였던 5년전과 달리 이번 미중 관세협상은 공평하고 평등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미국 매체 블룸버그는 "이번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은 기대할 수 있는 최고의 결과를 얻었고, 미국은 끝내 양보했다"며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강대강 전술이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중국 매체 관찰자망은 "양국의 제네바 경제·무역 회담 공동성명 발표는 중국이 무역 전쟁에서 거둔 중대한 승리이자 중국이 투쟁을 견지한 결과"라며 "미국의 무역 괴롭힘에 맞서 항쟁할 용기가 조금도 없는 국가들과 비교하면 이번 승리의 무게가 더 무겁다"고 논평했다. 광다(光大)증권은 13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국제 무역 투쟁에서 패권을 두려워하지 않고 굳건하게 맞선 결과 단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가장 먼저 미국에 대등한 보복성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국내적 국제적으로 대응조치를 내놓았다"고 덧붙였다. 자오상(招商)증권은 "중국은 미국과 공평하고 평등한 협상을 진행했으며,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호평했다. 이어 "중국은 우호적인 국가들을 확보하고 있었으며, 중국 경제의 대미 의존도를 낮췄고, 기술 진보와 군사력 확충 등이 이뤄졌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같은 성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여론이 지나치게 고무되는 것을 경계하는 논설기사도 나왔다. 신화사는 '중미 경제무역 회담이 세계 경제 압박을 낮추고 신뢰를 증진시켰다'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양국의 대화 재개는 기쁜 일이지만, 양국간의 의견 차이 해소는 복잡하고 어려우며 장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오성홍기와 미국 성조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ys1744@newspim.com 2025-05-1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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