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선물·금 급등, 국채금리·달러 하락
[뉴스핌=우동환 기자]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미국 경제에 대해 실업률이 높고 물가 압력은 너무 낮기 때문에 더욱 완화된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발언, 당분간 부양 기조가 유지될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달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발표 이후 혼조세를 보였던 미국 증시는 이 발언이 나오면서 '환호'했다. 금 시세가 오르고 달러화 가치가 급락했고, 미 국채 수익률도 하락했다.
10일(현지시각) 버냉키 의장은 보스턴에서 열린 전미경제연구소(NEBR) 컨퍼런스에 참석해 "실업률이 6.5%로 내려가도 바로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버냉키 의장은 본 연설에서는 연준의 정책기조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지만 이날 질의응답(Q&A) 시간을 통해 정책에 대한 견해를 드러냈다.
그는 미국 경제에 대해 7.6%라는 실업률이 고용시장의 건전성을 과장한 것일 수 있으며 물가 역시 연준의 2% 상승률 목표치를 밑돌고 있는 데다, 재정 정책 역시 상당히 제약적이라고 평가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 같은 점을 고려하면 "예상 가능한 시기까지는 당분간 상당히 완화된 통화정책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만약 금융 여건이 악화되어 물가 및 고용 목표치 달성에 위협이 된다면 우리는 이에 대응할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 정책기조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드러냈다.
다만 버냉키 의장은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일부 위험 요인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긍정적인 조짐고 나오고 있다"면서 "운이 따라준다면 다소 빠른 성장세와 함께 고용시장의 개선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에 대해 너무 낙관적인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 제기되자 버냉키 의장은 주택부동산시장 경기 개선, 자동차 판매 증가, 가계 재정여건 개선 등 낙관적인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대답했다. 다만 그는 아직 '시퀘스터'의 악영향을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라는 점과 인플레이션이 지나치게 낮다는 점을 위험한 대목으로 짚었다.
버냉키 의장은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물가 안정 목표를 위에서 뿐아니라 아래쪽에서도 방어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면서, 연준의 이중임무 달성을 위협하는 상황이 된다면 '수용적인 정책'은 올해 내내 그리고 내년까지 유지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버냉키 의장은 자산매입과 포워드 가이던스 등 완화정책을 구성하는 정책수단의 조합이 변화되더라도 계속 큰 폭의 완화정책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최근 그의 발언을 수정할 것이냐는 질문이 제기되자 버냉키 의장은 "금융시장의 레버리지가 더 높아지고 마치 무한정으로 양적완화가 지속된다는 인상을 주지 않는다는 조건이라면 고려해보겠다"면서 "연준은 나중에 더 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피하고자 한다"고 대답했다.
한편 버냉키 의장은 내주 17일과 18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와 상원 은행위원회에 참석해 증언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