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자산 매입 규모를 줄일 가능성을 밝힌 가운데 정책 변경의 핵심 변수는 인플레이션이 아닌 고용 지표라는 주장이 나왔다.
과거 1980년대 이후 전폭적인 정책 변경이 이뤄졌을 때 공통적으로 통했던 논리가 고용이었고,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라는 얘기다.
바클레이스의 배리 냅 전략가는 1983년부터 지난 2004년까지 연준이 긴축을 단행했을 때 공통적인 계기는 고용 향상이었다고 주장했다.
1983년 5월과 1994년 2월, 이어 2004년 2~8월 연준이 금리인상을 촉발한 것이 인플레이션 상승보다 고용 개선이었고 이번 양적완화(QE)의 축소 여부도 고용지표에 달린 문제라고 그는 강조했다.
연준은 월 850억달러 규모의 자산 매입을 시행하면서 인플레이션이 2%를 웃돌거나 실업률이 6.5%를 하회할 때까지 부양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2일 버냉키 의장은 이 가운데 특히 고용 지표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고용시장이 실질적이고 영속 가능한 회복을 확인한 후 기존의 부양책을 축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측면에서 볼 때 연준의 QE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바클레이스는 예상했다. 고용지표가 완만한 개선을 보이고 있지만 연준이 만족할 만한 회복을 보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판단이다.
최근 고용지표 향상이 투자자들 사이에 QE 조기종료에 대한 우려를 높였지만 시장이 예상하는 만큼 가까운 시일 안에 연준의 정책 변화가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바클레이스는 주장했다.
미국 실업률은 4월 7.5%를 기록해 4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최근 내년 말 실업률이 연준의 목표치인 6.5%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버냉키 의장의 발언 이후 투자자들 사이에 QE 축소에 대한 관측이 확산, 미국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22일 10년물 수익률이 2%를 훌쩍 넘은 뒤 중국의 경제 지표 부진으로 글로벌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가 고조, 수익률 급등에 제동이 걸렸지만 여전히 2%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한편 1983년과 1994년 연준이 긴축에 돌입했을 때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약 200bp에 가까운 상승을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