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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경 국제칼럼]테러가 잉태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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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보스턴 국제 마라톤 대회는 무라카미 하루키(村上 春樹) 덕에 알았다.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몸을 단련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도 믿는 작가 하루키는 뉴욕, 아테네 등 마라톤 대회가 열리는 곳마다 열심히 뛰었지만 유독 평화로운 대회로 보스턴 마라톤 대회가 기억되게 해줬더랬다.   

보스턴 마라톤 테러를 벌인 것으로 체포, 기소된 조하르 차르나예프(우)와 체포 과정에서 사망한 형 타메를란 차르나예프(좌)(출처=워싱턴포스트)
그런 보스턴 마라톤이 이제 '테러'란 태그를 달게 됐다. 지난 15일(현지시간) 결승점에서 터진 폭발물로 3명이 목숨을 잃고 170여명이 다쳤다. 

용의자로 지목됐던 체첸 출신의 형제 가운데 형은 수사 당국의 추격 과정에서 숨졌고, 중상을 입고 체포된 동생은 22일 미 연방 수사당국에 의해 기소됐다. 이제 '용의자'가 아니라 '피고인'이 된 것이다. 대량살상, 그리고 재산손괴 혐의가 적용됐다. 연방법원에 기소됐기 때문에 사형까지도 구형받을 수 있게 됐다.

수사 당국은 범행 동기가 종교적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지난 2000년 체첸을 떠나 인근 다게스탄 공화국 등을 거쳐 2002년 미국 시민권자로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두 사람의 종교는 알려진 대로 이슬람교. 아직 더 캐봐야 확인되겠지만 조직적으로 행해지는 이슬람 근본주의(원리주의) 테러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공교롭게도 '외로운 늑대(lone wolf)'가 이슬람 근본주의자였다는 얘기.

그러나 이것이 개인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든 국제 테러조직 차원에서 행해진 것이든 '극단적이고 맹목적인 자기확신이 외부에 폭력적으로 행사된 것'이란 점에서 근본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잣대로 보면 사실 사방이 테러인 시대다. 

너무 일반화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폭력 행위나, 이를 막겠다고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는 미국이나 모두 테러를 자행하고 있는 것 아닌가. 영국의 문화 비평가 테리 이글턴도 "미국과 이슬람의 적대는 상호적인 테러리즘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오히려 그것을 부추긴다"고 일갈한 바 있다. 

물론 '극도의 사회적 공포감을 조성하고 심각한 파괴를 가하거나 사회 구성원간의 신뢰 관계를 파괴하는 것이 테러'라고 협의의 정의를 내린다면 '미국도 테러를 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없겠지만, 마치 그림자처럼 테러를 부추기는 측면은 분명히 있어 보인다. 

게다가 이제 테러는 '개인화'하고 있다. 실제 미 연방 수사국은 학교 총기 난사 사건의 당사자도 국내적 혹은 무정부적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있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김혜남 박사는 2004년 한국정신분석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테러리즘과 정신분석'이란 논문을 발표했는데 여기서 테러리즘이 작동하는 방식을 사회는 물론 개인으로부터 고찰했다.

김 박사는 테러리즘은 정치, 경제, 종교, 문화, 역사 등의 다양한 힘들이 작용하며 벌어지는 복잡한 현상이기 때문에 인간 심리의 무의식적인 동기와 과정에 관한 정신분석적 설명만으로 이해될 수는 없지만, 분명 개인과 집단의 심리가 상호작용하면서 만들어내는 인간에 의한, 인간을 향한, 또 그들의 집단의 인간을 위한 죽음과 파괴의 행위이기 때문에 정신분석적 고찰을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북대학교 의과대학 박사들이 쓴 논문인 '테러리즘에 대한 소고'(황익근, 양종철, 2007년)에선 테러리즘을 발현시키는 심리적 배경을 분석했다. 이들은 자기애적 상처에서 생긴 증오, 어린시절 경험한 구타나 정서적 학대와 같은 트라우마, 모성 분리에 따른 원초적 불안 등을 제시하면서 이런 불안정한 자아 경계를 보강하기 위해 증오심과 공격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테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특히 현대 사회에선 양극화가 심화되며 상대적인 박탈감과 굴욕감, 증오와 불행감이 커지고 있다. 개인은 파편화되면서 정상적인 의사소통과 관계맺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것들이 얽히면 개인과 사회에 내재돼 있던 폭력성과 공격 본능, 종교적 근본주의에 대한 맹목이 자랄 수 있다. 기술과 미디어의 발전을 통해 테러가 '극장화'하면서 현실성을 잃는 것도 문제란 생각이 든다.   

한편 시카고트리뷴 오피니언 면에 이런 의견을 낸 사람도 있다. 보스턴 마라톤 테러를 저지른 형제 가운데 형인 타메를란 차르나예프가 복싱 선수였다는데 방점을 두고, 지속적으로 머리를 얻어맞음으로써 만성외상성뇌병변(CTE)를 앓게 됐을 수 있고 그래서 충동조절을 잘 못하게 되고 감정적인 불안정이 생겼을 수 있다는 견해. 

이런 의견은 성범죄자들의 경우 전전두엽에 이상이 생겨 자기조절 능력이 떨어진 경우가 많다는 연구 결과와 통하는 데가 있다. 그렇다면 범죄나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 예를 들어 국가같은 존재가 모든 사람의 뇌를 스캔해 분석한 뒤 통계적으로 범죄나 테러를 저지를 확률이 높은 사람을 선별해 관찰, 감시를 해야 할까.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면 너무 우익적일 것이다. 프라이버시의 문제가 대두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막고 싶어진다. 인명(人命)은 인간이 갖고 있는 것이지만 함부로 해선 안되는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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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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