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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화의 느리게 걷기] 마음을 비우기로 했다. 깨끗이

기사입력 : 2013년04월09일 14:48

최종수정 : 2014년06월23일 10:49

씨감자 사러 트럭 몰고 장터에 간다고 트위터에 사진 한 장 올렸더니 ‘김미화 농사지으러 시골로 들어갔다네’ 순식간에 전국적으로 소문이 좌악 퍼져나갔다.
김미화가 농사꾼됐다는 뉴스가 졸지에 검색어 1위까지 올라갔다.
인터넷의 위력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코미디언인 나를 향해 십년을 우려먹었으면 이제 우러날 것도 별반 없으련만, 대통령 행사 사회 한번 봤다는 이유로 요상시리 ‘친노좌파’ 라 엮어 나를 공격하다가 얼마 전 내게 큰 금액의 손해배상을 두 차례나 물어야 했던 기자가 속해있는 인터넷 매체가 또 다시 “‘친노좌파’ 김미화 석사 논문 표절 혐의 드러나” 라며 시류를 탄 자극적인 기사로 시비를 걸었다.

‘아무상관 없는 김미화씨가 시달림을 당하는 게 너무 미안하다’ 며 친노 쪽에서 오히려 내게 미안함을 표시할 정도로 정말 지긋지긋한 무좀보다도 더 오랫동안 당해 온 나다. 인터넷 매체를 가졌으니 그들은 그들이 생각하는 대로 쓰면 ‘땡’이고, 코미디언인 나는 알려진 사람이니 싸우는 것 자체가 상처지만 (허.. 연예인이 법정다툼 이라.. 독한여자네.. 헐.. 이겼다고 손해배상금을 통장에서 빼갔다네.. 등등) 아닌 건 아니니 바로잡아야 된다는 생각에 싸움을 시작했었다.

내가 법정에 고소를 하는 순간 그들은 나에 대한 보복성 기사를  하루에 우와~ 수십 건 씩 써댔다. 
쓸 기사가 뭐 그리 많았는지.. 재미삼아 그 매체를 들어가 보면 온통 ‘친노좌파 김미화가 이랬다’ ‘친노좌파 김미화가 저랬다’ ‘친노좌파 김미화는 어쩌구.. 저쩌구..’ 일색 이었다.
 
호기심 많은 나는 급기야 ‘인터넷신문 이라는 게 도대체 뭐길래’ 이다지도 횡포를 부릴까 하는 생각으로 나도 ‘순악질늬우스’라는 이름을 만들어 도청에 언론사 개업허가를 접수하기에 이렀다. 그런 것들에 대응하려면 법보다는 ‘언론vs언론’으로 싸우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수 일 만에 바로 ‘언론사 허가증’이 나왔다. 그러나 당시 ‘뉴스타파’ 등 인터넷 매체의 활동이 두드러지면서 나까지 이럴 필요 있겠나 하는 마음이 들어 결국 접고 말았지만 ‘인터넷언론? 그거 어려운거 아니구만!’ 쩝~. 

경북 청도에 전유성씨가 만든 ‘개나 소나 콘서트’ 는 아무나 만들어 낼 수 없는데..인터넷 언론사는?
신고제로 바뀐 이후로는 아무나 신고만 하면 사장과 글 쓰는 이 딱 두 사람만 있어도 질이나 품격 상관없이 바로 신문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

아무튼 표절시비를 당하던 당시는 북한에서 김정은의 세 번째 핵실험 뉴스로 지구 전체가 들썩거리던 때다. 평소에 ‘종북이 선동질.. 빨갱이가 저쩌구..’ 침을 튀어가며 외치던 그 매체는 그런 엄청난 국제적 이슈가 터졌는데도 핵 뉴스는 온데간데없고 코미디언 한명을 때려잡기 위해 총력을 쏟아 붓고 있었다. 그들은 나를 김정은 보다 더 ‘거물’급으로 생각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나, 이런 여자다. 고맙다. 히히.

한편 남의 글을 퍼 옮겨놓고 자기 글인 양 행세하는 것은 그야말로 ‘표절’이자 이는 학자 혹은 학생으로서도 용서받기 어려운 ‘부도덕’이다. 답답한 것은 논란이 되었던 ‘인용, 재인용’의 시비를 일반 독자들에게 이해시키기란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昔者(석자) 莊周夢爲蝴蝶(장주몽위호접)
俄然覺(아연각) 則蘧蘧然周也(즉거거연주야)
不知周之夢爲蝴蝶與(부지주지몽위호접여)
蝴蝶之夢爲周與(호접지몽위주여)
어느 날 장주(莊周)는 꿈속에서 나비가 되었다.
얼마 후 문득 꿈에서 깨어보니, 자신은 틀림없는 장주였다.
그러니 장주가 꿈속에서 나비가 된 것인지,
아니면 그 나비가 꿈을 꾸면서 장주가 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蝴蝶之夢(호접지몽)-

장자가 꿈에 나비가 된 이야기 蝴蝶之夢 (호접지몽) 익히 아는 이야기라 ‘장자’ 하면 나비 가 떠오르고 ‘나비’ 하면 장자가 떠오른다.
한자 번역도 그렇고 영문 번역도 그렇고 번역된 글이니 누가 옮겨 적어 인용을 해도 똑같이 蝴蝶之夢 인 것인데 다른 사람이 먼저 옮겨 적은 蝴蝶之夢 이나 내가 인용한 蝴蝶之夢 이나 똑같은 번역에 인용이니 백번을 옮겨 적어도 蝴蝶之夢 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대장금에서 장금이도 말했지 않은가 “호접지몽 이 호접지몽 이라서 호접지몽 이라고 했사온데.. 왜? 호접지몽 이냐고 물으신다면...”
나는 요즘 와서야 장금이를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인용의 재인용을 한 사람의 이름을 몇몇 군데 빼먹은 실수로 전체 작품(?)을 싸잡아 작두를 대령하라 카면 정말 마~ 이~ 억울하다.

참고로, 표절여부의 심판은 대학의 윤리위원회(정확한 이름은 모르겠으나) 같은 기구에서 판단할 일이지 인터넷 언론사 권한 밖의 일이다.
지난 10년간 소위 ‘카더라’ 보도로 멧집을 단단히 키워온 순악질이지만 이런 논란의 빌미가 된 것 자체가 내 실수이고 부족함이라 생각했다.

고민했다.
시사프로그램 10년 진행, 폼 나게 내려오려 했는데..
에구구~~!! 완죤 스타일 꾸기고 내려왔다.

받아들여야지.. 살아보니 인생이 그렇더라.
살다보면 되는 일보다 안 되는 일이 더 많게 마련이다.
그러나 순악질이 괜히 순악질이더냐?!
그냥 찌그러지고 주저앉아 있을 내가 아니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 나는 행복하게 살아야할 소중한 사람이다.
우리 시어머니도 말씀하셨다. 나는 귀한사람 이라고.
왜 귀한 내가 내 의지와 상관없이 불순한 다른 의지에 의해 휘둘려야 한단 말인가. 그날 저녁 나는 잠자리에 누워 생각들을 정리했고 쉽지 않은 결심을 했다.

마음을 비우기로 했다. 깨끗이..
다음 날, 새 아침을 맞는 몸도 마음도 가뿐했다. 

일찌감치 밥을 챙겨 먹고 동네 농부 영록삼촌네 집에서 트럭을 빌려 동네 한 바퀴를 돌며 장터 종묘사에 들러 밭에 심을 씨감자도 구했다. 오이, 호박넝쿨이 타고 올라갈 튼튼한 지지대도 철물점에서 사서 싣고, 동네식당에 국밥 한 그릇 후루룩 말아 먹고 나오는데 식당 주인아저씨가 슬리퍼 신은 채로 따라 나와 능숙한 삽질로 퍽..퍽.. 대시더니 황매화, 모란꽃, 라일락을 분을 한 아름 실어주신다.  아이고.. 감사합니다요.. 

할 일이 산더미가 됐다.
하루 종일 나는 흙구덩이를 파고 닭똥 삭힌 계분을 섞고, 흙을 만져 돌을 골라내고, 소똥을 뿌리고 다시 흙을 덮다가 땅바닥에 에라~ 모르것다.. 다리 쭈욱~ 뻗고 철퍼덕 앉아서 주위의 흙을 조물조물 만지다 보니 꼭 울 엄마 젖가슴을 만지는 것처럼 행복이 스믈.. 스믈.. 기어나온다.

어릴 적 시골 큰아버지 집에 가면 오빠들이 산 어딘가 흙을 파고파고 또 파고 땀을 질질 흘리며 땅 끝까지 깊숙이 파고 뭔 뿌리를 캐냈는데 거짓말 좀 보태서 코끼리 다리통만큼 굵은 칡뿌리를 낑낑대며 캐곤 했었다. 질질 끌고 집까지 걸어가면서 질겅질겅 칡을 씹으면 처음엔 쓴 맛이지만 점점 달달해 지면서 칡 밥이 입안에 가득해지곤 했었지.. 오랜 세월 흙 속에 묻혔던 행복하고 아련한 추억이 되살아난다.
나는 그 동안 무엇을 위해 그토록 바쁘게만 살아 왔던가. 

내가 씨감자 농사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접한 많은 사람들이 ‘위로’의 문자들을 보내왔다. 우리 민족의 의식 속에는 아마도 ‘농사=낙향=고생’의 등식이 깔려있나 보다.
그러나 나는 ‘흙장난’이 좋다. 나는 농사가 좋다.

여러분들께 강추한다. 
회색 도시에서 탈출 해 언제든 흙 구경하고 흙장난 해보고 싶은 사람은 오시라.
땅기운 실컷 느끼며 ‘놀맨 놀맨’ 흙 밟고, 만지고, 심지어 감자, 고구마도 캐고, ‘음메! 기살어~!!’  외치게 해드릴 터이니.

음메! 기살어~!!

프로필

-KBS 2기 공채 개그맨
-성균관대학교사회복지학 학사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동양철학 박사과정
-희망서울 홍보대사
-CBS 라디오 ′김미화의 여러분′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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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 여제 김예지, '진짜 킬러'로 변신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파리올림픽 사격 은메달리스트 김예지가 글로벌 대형 프로젝트 영화 '아시아'의 스핀오프 드라마 '크러쉬'에 킬러로 캐스팅 됐다. 김예지는 미국과 아시아 7개국 이상 다국적 스타들이 총출동하여 인종 혐오와 차별에 대한 다양한 인간군상의 얽히고설킨 이야기의 영화 '아시아'(이정섭 감독)의 스핀오프 숏폼 시리즈 '크러쉬'에 출연한다. 2024 파리올림픽 은메달리스트 김예지와 인도의 글로벌 스타 아누쉬카 센이 '아시아' 스핀오프 숏폼 시리즈의 킬러로 동반 캐스팅 됐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영화 '아시아'의 스핀오프 드라마 '크러쉬'에서 킬러로 출연하는 김예지(사진 완쪽).  [사진 = 플랫폼 플필 제공]  2024.09.19 oks34@newspim.com 김예지 소속사 배우 캐스팅 플랫폼 플필 류민국 대표는 "김예지는 아시아랩의 글로벌 대형 프로젝트 영화 '아시아'의 스핀오프 작품에서 세계적인 배우들과 함께 매력적인 킬러 역할의 배우로서 첫 선을 보이는 것에 대해 떨리면서 기쁨을 전했다며, 곧 공개되면 전 세계 팬들에게 큰 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누쉬카 센 역시 인도에서 아역 출신의 인도 최고의 스타 배우로서 인스타그램 4,000만 팔로워를 갖고 있는 막강한 메가 인플루언서이기도 하다. 인도 아마존 프라임 시청률 1위 드라마 시리즈 주연으로 현재 인도와 해외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한 한국에 기반한 아시아랩 글로벌 매니지먼트 소속으로 2024년 한국관광 홍보대사로서 한국과 인도 양국의 문화와 예술, 엔터테인먼트를 연결하는 주역이며, 특히 인도의 한류 붐을 일으킨 가장 큰 공헌자이기도 하다. 아시아랩(Asia Lab)의 CEO이자 연출자인 이정섭 감독은 "아누쉬카 센과 김예지의 '아시아' 스핀오프 숏폼 시리즈의 킬러 동반 캐스팅은 글로벌 숏폼 시리즈의 혁신과 새로운 장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전했고, 이미 공개된 영화 '아시아' 티저 트레일러는 여러 플랫폼에 3,00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강렬한 영상과 스토리로 전 세계 관객들에게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oks34@newspim.com 2024-09-1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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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향후 금리 인하 속도 의견 '분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0.50%포인트(%P) 금리를 내리는 '빅컷'을 단행한 후 연준의 향후 행보와 관련해 월가의 의견이 분분하다. 금리가 낮아질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금리가 내리는 속도와 최종 금리에 의견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19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11월부터 매 회의에서 0.25%P씩 금리를 낮춰 내년 중순 기준금리가 3.25~3.50%로 낮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전날 '빅컷'을 정확히 예측한 JP모간 체이스 앤 코는 11월 50%P 인하를 예상하면서도 이 같은 정책 결정이 미국 고용시장 상태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 리서치는 연준이 4분기 0.75%P의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내년 1.25%P를 추가로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BofA는 보고서에서 "우리는 연준이 더 깊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생각한다"며 "큰 폭의 금리 인하 이후 연준이 매파적으로 놀라움을 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9.20 mj72284@newspim.com 반면 바클레이스는 연준이 11월과 12월 0.25%P씩 인하한 후 2025년에도 같은 속도로 금리를 내려 연말 기준금리가 3.50~3.75%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시티그룹은 연준이 11월 0.50%P, 12월 0.25%P 금리 인하를 단행한 후 내년에도 0.25%P씩의 금리 인하를 지속해 연말 금리가 3.00~3.25%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날 연준은 기준금리를 0.50%P 인하한 4.75~5.00%로 정했다. 이로써 연준은 지난 2020년 3월 이후 4년 반 만에 처음으로 금리 인하에 나섰다. 연준은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가 아닌 연착륙에 대한 자신감으로 이례적인 '빅컷'을 단행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로 향한다는 더 큰 자신감을 얻은 상황에서 중립 수준보다 훨씬 높은 기준금리를 낮춰 현재의 강력한 고용시장을 지키겠다는 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설명이다. 웰스파고의 마이클 슈머처 전략가는 "2024년 완화 사이클은 역사적인 수준의 시장 불확실성과 함께 시작됐다"며 연준이 미국 경제가 경착륙할 경우 앞으로 1년간 3.50%P, 연착륙의 경우 1.50%P의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금리선물 시장은 11월 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25bp의 금리 인하가 이뤄질 확률을 57.5%, 50bp 인하 가능성을 42.5%로 각각 반영 중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후 12월 18일 회의에서도 추가로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연말까지 추가로 총 0.75%P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나타나고 있다.   mj72284@newspim.com 2024-09-20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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