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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임죄 해법찾나] 법학계 "형사법 부적절"

기사입력 : 2013년03월28일 15:32

최종수정 : 2013년03월28일 15:41

[뉴스핌=강필성 기자] “기업인에 대한 지나친 배임죄 처벌은 기업 경영활동에 대한 과도한 형사적 개입이며 기업인의 경영과 투자 활동을 위축시켜 국민경제에 불이익을 줄 수 있습니다.”

이경렬 숙명여대 법과대학장이 지난해 말 배임죄에 대한 토론회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배임죄를 형사법으로 제한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판단의 근거다.

법학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배임죄 논란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이어지는 뜨거운 감자다. 무엇보다 ‘경제민주화’ 이슈가 불거지면서 새 정부와 대기업들의 뜨거운 시선을 받는 이슈이기도 하다. 

배임죄가 이처럼 화제가된 가장 큰 이유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경영상의 판단에 따른 실패와 배임죄에 대한 책임의 구분이 모호한 탓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민의 지지를 얻기 쉬운 ‘대기업 때리기’가 새로운 대기업 때리기의 방법으로 거론될 수 있다는 점은 법학계에서 뜨거운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박민영 동국대 법학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는 “배임행위에 대해서는 행위자가 누구이든 철저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하나, 기업인의 배임행위는 일반적인 배임행위와 다른 측면도 있기 때문에 이러한 특수성을 고려할 필요성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권 초기 최근 경제민주화 논의에 편승해 자칫 기업 때리기 일환으로 변질될 우려도 적지 않다는 해석이다.

그는 “다른 기업들이 실패가 두려워 망설이고 있을 때 과감하게 위험을 무릅쓰고 사업 시행을 한 경영진에 대하여 결과적으로 실패하여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다보니 경영자가 개인적 이익을 취득하려다 그렇게 된 것이라고 치부해 버리며 배임죄로 처벌할 수 있는 개연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것이 일부 대기업의 사법처리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결국 경영상의 판단으로 인해 ‘전과자’가 될 수 있다면 경영자가 선택할 수 있는 사안은 대폭 좁아지게 된다. 공격적인 판단보다는 안정적고 방어적인 선택만 가능해지는 것이다.

결국 배임죄가 기업인들의 투자를 위축시키리라는 판단은 이 대목에서 비롯된다.

김형성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형법은 기본적으로 법익침해에 대한 사후적 처리를 목적으로 하는 것인데, ‘위험’만 초래해도 처벌하는 것은 법익 침해의 전 단계에 국가의 형벌권이 미리 개입하는 것으로 배임죄 무죄율이 일반 형사범에 비해 5배나 높은 것이 그것을 반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경영상 판단이 어떤 결과를 내더라도 이것으로 인해 발목으로 잡히거나 면죄부 되지 않게 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법 개정 과정에서 이런 조문이 들어가 있으면 법원이 이런 경우는 경영상 판단으로 보고 배임 부분을 적용 안해도 되겠다는 법적 근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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