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의 실망스러운 4분기 성장률 잠정치가 ‘리스크-오프’ 트레이딩을 자극했다.
전날 급등했던 미국 국채 수익률도 하락,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상승했다. 특히 30년물 국채가 예상보다 낮은 금리에 발행된 데 따라 장기물 국채가 상승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3bp 내린 2.00%에 거래됐고, 30년물 수익률은 6bp 급락한 3.18%를 나타냈다. 2년물 수익률이 1bp 내렸고, 5년물이 5bp 떨어졌다.
이날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4일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연초 이후 5.2%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반적인 국채시장 낙폭인 1.1%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재무부는 160억달러 규모의 30년물 국채를 3.180%에 발행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3.195%를 밑도는 수치다.
BNP 파리바의 아론 콜리 전략가는 “30년물 국채 발행 결과는 상당히 만족스러울 뿐 아니라 미 국채에 대한 탄탄한 수요 기반을 다시 확인시켜 줬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유로존 4분기 성장률은 매크로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증폭시켰다.
유럽연합 통계청인 유로스타트는 지난해 4분기 유로존 경제가 전분기 대비 0.6%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발표했다. 이는 4년래 최저 수치다.
특히 유로존 경제의 핵심 동력으로 꼽히는 독일과 프랑스 등 중심국 경제의 하강이 두드러져 우려를 높였다.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4분기 0.6%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고, 2위 경제국인 프랑스는 0.3%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분기 성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유로존 경제가 제자리 걸음을 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3개월 전 0.3%로 제시했던 전망치를 0%로 떨어뜨린 것이다.
주변국의 부채위기와 이에 따른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민간 및 공공 부문의 지출이 당초 기대했던 만큼 성장에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ECB는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역시 1.1%로 제시, 이전 보고서에서 전망했던 1.3%보다 낮춰 잡았다.
이에 따라 안전자산으로 시중 자금이 집중,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3bp 하락한 1.64%에 거래됐다. 2년물 수익률도 4bp 내린 0.18%를 나타냈다.
바예리스케 란데스방크의 마리우스 데이엄 전략가는 “예상보다 부진한 4분기 성장률로 인해 올해 전망치가 연이어 하향 조정될 전망”이라며 “ECB가 마이너스 금리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