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수도권 KTX(한국형고속철도) 민간경쟁 도입을 놓고 국토해양부와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잇따라 치고 받으면서 '점입가경' 형세를 띠고 있다.
코레일이 철도시설공단과 통합으로 선수를 치자 국토해양부가 코레일의 철도 관제권 회수, 종사자 자격증 제도 도입 등을 잇따라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국토부는 급기야 코레일의 보유한 역사와 차량기지 등 코레일 자산 중 60%를 환수해 국유활 방안이다.
국토해양부는 지난해 7월 김한영 교통정책실장이 "정치권 반대로 (KTX민간경쟁 도입의) 추진동력을 잃었다"고 발언한 이후 지난해 말 대통령 선거가 끝날 때까지 민간경쟁 도입에 대한 업무는 손을 대지 않았다.
그러나 KTX 민간경쟁 논란이 재점화된 것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당선되면서 부터다.
포문은 코레일이 열었다. 코레일은 대선 직후 철도시설 관리를 맡고 있는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운영을 맡고 있는 코레일을 통합하는 이른바 '상하통합'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과거 2004년 철도청이 한국철도공사와 철도시설공단으로 분리되기 이전으로 돌아가자는 주장이다. 이렇게 되면 국토부가 추진하는 철도 운영 민간경쟁 도입은 논리적으로 불가능해진다. 철도의 건설과 운영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맡고 있는 기관이 있는데 이중 운영권 일부만 떼내 민영화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기 때문이다.
코레일의 통합론에 국토부는 격분했다. 국토부는 즉각 "개혁의 대상인 코레일이 정책을 주도하는 것처럼 통합 건의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이어 코레일에 대해 해당 발언에 대한 경위조사 등을 지시해 논란이 됐다.
새해가 밝자마자 국토부는 작심한 듯 코레일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죄고 있다. 지난 9일 국토부는 코레일의 철도관제권을 회수해 철도시설공단으로 이관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철도산업기본법(철기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내놨다.
관제권 회수에 담긴 국토부의 의도는 코레일을 '철도사업자'에서 '철도운영사업자'로 격하시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버스운수사업자가 도로교통 신호를 관제할 수 없고, 항공운수사업자가 공항 관제를 맡을 수는 없다"며 이같은 논리를 분명히 밝혔다.
이와 함께 철기법 하위법령에서는 적자노선에 대해 신규운영자의 진입을 허용한다고 못박았다. 이는 국토부가 수도권KTX 민간경쟁 도입 이후 다른 노선도 민간운영사업자에게 운영권 임대를 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즉 철도운영권 민간경쟁도입의 포석인 셈이다.
또한 이튿날 내놓은 철도종사자에 대한 자격증 제도 도입도 철도 민간경쟁 도입 의지를 분명히 한 부분으로 지적된다. 전통적인 강성노조로 꼽히는 코레일 노조는 KTX 민간경쟁이 도입되더라도 민간 운영사 이직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KTX 기관사 교육은 코레일이 전담하고 있는 만큼 이 경우 민간 운영사는 고액의 연봉을 제시하지 않는 한 기관사 모집이 어려워진다.
하지만 자격증 수여제도가 도입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KTX 기관사 등 철도 종사자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며 민간 철도운영사도 인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코레일 관계자는 "코레일은 공기업이란 장점이 있는 만큼 웬만한 급여 차이로는 특히 KTX 기관사가 이직하는 현상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를 대비해 국토부가 내놓은 전략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음으로 국토부가 쏘아올릴 '후속탄'은 철도 역사등 재산권 환수로 꼽힌다. 국토부는 지난해 9월 '철도자산처리계획 변경안'을 산하 의결기구인 철도산업위원회 심의를 상정했다. 계획대로라면 지난 2004년 철도공사 출범때 분류했던 공사 운영자산을 재분류해 국가가 환수하게 된다.
국토부는 계획 변경을 통해 역사와 차량기지시설을 시설자산으로 재분류해 환수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공사에 대한 정부의 출자액은 기존 13.9조원에서 역시설(2.1조), 차량기지(3.4조) 등 5.5조원으로 줄어든다.
강성노조와 공무원출신 직원이 동거하고 있는 코레일의 사정은 복잡하다. 양측의 다른 견해로 인해 '투쟁'과 '순종' 중 한가지 결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새정부가 출범하면 양측의 난타전이 더욱 가열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과정에서 KTX민간경쟁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에둘러 표현한 바 있는 만큼 민간경쟁 도입 지지로 갑자기 선회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 이후 국토부의 입장이 강경화됐다"며 "민간경쟁 문제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선까지 간 만큼 올 상반기에 국토부의 '진검'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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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지지율 62.2% [리얼미터]
[서울=뉴스핌] 김미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62.2%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7일 나왔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이날 공개한 4월 4주차 주간동향을 살펴보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62.2%로 지난주보다 3.3%포인트(p) 하락했다.
직전 조사인 4월 3주차에서 65.5%로 취임 후 최고치를 경신한 뒤 하락했다.
부정평가는 33.4%로 3.4%p 상승했다. '잘 모름' 응답은 4.4%였다.
리얼미터 측은 "인도-베트남 정상회담 성과와 코스피 최고치 경신이라는 긍정적 신호에도 불구하고, 중동전쟁 여파로 이어진 고유가·고물가로 민생 부담이 커지면서 지지율은 하락 조정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규제합리화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6.04.15 photo@newspim.com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0.8%p 상승한 51.3%, 국민의힘이 0.7%p 하락한 30.7%를 기록했다. 양당 격차는 전주 19.1%포인트에서 20.6%포인트로 늘었다.
이어 개혁신당 3.6%, 조국혁신당 2.5%, 진보당 1.3% 순이었다. 기타 정당은 3.3%, 무당층은 7.2%였다.
리얼미터 측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전국 현장을 찾는 민생 행보를 이어가며 당의 결집력을 강화하면서 민주당 지지율 상승세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에는 "장동혁 대표의 방미 성과를 둘러싼 외교 논란과 지방선거 당내 공천 갈등이 겹쳐 지지율 하락세를 보였다"고 판단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진행됐으며,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조사는 20~24일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9명을 대상으로,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다. 응답률은 5.4%다.
정당 지지도 조사는 23~24일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응답률은 4.3%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the13ook@newspim.com
2026-04-2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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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사웨, 마라톤 '2시간 벽' 깨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마라톤 풀코스 42.195㎞ '2시간의 벽'이 공식 대회에서 처음으로 무너졌다.
케냐의 사바스티안 사웨(30)는 26일(한국 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26 런던 마라톤 남자부에서 1시간 59분 30초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2023년 켈빈 키프텀(케냐)이 시카고 마라톤에서 작성한 종전 세계기록 2시간 00분 35초를 무려 65초나 지운 역대급 레이스였다. 인류가 공식 공인 마라톤 레이스에서 '서브 2'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웨는 초반부터 흔들림이 없었다. 선두 그룹에서 안정적으로 레이스를 이끌며 5㎞를 14분 14초에 통과했다. 당시 페이스만으로도 2시간 00분 3초가 예측되는 살인적인 속도였다. 하프 지점도 1시간 00분 29초로 통과했다. 세계기록 페이스를 유지하면서도 표정에는 여유가 남아 있었다는 현지 중계진의 평가다.
[런던=뉴스핌] 박상욱 기자=사바스티안 사웨가 26일(한국시간) 2026 런던 마라톤 남자부에서 1시간 59분 30초에 결승선을 골인한 뒤 자신의 신발을 들어보이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4.26 psoq1337@newspim.com
승부는 30㎞ 이후였다. 사웨는 1시간 26분 03초로 30㎞ 지점을 찍은 뒤 페이스를 다시 끌어올렸다. 요미프 케젤차(에티오피아)가 옆에서 따라붙자 오히려 속도를 더 올리며 양자 구도를 만들었다. 결승선을 약 1.7㎞ 남기고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사웨는 체중이 하나도 남지 않은 듯 가볍게 치고 나갔고 케젤차는 그 스퍼트를 끝내 버티지 못했다.
버킹엄궁 앞 스트레이트에 들어설 때 승부는 이미 끝나 있었다. 사웨는 두 팔을 번쩍 치켜들며 1시간 59분 30초를 찍었다. 2시간 벽을 깨기 위한 수십 년 도전이 한순간에 결실을 맺는 장면이었다. 그는 결승점에서 "정말 행복하다. 잊지 못할 날이다. 초반부터 페이스가 좋았고 결승선에 가까워질수록 몸 상태가 더 좋아지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런던=뉴스핌] 박상욱 기자=사바스티안 사웨가 26일(한국시간) 2026 런던 마라톤 남자부에서 1시간 59분 30초에 결승선을 골인하고 있다. 2026.4.26 psoq1337@newspim.com
2위로 골인한 케젤차 역시 1시간 59분 41초에 완주하며 인류 역사상 두 번째 '서브 2' 기록을 남겼다. 3위 제이컵 키플리모(우간다)는 2시간 00분 28초로 골인해 종전 세계기록을 앞질렀다. 인류가 한 번도 넘지 못했던 장벽이 한 레이스에서만 세 번이나 뛰어넘어진 셈이다.
'2시간의 벽'은 오랫동안 인간 한계의 상징이었다. 엘리우드 킵초게(케냐)가 2019년 비엔나 특설 코스에서 1시간 59분 40초를 찍긴 했다. 하지만 이는 레이저 유도차량, 대규모 페이스메이커, 특수 설계 코스가 동원된 이벤트 레이스로 공식 기록으로는 인정받지 못했다. '인간의 다리만으로, 공인 조건에서 2시간을 깰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여전히 열린 채 남아 있었다. 사웨는 그 물음에 '가능하다'는 답을 내놓았다.
사웨는 이미 예고된 '차세대 괴물'이었다. 2024년 발렌시아 마라톤 데뷔전에서 2시간 02분 05초로 우승한 뒤, 2025년 런던 마라톤에서는 2시간 02분 27초로 정상에 올랐다. 메이저 마라톤 풀코스 4전 전승이다. 그는 대회를 앞두고 "세계 신기록은 시간문제다. 언젠가 2시간 이내에 마라톤을 완주하는 첫 선수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런던에서 그 약속을 현실로 바꿨다.
[런던=뉴스핌] 박상욱 기자=티지스트 아세파가 26일(한국시간) 2026 런던 마라톤 여자부에서 2시간 15분 41초에 결승선을 통과한 뒤 감격하고 있다. 2026.4.26 psoq1337@newspim.com
여자부에서도 세계기록이 쓰였다. 에티오피아의 티지스트 아세파가 2시간 15분 41초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지난해 같은 대회에서 자신이 작성한 2시간 15분 50초를 9초 줄인 기록이다. 여자 선수만 뛰는 레이스 기준 세계 최고 기록이 다시 한 번 교체됐다. 2위 헬렌 오비리와 3위 조이실린 제프코스게이(이상 케냐)도 각각 2시간 15분 53초, 2시간 15분 55초를 찍으며 사웨의 레이스 못지않은 하이 레벨 경쟁을 펼쳤다.
세계육상연맹은 여자 도로 레이스 기록을 '혼성 경기'와 '여자 단독 경기'로 나눠 집계한다. 남자 선수들이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는 혼성 레이스와 여자들만 뛰는 레이스의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혼성 마라톤 여자 세계기록은 루스 체픈게티(케냐)가 2024년 시카고 마라톤에서 작성한 2시간 09분 56초다. 이번 런던에서는 여자 단독 레이스 기록이 다시 쓰였다.
마라톤은 인간 한계를 시험하는 스포츠다. 그 종목에서 가장 단단해 보이던 벽이 무너졌다. 사웨는 레이스 뒤 "오늘 이 자리까지 오직 기록 단축만을 위해 달렸다. 인간에게 한계가 없다는 걸 보여줘 기쁘다"고 말했다.
psoq1337@newspim.com
2026-04-27 07: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