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내년 전 세계 경제 성장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주장이 연이어 나와 주목된다.
유로존 부채위기에 따른 침체 리스크가 이미 주변국에서 중심국으로 확산됐고, 미국 역시 재정절벽 리스크와 무관하게 경기 한파가 기다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 최악의 경우 글로벌 경제 -2% 성장
정책자들이 적절한 위기 대처에 실패할 경우 글로벌 경제가 2%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모간 스탠리가 20일(현지시간) 전망했다.
모간 스탠리는 세계 경제가 과거 어느 때보다 정부와 중앙은행이 시행하거나 하지 않은 정책에 크게 휘둘리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모간 스탠리가 제시한 내년 세계 경제 최악의 시나리오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과 의회가 재정절벽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1~3분기 연속 마이너스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는 한편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 추가 인하와 국채 매입을 시행하지 못한 데 따라 부채위기가 더욱 손 쓸 수 없는 상황에 이를 전망이다.
내년 글로벌 경제의 침체 리스크를 경고한 것은 모간 스탠리 뿐만이 아니다. 앞서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학 교수는 핵심적인 악재들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으며, 이 때문에 2013년 글로벌 경제의 하방 위험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금까지 침체 리스크는 유로존 주변국과 영국에 집중됐지만 이제 중심국으로 확산된 상황”이라며 “미국 역시 재정절벽 리스크를 모면한다 하더라도 결국에는 세금 인상과 재정지출 축소로 인해 내년 GDP가 최소한 1% 줄어드는 결과를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쓰러지는 도미노, 브레이크가 없다
실제로 3분기 유로존 경제가 공식적인 침체에 빠진 데 이어 프랑스가 최고 신용등급인 'AAA' 등급을 상실, 비관적인 시나리오가 현실로 성큼 다가왔다.
무디스는 프랑스의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1'로 깎아내리고 ‘부정적’ 등급전망을 유지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의 존 레이스 채권 전략가는 “프랑스의 신용등급 강등은 유로존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우려를 높이는 동시에 독일의 부담이 더욱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중심국 경제가 흔들릴 경우 주변국의 구제금융 집행이 난항을 맞을 수밖에 없고, 전반적인 성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부채위기가 악화될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과 일본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선 역시 편치 않다. 6000억 달러 규모의 재정지출 삭감과 세금 인상을 피한다 하더라도 부채와 재정적자가 한계 수위에 이른 미국 정부는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다. 일부 시장 전문가는 미국 정부가 유로존의 실패한 긴축안을 시행, 경제를 침체로 몰아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지난 3분기 또 다시 침체에 빠진 일본 역시 경기 후퇴가 확대될 전망이다. 4분기 역시 0.4% 내외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의견이 모아진 가운데 일본 정부는 2차 경기부양에 1조엔을 투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치권의 변수로 인해 실제 집행과 경기 회복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시장 전문가는 회의적인 시선을 보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