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재정절벽 ·당국 개입·수출업체 네고
[뉴스핌=김연순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의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7일 원/달러 환율은 그동안 강한 지지선으로 작용했던 1090원을 깨고 1080원대로 급락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약세에 배팅하는 모습이 전개됐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미국 대선 이후 원/달러 환율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추가 하락을 이어갈 것인가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재정절벽 이슈와 외환당국의 개입경계감,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향후 원/달러 환율의 방향성과 추가 하락 속도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오바마 통화정책 유지, 추가 하락 '무게'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추가 하락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가 추진했던 기존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기대감에 미국 대선까지 관망세를 유지했던 역외세력도 달러 매도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A은행의 한 딜러는 "오바마 당선으로 초저금리 정책기조가 당분간 지속되고 양적완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 위안화 강세 압력을 넣기 때문에 원/달 환율은 당분간 하락 전망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선물의 변지영 연구원은 "통화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깨지면서 안도감으로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내부적으로 추가 하락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1080원 하향 돌파 시도를 전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0월 뉴스핌의 원/달러 환율 연말 전망 'POLL'에서도 대부분의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1080원 수준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높았다.
B은행의 딜러는 "미국 대선이 오바마 대선으로 끝나면서 1080원 레벨까지는 밀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외환당국이 1090원에서 한번 막았기 때문에 추가 하락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반해 C은행의 딜러는 "오바마 재선 확정 얘기가 나오면서 글로벌 달러가 약세로 돌아섰지만 대선재료는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본다"면서 "추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재정절벽·당국 개입·네고가 추가 하락 'KEY'
오바마 대통령의 대선 승리가 원/달러 환율에 하락 모멘텀으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재정감축 합의와 재정절벽과 관련된 불확실성 변수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과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도 추가 하락에 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C은행의 딜러는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지만 하원은 공화당의 차지로 정치시스템 자체로만 본다면 바뀔 것이 없다"면서 "재정절벽과 관련해 어떻게 협상이 진행되느냐가 따라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환선물의 정경팔 팀장도 "연말에 가서 미국 재정절벽에 대한 불안감과 차익 실현 등으로 환율이 오를 수 있다"고 관측했다.
여기에 또 하나의 변수의 수출업체 네고물량이다. 최근 글로벌 이슈에 시장반응이 다소 둔감해지고 거래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C은행의 딜러는 "해외쪽 변수는 루틴하게 가는 상황이고 최근 시장에서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메인변수"라며 "최근 네고물량이 원/달러 환율 시장 방향을 정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 딜러는 이어 "원/달러 환율은 수출업체 네고물량에 이어 당국의 개입경계감이 키를 쥐고 있다"면서 "두 팩트의 힘겨루기가 향후 장의 방향성과 속도를 결정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