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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안철수 만나 "야권 통일돼야" 조언

기사입력 : 2012년10월02일 16:27

최종수정 : 2012년10월02일 16:27

- 유민영 대변인 "안 후보는 별다른 말 없이 경청"

[뉴스핌=노희준 기자]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의 예방을 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는 2일 "야권이 통일돼야 한다"고 밝혔다. 야권 단일화를 주문한 것이다. 

국회사진기자단 =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2일 오전 서울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을 방문해 이희호 여사와 환담을 나누고 있다

안 후보측 유민영 대변인은 이날 안 후보가 김대중 도서관으로 이 여사를 예방한 자리에서 두 사람이 비공개로 환담한 내용 가운데 이 여사가 "한 사람이 나와서 여당과 싸워야 한다. 꼭 이겨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안 후보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이 여사의 '야권 단일화 주문'에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넘어가면서 경청했다고 유 대변인은 귀띔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이 여사를 예방하고 공개·비공개 포함해 30여분간 환담을 나눴다. 공개 환담에서 이 여사는 주로 안 후보에게 민주주의와 남북통일, 중산층 증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여사는 "당선되면 우리나라를 철저한 민주주의 사회로 만드시는 데 수고하시라"며 "남북이 갈라진 지가 너무 오래됐다. 그래도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때는 서로 왕래도 하고 회담도 했는데 그것이 끊어졌다. 그러니까 남북 통일을 위해 수고를 많이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안 후보는 "명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여사는 이어 "서로 대화하고 만나면 아무래도 자연히 가까워진다"면서 "우리나라가 함경도 쪽에 탄광도 많고 자원이 많은데 그것도 중국에 빼앗겼다. 그 문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면 경제적으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안 후보는 "중요한 지적"이라고 수긍했다.

이 여사는 또한 "서민층의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사회가 불안하다"면서 "안전한 사회는 중산층이 많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까 그점을 유의하셔서 어떻게 해서든 서민층이 중산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시면…"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안 후보는 "예. 지금까지 가장 중요한 문제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이 여사는 "여러가지 많이 생각하고 계실 것"이라고 덧붙였고 안 후보는 "부족한 점 많은 도움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여사는 "잘 하시라고 믿는다"고 덕담을 건넸고, 안 후보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안 후보는 이 같은 이야기에 앞서 이 여사와 인사를 나눈 뒤 주로 김대중 정부 시절의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경험담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안 후보는 정책기획위원회 첫 회의 때를 상기하며 "(김대중 전) 대통령님 바로 옆에 앉아서 (김 전 대통령이) 여러 가지 IT에 대해 물어보셔서 제가 어린 마음에 아마도 잘 모르실 거라고 생각하고 굉장히 실례되게 장황하게 설명을 드렸던 적이 있다"면서 "그런데 나중에 다른 분들이 말씀하시는데 김대중 대통령이 다 아신다고 해서 저 혼자 아는 것처럼 떠들었다는 게 굉장히 송구했고 한편으로는 경청이라는 게 뭔지에 대해서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이에 이 여사는 "워낙 (김 전 대통령이) 책을 좋아하셨고 옥살이를 많이 하는 동안에 아무 것도 할 일이 없어 책만 읽으셨다"며 "이것 저것 책을 차입해 드리고 신문에 새로운 책이 나오면 그것도 사서 드리고 그랬다"고 설명했다. 

이날 환담에는 이 여사 측에서 윤철구 김대중평화센터 사무총장과 최경환 김대중 평화센터 공보실장, 안 후보측에서는 박선숙 선거총괄본부장이 배석했다.

국회사진기자단 =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2일 서울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이희호 여사를 예방했다. 예방 후 안 후보가 김대중도서관 전시실을 둘러보고 있다.

안 후보는 이 여사와 환담을 끝낸 후 1층으로 내려와 김성재 전 김대중 도서관장의 인도를 받고 박선숙 본부장의 설명을 들으며 김대중 도서관 전시실에 15분 가량 머물렀다. 

이 과정에서 안 후보는 김 전 대통령의 목포일보 사장시절부터 3선 개헌 반대투쟁, '김대중 납치사건', 사형선고, 수감 시절, 대통령 당선, 6·15 남북정상회담, 노벨평화상 수상까지의 일대기를 둘러봤다. 안 후보는 6·15 남북정상회담 선언문 등에 주의깊은 관심을 기울였다.

이후 김대중 도서관을 나와서는 기자들이 이 여사 예방 소감을 묻자 "사실 연휴 동안 번거로우실 것 같아서 조금 늦게 인사드렸다"면서 "여러가지 좋은 말씀 많이 하셨고 격려의 말씀도 해주셨다. 저도 정책기획위원회에 참여했을 때 추억을 말씀드렸다. 따뜻한 좋은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남북관계의 추진 방향에 대해서는 "지금 다른 후보들도 지금보다는 좀더 개선된 형태로 서로 대화의 물꼬를 터야한다는 것은 모두 같은 입장으로 알고 있다"며 "좀더 점진된 관계 개선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답했다.

안 후보는 김대중 도서관 방명록에 친필로 "늘 화해와 평화를 소망하셨습니다. 떠나신 뒷모습이 더 아름다우셔습니다. 그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전자 서명으로도 "따뜻하셨던 그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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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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