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등 주요 거점 스마트폰 1위…마케팅 결실
[뉴스핌=배군득 기자] 지난해 9월, 오스트리아 삼성전자 법인은 하루종일 주요 매장을 분주하게 뛰어 다녔다. 삼성전자 갤럭시S2가 처음으로 노키아를 제치며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섰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5월 갤럭시S2가 상륙할 때만 해도 올해 점유율 상승을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1위에 오를 것이라는 예상은 누구도 하지 않았기에 오스트리아 법인은 더 고무적이고 흥분된 시점이었다.
오스트리아 법인은 9월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40%를 찍으며 2위 그룹과 20% 차이의 확실한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후 삼성전자는 유럽 대부분 지역에서 스마트폰 판매량 1위에 오르며 확고한 밀리언셀러로 각인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감성 마케팅으로 유럽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철저하게 현지 문화에 녹아들며 유럽인들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꾸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28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한 쇼핑몰에서 소비자들이 갤럭시 노트 스튜디오를 통해 캐리커처 체험을 하고 있다. |
오스트리아 법인만해도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르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특히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좀처럼 선호하는 브랜드를 바꾸지 않는다는 특유의 성향이 있어 스마트폰이 도입된 2010년에도 쉽지 않은 공략지였다.
오스트리아는 유럽에서 다섯 손가락에 꼽히는 잘사는 나라이며 수많은 음악가와 예술가를 배출한 자존심 강한 국가다. 이 때문에 브랜드 충성도 역시 다른 국가보다 상당히 강하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유럽인의 성향을 공략하기 위해 현지에서 영업담당을 스카웃하고 각 지역마다 문화적 특색을 파악하며 물건만 파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직접 실천에 옮겼다.
이전까지 소니, 노키아를 선호했던 유럽은 삼성의 감성 마케팅에 힘입어 서서히 삼성 브랜드에 호의적 시선을 보인다.
삼성전자 구주총괄 김석필 전무는 "삼성에서는 프랑스 사람들이 좋아하고 관심갖고 열광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했다. 내부 용어로는 패션 포인트라고 불렀다"며 "프랑스는 음식에 가장 열광한다. 영국에서는 축구다. 때문에 프랑스에서 삼성은 몇년간 요리 마케팅을 계속해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스페인은 농구, 폴란드는 게임, 독일은 달리기 등 삼성전자는 철저하게 해당 국가에 맞춘 마케팅을 추진했다.
감성 마케팅은 유럽인들에게 적중했다. 이제 스페인 사람들은 삼성전자 브랜드에 대해 파란색의 로고와 깨끗한 이미지, 신뢰가 있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삼성에 대한 이미지가 경쟁사들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은 셈이다.
삼성전자는 이 여세를 몰아 유럽에서 작년말 기준으로 TV, 냉장고 등 10개 품목에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이 여세를 몰아 2년 내 모든 품목(15개 품목)에서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도 내걸었다.
특히 스마트폰은 기적같은 일을 해냈다. 2010년에 4~5등에 머물렀던 스마트폰이 1년 만에 1위에 오를 정도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린 것이다.
최근에는 갤럭시 노트가 현지 마케팅에서 톡톡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작년 연말 출시한 후 유럽 시장에서 판매가 시작됐는데 매달 2배 가량 기록을 갱신하며 오스트리아, 프랑스, 독일 등 메이저 시장에서 히트 제품으로 자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 유럽 곳곳에 '노트 스튜디오'라고 해서 유명한 명소, 쇼핑몰 등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노출하고 있다. 노트는 디지털로 가는 세상에 나온 아날로그적 감성을 살릴 수 있는 제품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김석필 전무는 "유럽인들은 과거를 소중하게 여기며 미술, 예술 작품에 대한 식견도 높고 관심도 높다"며 "삼성은 포괄적으로 문화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표면적 마케팅이 아닌 스마트폰용 앱을 만들거나, 태블릿이나 제품 등에서 구현하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 전무는 또 "관심과 애착이 있는 것에 대해 파트너가 돼 만들어 준다. 박물관은 올드 패션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여기에 디지털을 결합시키는 것이다"라며 "수치상으로 1등 보다는 소비자들이 정말 좋아하는 브랜드, 존경받는 브랜드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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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배군득 기자 (lob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