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에넥스는 29일 인수조합 대표를 감사위원 후보로 내정했다
- 배임 의혹 기업 전 대표를 사내이사 후보로 올려 논란이 일었다
- AI 등 46개 사업 추가와 이사회 통지기간 단축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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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임 의혹 '상폐 전 대표' 영입·1일전 기습 이사회
28% 지분 표 대결 변수…'3% 룰' 속 주주 결집 관건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새 주인을 맞은 에넥스가 출발부터 잡음에 휩싸였다. 감사위원 후보로 인수 조합 대표를 내정하고, 배임 혐의로 상장폐지된 기업의 전 대표를 사내이사 후보로 올리면서 이사회와 감사기구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구 제조라는 본업과 거리가 있는 인공지능(AI) 등 이종 사업을 사업 목적에 대거 추가한 점도 논란이다. 여기에 이사회 소집 통지 기간을 기존 7일에서 1일로 단축하는 안까지 추진하면서 경영 투명성 저하와 기업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인수조합 대표가 감사위원…'셀프 감사' 논란 휩싸인 에넥스
29일 업계에 따르면 에넥스가 오는 11월 임시 주주총회(주총)를 개최하는 가운데, 지배구조 악화와 경영 부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관 변경을 통해 이사회 견제 기능을 무력화하는 독소조항을 대거 신설하려 하면서다.

에넥스는 이번 임시 주총에서 이기호 삼지회계법인 등기이사를 신임 감사위원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문제는 이기호 이사가 에넥스 인수 주체인 '이엑스마일스톤조합'의 대표조합원이라는 점이다. 대주주의 핵심 관계자를 감사위원에 앉혀 이사회를 견제해야 할 감사 본연의 기능을 무력화하고, 사실상 '셀프 감사'를 체제를 구축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내이사 후보로 이름을 올린 김태동 씨는 지난 7월 상장폐지된 아이엠의 전 대표다. 김 씨가 대표로 재임하던 당시 아이엠은 2024~2025 회계연도 연속 감사의견 '거절'과 재무 실적 악화 등을 이유로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감사의견 거절 과정에서는 김 씨의 배임 의혹까지 불거졌다. 감사인은 2025 회계연도 아이엠 감사보고서에 "회사의 경영진 등을 대상으로 회사 자금의 무단 인출, 배임 등과 관련된 혐의로 형사 고소 등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명시한 바 있다.
정관 변경안을 둘러싼 업계의 빈축도 이어지고 있다. 에넥스는 기존 정관 제33조에 명시된 '이사회 소집 7일 전 통지' 조항을 '1일 전 통지'로 대폭 축소하는 안건을 올렸다.
이사들이 안건을 충분히 숙지하거나 회의에 참석하기 어렵게 만드는 구조로, 대주주의 기습적인 안건 처리를 용이하게 하고 주주중심 경영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독소조항'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또 기존 주력 사업인 가구 제조 외에도 인공지능(AI) 관련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개발, 전자기기용 재료 제조·판매업 등 본업과 무관한 업종을 무려 46개나 사업 목적에 새로 올려놨다. 업계에서는 허울뿐인 신사업 호재를 내세워 사익을 편취하는 무자본 M&A 세력의 전형적인 행태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향후 행보를 주시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윤선중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일반적인 정관 변경은 기업 경영 전략의 일환일 수 있지만, 에넥스의 이번 안건들은 이사회 중심 경영을 지향하는 최근의 흐름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며 "해외에서는 이사나 감사 선출 시 범죄 이력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하는 반면, 국내는 관련 규정이 미비하다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직 단정할 수는 없지만 충분히 저의를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에넥스의 향후 경영 행보를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30% 미만 지분에 '3% 룰' 발목…소액주주 결집이 분수령
이엑스마일스톤조합 측이 확보할 수 있는 지분율이 20%대에 불과하다는 점은 변수다. 이번 계약에 따른 인수 대상 지분은 에넥스 전체 발행주식 수(1185만7054주)의 28.48% 수준이다.
정관 변경은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 '특별결의' 사항이다. 인수 주체의 지분율만으로는 단독 통과가 불가능한 구조다.
특히 감사위원 선임 안건의 경우,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해 최대 3%로 제한하는 '3% 룰'이 적용된다. 이 때문에 대주주 측이 안건 상정을 강행하려고 해도 소액주주와 기타 주주의 표심에 따라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한층 커진다.
다만 소액주주의 결집이나 주주총회에서 실제 표를 던질지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선중 교수는 "실질적으로 국내 증시에서는 경영권 지분이 30~40% 수준만 돼도 주총에 참여하지 않는 소액주주가 많아 대주주의 안건 강행을 막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 가구업계 관계자 역시 "이번 주총 안건들을 보면 부정적인 의도가 의심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중견 가구 업체가 실체가 불투명한 투자조합에 넘어가 지배구조 흔들기를 겪는 현실은 업계 전체로 봐도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stpoemseo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