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미국의 15일 물가·소비 지표가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국채 금리와 달러화는 하락했다
- AI 기업 부채 우려로 기술주가 급락하며 안전자산인 미 국채에 매수세가 유입됐다
- 연준의 10월 금리 동결 전망이 커지며 시장 관심이 물가에서 경기 둔화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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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생산자물가 4년 반 만에 최대 상승에도 채권 강세
연준 10월 금리 동결 확률 73%…달러 18개월 고점서 후퇴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의 물가와 소비 지표가 시장 예상을 웃돌았지만 15일(현지시간) 미 국채 금리와 달러화는 오히려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인공지능(AI) 관련 기업들의 과도한 부채 부담과 성장 둔화 우려가 확산하면서 기술주에 매도세가 몰린 반면, 안전자산인 미 국채에는 매수세가 유입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말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힘을 얻으면서 시장의 관심이 인플레이션보다 경기 둔화 위험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이날 뉴욕 채권 시장에서 이날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10.1bp(1bp=0.01%포인트) 하락한 5.089%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9월 23일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 같은 낙폭이 유지될 경우 지난해 8월 초 이후 가장 큰 하루 하락폭을 기록하게 된다.
30년물 수익률도 9.8bp 내린 5.426%로, 장중 9월 23일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연준의 통화정책 전망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5.3bp 하락한 4.749%를 나타냈다. 2년물 역시 장중 9월 18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미 국채 2년물과 10년물 수익률 격차는 33.8bp를 기록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1.3%, 전년 동월 대비 6.3% 상승했다.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동반 상승하면서 월간 상승폭은 4년 6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9월 소매판매도 전월 대비 0.8% 증가해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다만 휘발유 가격 상승이 소매판매 증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고, 다른 부문의 소비 증가세는 상대적으로 완만했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쳐 노동시장이 여전히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통상 물가와 소비 지표가 강하게 나오면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채 금리와 달러화가 상승한다. 그러나 이날 시장은 반대로 움직였다. 경제지표 발표 직후 국채 금리는 잠시 낙폭을 줄였지만 이내 다시 하락했고, 달러화도 약세를 이어갔다.
AI 산업의 성장 둔화와 관련 기업들의 부채 부담이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보다 경기 전망 악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 AI 기업 부채 우려에 국채 매수…10년물 금리 10bp 급락
최근 몇 년간 뉴욕 증시 상승을 주도했던 AI 관련 기업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면서 기술주 매도세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 차입을 통해 데이터센터 투자를 확대해온 기업들의 수익성과 재무 건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투자 심리를 짓누르고 있다.
이 같은 기술주 약세와 맞물려 상대적으로 안전한 미 국채에 매수세가 유입됐다. 채권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익률은 하락했다. 국채 가격과 수익률은 반대로 움직인다.
슈왑 금융연구센터의 콜린 마틴 채권 리서치·전략 책임자는 "소매판매와 PPI의 헤드라인 수치는 매우 강했지만,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경제가 강하거나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생산자물가 보고서에서 항공료는 상승했지만 의료 관련 물가 지표는 약세를 보였다는 점을 지적했다.
마틴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것이 위험 요인"이라며 "AI에 대한 우려와 주식시장 약세 가능성이 안전자산 선호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시로 커런시 매니지먼트의 우토 시노하라 선임 투자전략가도 "반도체주 매도세가 채권시장을 지지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에도 불구하고 국채 수익률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물가 뛰었지만 연준은 신중…10월 금리 동결 확률 73%
연준 고위 관계자들이 추가 금리 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 점도 국채 금리 하락을 부추겼다.
전날 발표된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을 웃돌면서 연준이 금리를 더 오랫동안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됐다. 그러나 이후 연준 관계자들이 당장 금리를 올릴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금리 인상 기대가 다시 약화됐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4일 늦게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지만, 오는 27~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즉각 행동할 필요는 없다는 신호를 보냈다.
미셸 보먼 연준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도 추가적인 경제 상황을 확인할 여지가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이 예상하는 10월 금리 동결 확률은 약 73%로, 한 달 전 53%에서 크게 높아졌다.
다만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자료에 따르면 12월 금리 인상 확률은 약 91%에 달해 연내 추가 긴축 가능성은 여전히 높게 평가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16일 방콕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에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내놓을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마틴은 "워시 의장은 연설에서 매우 신중하고 많은 것을 드러내지 않는 편"이라며 이번에도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제시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 달러도 18개월 고점서 후퇴…유로·파운드 반등
미 국채 금리가 급락하면서 최근 강세를 이어온 달러화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거래 중 0.45% 하락한 101.99를 기록했다. 전날 예상보다 높은 미국 물가 지표에 힘입어 18개월 만의 최고치까지 올랐지만 하루 만에 상승세가 꺾였다.
유로화는 18개월 만의 최저 수준에서 반등해 0.56% 오른 유로당 1.1218달러를 기록했다. 상승폭이 유지되면 약 두 달 만에 가장 큰 하루 상승률을 나타내게 된다.
영국 파운드화는 0.64% 상승한 파운드당 1.3275달러에 거래됐다. 영국 경제가 지난 8월 예상과 달리 0.1% 성장한 것으로 나타난 점이 파운드화 강세를 뒷받침했다.
반면 호주 달러화는 9월 고용이 예상과 달리 감소한 영향으로 0.77% 하락한 0.6919달러를 기록했다. 일본 엔화는 달러당 158.08엔으로 0.15% 강세를 보였다.
모넥스USA의 후안 페레스 트레이딩 담당 이사는 "현재 수준의 인플레이션과 이처럼 빠른 상승 속도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인식이 달러 약세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쟁과 관련해 긍정적인 소식이 없고 주식시장 전망도 비관적이지만, 지난 4주간 달러화가 크게 상승한 이후 시장은 달러 약세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며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가 투자자들의 판단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원 환율은 한국 시간으로 16일 오전 7시 15분 기준 전장 대비 1342.50원으로 약보합 수준에 머물고 있다.
◆ 시장 관심은 물가보다 성장…AI 투자와 중동 정세가 변수
시장에서는 국채 금리와 달러화의 동반 하락이 투자자들의 관심이 인플레이션에서 경기 둔화 위험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높은 물가가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인 것은 분명하지만, 동시에 소비와 기업 투자에 부담을 주면서 장기 성장 전망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LMAX그룹의 조엘 크루거 시장전략가는 "국채 수익률이 추가 상승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달러화가 반등할 때마다 매도세가 이어진다면, 인플레이션 관련 소식이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확신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위험자산에 유리한 시장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향후 금융시장의 방향은 AI 기업들의 자금 조달 문제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시노하라는 "연준이 곧 통화정책 관련 발언을 제한하는 블랙아웃 기간에 들어가고 FOMC 회의 전까지 주요 경제지표 발표도 남아 있지 않다"며 "시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와 이란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확실성, AI 산업의 향후 전개 상황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결국 시장에서는 물가 상승 자체보다 고금리와 AI 투자 부담이 미국 경제의 성장세를 얼마나 훼손할 것인지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