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미국 인터뷰서 제재와 ICBM 중단 교환을 거론했다
- 대북 제재 해제는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 북핵 협상 전 한미 조율이 먼저라며 대통령 발언이 위험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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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BM 중단해도 '현재 핵능력' 여전...韓 안보 소외 우려
한미일 외교장관 '비핵화 최종목표' 공동성명과도 배치
"어차피 효과없어" 언급에 "제재에 대한 인식오류" 비판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중단과 대북 제재를 교환할 수 있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이 대통령은 22일 공개된 AP 통신,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에서 비핵화를 목표로 하는 것은 아무것도 성취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면서 "어차피 그다지 효과적이지도 않은 제재와, 추가적인 핵무기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개발의 중단을 교환하는 거래는 상당한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북한에 부과된 제재를 해제하는 것은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 대통령의 이 언급은 지금까지 한·미와 국제사회의 대북 기조와 다르다. 특히 한·미·일 외교장관이 이날 열린 3국 외교장관회의에서 '북한의 비핵화가 최종 목표'라는 것을 재확인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한 것과도 부합하지 않는다.
대북 협상에 관여했던 전직 관료는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서 북한의 핵무장은 불법이므로 북한이 아무리 많은 핵무기를 가져도 핵보유국 지위를 가질 수 없다"면서 "그러나 북한에 부과된 국제 제재가 해제되면 북한은 인도·파키스탄과 마찬가지로 '사실상의 핵보유국'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비핵화를 포기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이는 ICBM 포기를 대가로 제재를 해제하자는 말과 모순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제재 해제로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보유를 더 이상 문제 삼지 않는다면 북한이 비핵화를 해야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더 이상 비핵화를 추동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제재에 효과가 없다면 북한이 제재 해제를 ICBM 개발 중단과 교환할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의 언급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비판도 나왔다.
북한이 ICBM 개발을 중단해도 현재 보유 중인 핵능력과 중단거리 미사일 능력은 그대로 남기 때문에 한국은 여전히 북한의 핵위협에 노출된 상태라는 것도 문제다. ICBM 중단을 먼저 협상할 수는 있지만 궁극적으로 모든 핵무기를 폐기해야 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하지 않으면 한국은 북핵 위협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우려와 함께 ICBM 중단을 협상하기 전에 한반도 문제와 한국의 안보를 위한 협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안보 연구기관의 한 전문가는 "지금 정부가 대미 투자를 서두르고 호르무즈 파병을 두고 고민하는 이유가 긴장 상태의 한·미 관계를 빨리 정상화해서 북·미 대화가 시작되기 전에 한·미가 북핵 대응 문제를 조율하고 한국의 입장을 북·미 대화에 반영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한·미 조율을 통해 반영하고자 하는 우리의 입장 중 가장 중요한 것이 'ICBM만 중단시키는 선에서 북·미 합의가 이뤄지면 안된다'는 것인데 오늘 이 대통령의 언급은 위험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북핵 문제에 대한 인식이 잘못돼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 대통령의 "어차피 효과도 없는 대북 제재"라는 언급은 제재의 목적과 기능에 대해 심각하게 오해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북핵 문제를 담당했던 전직 외교관 출신 전문가는 "제재는 북핵 문제를 푸는 열쇠가 아니라 협상을 위한 보조 수단"이라며 "대북 제재를 통해 북한의 핵무장을 지연시키고 외교적 해결의 시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핵무장을 막지 못한 것은 제재가 잘못되거나 효과가 없어서가 아니라, 제재를 통해 만들어진 협상의 기회를 외교가 살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엔의 무력화와 북·중, 북·러 관계로 제재의 효율성이 상당히 훼손된 것은 사실이지만 제재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국제적 대북 제재 메커니즘 유지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이날 국제사회의 기조와 다른 내용의 인터뷰를 하게 된 배경은 확인되지 않았다. 특히 이 인터뷰 내용이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외교부의 검토를 거친 것인지도 불분명하다. 일각에서는 이날 인터뷰를 통해 드러난 이 대통령의 대북 인식이 정부와 여당 내의 이른바 '자주파'의 주장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대통령의 대북 인식 형성에 자주파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opent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