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보훈심사위에 역사학자 없어 논란 커졌다
- 박진경 대령 유공자 재심사, 절차하자 확인됐다
- 보훈부, 역사전문가 투입·전담체계 마련 예고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보훈부 "기존 등록 절차 하자"… 2월부터 원점 검토
"역사 전문가 위촉·2027년 전담인력 2명 확충"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제주 4·3 사건 초기 수습을 맡았던 고(故) 박진경 대령의 국가유공자 해당 여부를 심의 중인 국가보훈부 보훈심사위원회에 역사학자가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 대령의 4·3 당시 행적과 관련한 사료·증언의 신빙성을 따져야 하는 심사에서 역사 전문성이 배제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에 따르면, 국가유공자 자격을 심의·의결하는 보훈심사위원회에는 역사학자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보훈심사위는 국가유공자 등록 요건 충족 여부와 상이 정도 등을 심의·의결하는 전문 합의제 기관이다. 6·25전쟁 참전 등으로 무공훈장을 받은 인물이 국가유공자로 등록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구에 사학 전공자가 없다는 사실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훈부는 상반기부터 군인·의사·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를 통해 박 대령 사건을 심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령 유족 측은 "역사학자 없이 1차 사료 등 객관적 자료를 어떻게 검토하고 판단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당시 상황을 아는 유일한 생존자인 한성택(96) 예비역 육군 소령의 증언을 듣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박 대령은 1948년 제주 4·3 사건 당시 제주도 주둔 제9연대장으로 부임해 무장세력 진압과 치안 수습을 지휘하다가, 부임 한 달여 만에 남로당 세력의 사주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인물들에게 암살됐다. 그는 1950년 을지무공훈장을 받았다.
보훈부는 지난해 10월 박 대령이 받은 을지무공훈장을 근거로 유족이 낸 국가유공자 등록 신청을 승인하고 국가유공자증을 전달했다. 그러나 제주 4·3 관련 단체와 현 여권 일각에서 박 대령을 '학살자'로 규정하며 반발했고, 이재명 대통령은 사실상 국가유공자 지정 철회를 지시했다. 권오을 보훈부 장관은 당시 "제주도민과 국민에게 큰 분노를 안긴 점에 책임을 통감하며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자세로 사안을 풀겠다"고 했다.
보훈부는 12일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박 대령의 기존 등록 과정에서 보훈심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치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관련 법령과 등록 절차 전반을 재검토하고 법률 자문을 거친 뒤, 지난 2월 기존 등록 결정을 취소하고 보훈심사위 심의를 다시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훈부는 심사위가 공무 수행과 상이·사망 사이 인과관계를 판단하는 기관인 만큼 법률·의학·보훈·군사 분야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돼 운영돼 왔다고 설명했다.
보훈부는 다만 박 대령 사건의 사회적 관심과 사안의 엄중성을 고려해 심사 지원 행정인력에게 제주 4·3 당시 역사적 상황에 관한 전문가 특강을 실시하고, 제주 현지조사를 통해 이해관계자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고 했다. 관계 기관에 관련 자료도 요청해 사실관계를 폭넓게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심사위에 제주 4·3 역사 분야 전문위원은 없지만, 향후 역사 전문가를 심사위원으로 구성해 심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2027년도 정기직제에는 역사 전문연구관 등 전문인력 2명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훈부가 지난 2월 무공수훈자 등의 심의를 맡을 전담팀을 신설하겠다고 한 뒤 반년이 지났지만, 아직 전담 조직은 꾸려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훈부는 "무공수훈자 등에 대한 전문적 심의를 위해 전문연구관 등 전문인력 2명 확충 예산을 2027년도에 반영했다"며 "향후 전담 심의체계를 마련·운영하겠다"고 했다. 실제 전담 심의체계는 빨라도 내년에야 가동될 전망이다.
박 대령 사건은 단순한 보훈 행정 사안이 아니라 제주 4·3의 초기 국면과 군·무장세력 간 충돌, 당시 민간인 피해의 책임 문제를 함께 검토해야 하는 역사적 쟁점이다. 박 대령의 민간인 탄압 관여 여부를 두고는 상반된 주장과 증언이 존재한다.
박 대령이 '폭동 진압을 위해 제주도민 30만명을 희생시켜도 무방하다'고 말했다는 이른바 '30만 희생설'도 암살범 중 한 명인 손순호 하사의 법정 진술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대령 암살 이후 형성된 평가와 1차 사료, 생존자 증언을 분리해 검증할 역사적·법률적 심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goms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