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트럼프 행정부가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성과를 노렸다.
- 북한과의 회담을 추진하며 국면 전환을 시도했다.
- 중국과 러시아에도 확전 자제와 협조를 압박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오는 11월 3일(현지시간)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대(對)이란 압박전이 예상과 달리 길어지고 고물가 여파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표심을 휘어잡을 만한 뚜렷한 '치적'을 손에 쥐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란발 악재로 수세에 몰린 트럼프 행정부가 국면 전환을 위해 한반도와 중국, 러시아를 무대로 성급한 '외교적 전리품' 만들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도와줘 김정은'…국면전환용 북미회담 카드 군불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북한을 고리로 한 '외교적 깜짝 이벤트' 추진이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간선거 전 전격적인 북미정상회담이나 고위급 접촉을 타진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여전히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거듭 밝히며 친분을 과시하고 나선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달에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 일정을 당초 11일에서 5일로 단축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는 지난 19일 기자들에게 "나는 북한을 상대로 사실상 이런 대규모 군사훈련을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며 "우리가 대규모 전쟁 훈련 중이었던 것은, 적어도 내 임기 동안 매우 잘 행동해 온 사람(김 위원장)에게 매우 모욕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북한과의 대화 재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동북아 안보의 핵심인 하나인 군사훈련 일정까지 손봤음을 숨기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내 김 위원장과의 회동 의사를 거듭 피력했으나, 실제 양측이 관련 실무 논의를 진행 중인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 이전에 김 위원장을 만나 대화의 물꼬를 튼 뒤 선거 후 2차 회담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북한 담당 국장을 지낸 앤서니 루지에로는 30일 미 PBS방송 '컴파스 포인트' 대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를 시작하기 위해 김정은을 일단 만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지부진한 이란 문제에서 북한으로 관심을 돌려, 자신을 세계 유일의 '핵 해결사'로 포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적기의 군사공격으로 이란의 핵능력을 사실상 무력화한 데 이에 북한까지 성공적으로 억제해 냈다고 주장하며 자화자찬격 성과를 선거 직전 표심에 투척하겠다는 계산이다.
다만 알맹이 없는 정치 쇼로 끝날 경우 후폭풍이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친(親)트럼프 성향의 보수 매체 폭스뉴스조차 "북한이 유리한 패를 쥐고 있다"고 꼬집었다. 2018년과 달리 북한이 핵무기고를 크게 늘렸고 러시아와의 밀착으로 식량·경제난이 어느 정도 개선된 상황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지배적이다.
이에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이 1953년 정전협정 이후 기술적으로 미결 상태인 한국전쟁의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을 통해 성과를 과시하려 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국 측이 제시할 수 있는 협상 카드로는 단계적 제재 완화, 한미연합훈련 축소 및 주한미군 전력 조정, 평화협정, 그리고 '미국 대통령과의 직접 만남'이라는 정치적 자산 등이 꼽힌다.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핵무기를 보유한 채 제한적 합의를 이루는 것만으로도 숙원인 '사실상의 핵보유국 승인'으로 가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워싱턴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조치가 태평양 안보망에 구멍을 뚫고 있다는 우려를 양산하고 있다. 미군의 존재감과 억제력이 후퇴할 경우 동북아 전체에 '핵도미노' 위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선거까지만 조용히'…중·러에 SOS
트럼프 행정부의 조급함은 중국과 러시아를 향해서도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다.
오는 9월 말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는 몇가지 압박 카드를 꺼내보이고 있다. 중국 제조업의 '과잉생산' 문제를 이유로 7.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보도도 그 일환이다. 다만 그 정도 관세율이면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중국에 새로 부과한 관세율은 총 20%를 넘지 않는다.
이는 양국이 이전에 도출한 무역 휴전 합의 상한선에 부합하는 수치다. 합의했던 한도를 넘지 않음으로써 대중 무역 갈등이 대폭 고조될 위험을 억제·관리하는 동시에 일종의 협상 레버리지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중간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전쟁은 대규모 확전 대신, 이란 경제 붕괴를 노리는 '경제적 왕따 작전(Operation Economic Outcast)'으로 선회했다. 이란 경제의 생명줄을 쥐고 있는 국가 중 하나인 중국의 동참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이란산 원유의 최대 고객인 중국의 동참 없이는 이란 제재의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 재무부는 이란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국가와 기업을 상대로 세컨더리(2차) 제재에 나서기로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도 2차 제재의 대상이 될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내가 안 한다고 누가 그러더냐. 내가 할지 안 할지 당신들은 모른다"며 이란과 금융 거래를 이어가고 있는 중국 은행들에 대한 제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반면 중국 상무부와 외교부는 중국 기업들의 정당한 이익이 훼손될 경우 간과하지 않겠다고 날을 세웠다.
꼬인 중동 정세 때문에 중국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인데, 트럼프 입장에선 중국의 이란 제재 동참이 여의치 않을 경우 '미국산 농산물 추가 구매'라는 실리라도 챙겨야 할 판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90일간 한시적으로 수입산 다진 소고기 최대 30만톤을 할당관세 대상으로 분류, 관세를 낮추도록 했다. 이는 올해 미국 소 사육두수가 크게 감소해 치솟은 식탁물가를 잡아 민심을 달래려는 행보이지만, 정작 핵심 지지층인 농가의 반감을 사고 있다. 성난 농가를 달래기 위해서라도 시진핑의 선물이 필요하다.
최근 존 랫클리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러시아 급파 역시 "최소한 선거일까지는 판을 키우지 말아달라"는 절박한 'SOS'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 나온다. 랫클리프 국장의 모스크바 방문은 극비리에 추진되어 공식 발표된 내용은 없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랫클리프 국장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미 공군 수송기는 지난 23일 미 워싱턴 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출발해 라트비아 수도 리가를 거쳐 모스크바로 향했다. 해당 기체는 러시아 현지 시간으로 25일 오전 10시께 모스크바에 착륙한 뒤 오후 5시께 이륙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랫클리프 국장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선의 추가 확전을 자제하고 전선을 소강상태로 유지해 줄 것을 당부하는 한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공격하지 말라'는 미국의 강력한 경고를 전달하기 위해 건너간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번 방문은 최근 미 정보당국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향후 수년 내에 나토 동맹국을 상대로 제한적인 공격을 감행해 나토의 대응 의지를 시험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놓은 직후 이뤄졌다. 미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 전선이 교착되고 미국이 이란에 관심을 집중하는 사이 푸틴 대통령이 사이버 공격부터 발트해 연안국(발트 3국)을 겨냥한 소규모 영토 침범에 이르는 다양한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문제는 미국이 쥔 카드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중간선거 전 우크라이나·이란 양대 전선에서 휴전 혹은 종전이라는 극적 이벤트 연출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대외 여건 안정 차원에서 중국과 러시아에 자칫 과도하게 양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중국을 달래는 과정에서 대만 문제와 관련해 유연한 태도를 보이는 등 대만 양보로 인식될 수 있는 제스처를 취할 경우, 한국과 일본 등 핵심 동맹국들이 느낄 안보 불안이 커지는 것은 물론 동맹내 균열이 재차 확대될 수 있다. 이처럼 선거용 전리품 마련을 위해 트럼프 행정부가 외교적 성과에 급급할 경우 아시아와 유럽 내 전략적 균형을 흔들고, 새로운 불안 상태를 초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선거 후 이를 되돌리려면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야 할 수 있는데, 그 몫이 동맹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위험도 도사린다.
wonjc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