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북한이 23일 필리핀 마닐라 ARF에 불참했다
- 북한은 2년 연속 ARF 외면하고 아세안보다 중러 연대에 치중하고 있다
- 내년 싱가포르 ARF 복귀 가능성 거론되지만 북·러 등 양자 협력에 더 집중할 전망이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우호국과 양자 관계 강화...'선별적 ARF 참석' 가능성
아세안 무대에서 대북 메시지 발신 공간 크게 줄어
[마닐라=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북한이 23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하지 않았다.
북한이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는 역내 다자 안보협의체에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대표단을 보내지 않음으로써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을 상대로 하는 다자 외교보다 중국·러시아 등 사회주의국가와의 연대에 더 치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ARF는 1994년 창설된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초의 다 자안보협의체다. 아세안 11개국을 포함해 남과 북, 미·중·일·러·유럽연합(EU)·호주 등 27개국이 회원국이다. 북한은 2000년 7차 ARF부터 정식 회원국이 됐다.
북한은 ARF 가입을 통해 고립 노선을 완화하고 아세안 국가들의 접촉과 지원으로 체제 안정에 도움을 얻으려 했다. 당시에는 남북한이 같은 다자무대에 서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다. 북한은 ARF를 외교적 인정과 신뢰구축의 장으로 활용하려 했다.
특히 ARF는 내정 불간섭·평등·중립 등을 표방하는 아세안이 주최하는 협의체라는 점에서 북한에게는 최적의 외교 무대였다. 가입 당시 북한의 백남순 외무상은 "ARF는 외세의 간섭을 배제한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자주적 평화통일 실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메커니즘"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8년 싱가포르 ARF에서 남북이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을 두고 격돌하기 시작하면서 ARF는 남북 대결의 최전선이 됐다. 이후 남북은 매년 ARF 의장성명에 상대를 비난하는 내용을 포함시키기 위해 아세안 국가들을 상대로 총력 외교전을 폈다.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위한 폭주를 거듭하면서 아세안에서 북한을 지지하는 목소리는 크게 줄었다. 회의장에서 북한 외무상의 발언은 호응을 얻지 못했고 의장성명에도 반영되지 않는 일이 잦아졌다. 북한은 자신들의 주장이 성명에 누락되면 숙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대표의 발언을 직접 언론에 전달해야 했다.
2018년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로 북·미 대화가 시작되면서 분위기가 잠시 반전됐지만, 이듬해 2월 하노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자 북한은 더 이상 ARF에 장관급을 파견하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해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ARF에 대표단을 보내지 않음으로써 가입 이후 처음으로 회의에 불참했다.
북한이 2년 연속 ARF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은 아세안을 포함한 국제 무대에서의 외교 전략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북한의 아세안 전략은 '아세안 전체와의 제도적 관계 강화'보다 전통적 우호국을 대상으로 하는 선별적 접근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세안을 포기했다기 보다 베트남·라오스·캄보디아 등 전통적 우호국, 그리고 인도네시아처럼 외교적 영향력이 있는 국가를 중심으로 양자 외교에 더 치중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북한은 미·중 전략경쟁으로 어수선해진 아세안에서 더 이상 외교적 실익을 얻을 것이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ARF 같은 다자무대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북한은 앞으로 회의 참석으로 얻을 수 있는 실익과 감수해야 할 비판의 비용을 비교하면서 선별적 고려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이 내년 싱가포르가 주최하는 ARF에 다시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교부 장관은 지난 5월 북한을 방문해 최선희 외무상 등에게 ARF에 복귀할 것을 권유한 바 있다. 싱가포르가 북한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온 국가인데다 장관이 직접 평양을 찾아 초대장을 건넨 만큼 내년 회의에는 북한이 참석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북한이 ARF와 같은 다자외교 무대보다 중국 러시아와의 양자관계나 북·러 전략 협력에 더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드러냄에 따라 한·미 등이 아세안 무대에서 대북 메시지를 발신할 수 있는 공간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opent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