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원주시가 22일 메디슨 팀장 경력 논란으로 인사검증·청문 절차 점검 요구가 확산됐다고 밝혔다.
- 김영성 원장은 실제 소속은 메디코아였다고 설명했으나 공식 문서에는 메디슨 팀장 단독 표기가 반복돼 신뢰 훼손 우려가 제기됐다.
- 원주시와 시의회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인사검증 시스템·인사청문회 강화 등 제도 개선을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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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증명서 '메디코아', 여러 경력 중 하나 절차상 결격 사유 없다"
손준기 시의원 "투명한 인사검증 시스템 필요한 시점, 인사청문 절차 보완해야"
[원주=뉴스핌] 이형섭 기자 = 강원 원주의료기기산업진흥원(진흥원) 김영성 원장의 '메디슨(삼성메디슨) 팀장' 경력을 둘러싼 논란이 원주시 인사검증 시스템과 인사청문회 절차 전반에 대한 점검 요구로 확산되고 있다.
개인의 경력 표기 문제를 넘어 공공기관장 선임 과정에서 경력 검증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의회가 맡은 인사청문 기능이 제 역할을 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22일 원주시와 진흥원 등에 따르면 인사 검증 시스템 점검은 의회에 제출된 김영성 원장의 경력에 '메디슨 팀장'이 기재되면서 불거졌다. 일부에서 허위경력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 민간통신사 <뉴스핌>은 삼성메디슨(옛 메디슨)에 김 원장의 '삼성메디슨 연구팀장' 재직 여부를 문의한 결과 회사 측은 "해당 인사의 연구팀장 재직 사실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김 원장 역시 별도 통화에서 "실제 근무 소속은 메디코아였고 같은 건물에서 메디슨과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원주시의회 인사청문 당시 제출된 '(재)원주의료기기산업진흥원 김영성 원장 이력 현황' 자료에는 "1999년 11월부터 2004년 2월까지 메디슨 팀장"으로 근무했다고 기재돼 있고 학력·경력 요약 부분에도 "메디슨 팀장,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선임, 산업통상자원부 R&D전략기획단 수석, 한국건강관리협회 연구소장" 등이 주요 이력으로 제시돼 있다.
뉴스핌이 확보한 PPT·PDF 자료에서도 주요 경력 중 하나로 '메디슨 팀장'이 단독 표기돼 있고 메디코아 언급은 없는 것으로 확인돼 의회 제출 이력 현황과 발표 자료를 기준으로 "메디슨 출신 팀장"으로 인식하는 시민·업계 관계자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지역 의료기기 업계에 따르면 김 원장이 경력사항에 기재한 국내 초음파·의료기기 분야 상징 기업인 메디슨(현 삼성메디슨) 출신이라는 이력은 업계에서 기술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상징하는 일종의 '브랜드 간판'으로 인식되고 있다.
의료기기 기업 한 관계자는 "메디슨 출신이라는 이력은 단순한 회사명이 아니라 산업 이해도와 네트워크를 보증하는 브랜드와 같다"며 "그 핵심 경력이 사실과 다르다면 진흥원장 개인뿐 아니라 업계 전체를 상대로 한 신뢰 훼손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진흥원은 국내 대표 의료기기 집적지인 원주를 기반으로 기업 지원, 연구개발, 규제 대응, 수출 마케팅 등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기관장이 어떤 산업·현장 경험을 갖고 있는지가 정책 우선순위와 사업 기획, 중앙정부·대기업과의 협력 구조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단순한 '경력 표현'이 아니라 진흥원장 응모 단계에서 제출된 이력서와 인사청문용 이력 현황, 직무수행계획서 등 공식 문서에 기재된 내용이 사실과 다른 상태로 반복 사용됐는지 여부다.
원주시민 A씨는 "원장 공모와 청문 절차가 있었음에도 핵심 경력에 대한 사실 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 이는 후보 개인의 윤리 문제를 넘어 행정의 검증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미"라며 "인사청문회가 통과 의례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진흥원장은 지역 의료기기 산업 정책과 기업 지원 방향을 이끄는 상징적인 자리"라며 "경력 논란이 명확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산업의 얼굴'을 맡기는 것은 기관 신뢰도는 물론 향후 중앙정부 사업 유치와 민간 협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제의 중심에 있는 메디슨(현 삼성메디슨)은 1985년 의료기기 업체 메디슨으로 설립된 후 삼성전자 계열 의료기기 제작사로 편입된 대기업으로 초음파 진단기 등 의료기기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반면 메디코아는 의료기기의 메카인 메디슨에서 분사해 1999년 8월 설립된 중소 의료기기 제조 기업으로 자율신경계(스트레스) 검사 등 의료기기·산업용 장비를 연구·제조하는 회사다.
취재 결과, 메디코아는 메디슨에서 분사해 설립된 '출신 기업'일 뿐 현재 삼성메디슨의 자회사나 동일 법인은 아니며 근로계약·인사 체계도 메디슨과 분리된 독립 회사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원주시 첨단산업과 관계자는 "채용 때 받은 지원서에는 '메디슨(메디코아)'로 복수 기재돼 있었고 경력증명서는 메디코아 명의만 제출돼 있어 시가 실제로 인정한 것은 메디코아 경력이며 박사 학위·경력 등 채용요건을 충족하는 여러 경력 중 하나였기 때문에 절차상 결격 사유는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김영성 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당시 삼성동 강남 세무서 앞 두 동 건물에 메디슨과 자회사·스타트업들이 함께 입주해 있었고 메디슨 엑스레이 사업부와 메디코아가 같은 공간에서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던 '패밀리' 관계였다"면서 "벤처 1호 기업 메디슨이 '같은 패밀리는 다 성공해야 한다'는 취지로 제품·소프트웨어를 함께 개발했기 때문에 경력 표기에서 메디슨을 병기해 썼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입사는 메디코아로 했고 메디슨은 당시 벤처·자회사들이 묶여 있던 패밀리 개념의 회사였다"며 "그 시절에는 벤처·패밀리 기업들이 공동체 의식 속에서 함께 일하는 기업을 패밀리로 여겨 병기하는 관행이 있었다"고 했다.
또 원주시와의 교차 확인 결과 진흥원장 채용 당시 시에 제출된 지원서에는 경력 사항에 '메디슨(메디코아)'로 복수 기재돼 있었고 경력증명서는 메디코아 명의로만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원주시 첨단산업과는 "메디코아에서 발급받은 증명서를 기준으로 메디코아 경력을 인정했다"며 "경력증명서가 메디슨으로 들어왔다면 위조 문제가 됐겠지만 현재로서는 채용 절차상 위조·허위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손준기 원주시의원은 이번 사안을 "민선 8기 인사검증 시스템의 공백이 드러난 사례"로 규정했다. 그는 "체육회, 문화재단 등 이전에도 인사 관련 문제점이 지적된 바 있는데 진흥원장 건까지 이어지면서 민선 8기 인사검증 과정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며 "투명한 인사검증 시스템이 필요한 시점으로 관련 조례 제정과 인사검증 시스템 강화, 인사청문회 절차 보완을 의회 차원에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인사청문회의 역할을 지적했다. "인사청문회를 했음에도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은 청문 과정에서 제출된 경력에 대한 확인·검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미"라며 "그때라도 '메디슨이 아니라 메디코아 아니냐, 다시 확인해 오라'고 요구했더라면 지금 같은 문제는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손 의원은 "의회 역시 인사청문회가 들어오면 경력 확인을 포함해 더 엄격한 기준과 가이드라인을 적용해야 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인사청문회가 통과의례가 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시 측은 "메디슨 명의 증명서 위조나 채용요건 미충족은 없었다"며 절차상 문제 없음을 강조하는 반면 시의회와 일각에서는 "채용요건 충족 여부와 별개로 시민·업계가 보는 공식 문서에서 실제 소속이 아닌 회사 이름이 주요 경력으로 단독 표기돼 있었던 만큼 인사검증 시스템과 인사청문 절차, 경력 표기 관행을 점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영성 진흥원장은 "원주 첨단의료기기 산업단지 조성과 관련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만큼 경력 표기 논란이 본질적인 사업 추진에 영향을 주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향후 원주시와 시의회가 어떤 제도 개선안을 내놓을지에 따라 이번 사안은 특정 인사 논란을 넘어 지방자치단체 인사시스템 전반을 손보는 계기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onemoregiv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