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삼척 발이리 주민들이 14일 광산개발 중단을 요구하며 시청을 항의 방문했다.
- 시장 면담이 불발되자 주민들은 시의 무대응과 권한 회피를 강하게 비판했다.
- 주민들은 상수원 오염과 국가유산 훼손 우려 속 추가 대응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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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장 "허가권은 도에, 시 권한 한계 있어…시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조치하겠다"
[삼척=뉴스핌] 이형섭 기자 = 강원 삼척 발이리 광산개발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발이리 주민들이 삼척시청 시장실 앞까지 찾아가 항의했지만 시장 면담이 불발되면서 주민 불만이 증폭됐다.
발이리 주민들과 동해삼척기후비상대책위는 14일 오전 삼척시청 앞에서 광산개발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사전에 비서실에 제출한 시장 면담 요청 공문과 진정서를 언급하며 박상수 시장과의 직접 면담을 요구했다.

주민들은 "어제 비서실에 공식 공문을 제출했고 오늘 기자회견 뒤 시장을 만나 진정서 내용을 설명하기로 했다"며 시청 내부로 이동해 시장실 앞에 모였다.
하지만 시 측이 "시장은 출장 중이며 부시장도 일정 중이다"라며 면담 불가 입장을 밝히자 시장실 앞에서 주민들과 시 공무원 간 고성이 오갔다.
한 주민은 "삼척 시민이 시장을 보러 왔는데 문조차 열어주지 않는다"며 "출장 여부라도 직접 확인하겠다는데 왜 확인도 못 하게 막느냐"고 항의했다.
또 다른 주민은 "30년 동안 시장실 문이 이렇게 막힌 적이 없는데 왜 발이리 주민이 왔다고 막느냐"며 "시민을 향한 '부작위'도 행정범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 관계자가 "시장과 부시장 모두 부재 중이며 담당 부서에서 민원을 접수하겠다"고 설명했지만 주민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주민들은 "3개월 넘게 민원을 넣어도 '권한이 없다', '도(道) 소관이다'라는 말만 반복될 뿐 도로와 식수원, 공사 현장에 공무원 발길조차 닿지 않고 있다"며 "이런 행정 태도가 기업을 사실상 방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치가 이어지던 중 김광철 삼척부시장이 뒤늦게 집무실에 나와 주민들과 간담 자리를 마련했다.
김 부시장은 "허가권은 강원도에 있고 시는 개발행위허가·농지·산지 전용 등 후속 조치를 담당하고 있어 권한에 일정 부분 한계가 있다"면서도 "주민들이 제기한 문제들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고 시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주민들은 김광철 부시장에게 전달한 진정서를 통해서도 인허가 절차, 환경·상수원 문제, 생활 피해, 설명회·약속 불이행 등을 조목조목 제기했다.

진정서에서 주민들은 "발이리에서 발생한 흙탕물과 공사로 인한 오염이 오십천을 통해 삼척 시민 상수원까지 연결될 수 있다"며 "환선굴·대금굴 등 국가유산과 카르스트 지형 훼손 가능성을 의회와 시가 엄중히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진정서에는 삼척시가 언제, 어떤 조건으로 이 개발을 허가했는지, 법적으로 요구되는 주민 동의·설명 절차와 환경영향 검토가 적법하게 이행됐는지를 비롯해 사업자의 "마을의 90%가 매각됐다"는 주장과 실제 사유지 침해·훼손 여부 등 절차의 정당성에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김 부시장과의 대화에서 주민들은 "법과 행정에 밝은 대기업과 시공사가 관련 절차에 어두운 주민을 상대로 속전속결식 공사를 강행했다"며 "채광계획인가와 산지전용허가를 받았다 주장하지만 주민들은 어떤 절차로 허가가 진행됐는지 설명을 들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진정서에는 "1차 설명회는 제대로 개최되지 않았고 주민 요구로 열린 2차 설명회에서도 관정·우물 정비와 마을도로 유지, 공사차량 관리 등을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는 내용도 담겼다.
주민들에 따르면 발이리 광산개발은 지난 3월 31일 도 광산개발 인가 후 4월 개발행위허가와 농지·산지 전용이 이뤄졌고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대상 사업으로 도에서 협의가 완료됐다. 그러나 서류상 3000평으로 협의된 면적과 달리 실제 현장은 5000평이 넘는 산을 깎고 도로를 1.6km 이상 넓히는 등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들은 "소규모 평가에 그친 채 실제로는 '쪼개기 개발'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며 "카르스트 지형 특성과 환선굴·대금굴·오십천 수계 영향이 제대로 검토됐는지 다시 따져봐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 주민은 "급경사 지형을 대책 없이 절개해 두었다가 집중호우라도 한 번 쏟아지면 산사태가 날 상황"이라며 "그 아래 사는 주민들은 재난 앞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주민은 "과거 계곡에 나무를 띄우면 환선굴 쪽으로 흘러나왔다는 증언이 있다"며 "광산개발로 지하수 흐름이 바뀌면 환선굴·대금굴과 오십천 수계에도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생활 피해에 대한 증언도 이어졌다. 주민들은 "광산 진입로 공사 이후 마을 진입도로가 훼손돼 농작물 출하와 병원 방문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하루 많게는 80대에 이르는 덤프트럭이 집 앞을 오르내리는데, 분진·소음·진동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 "관정 공사를 해주겠다던 약속은 지켜지지 않은 채 공사 부지에만 관정을 파고 마을 상수원은 토사와 오염 우려에 그대로 노출돼 단수까지 겪었다"고 토로했다.
보상 문제를 둘러싼 갈등도 도마에 올랐다. 한 주민은 "장애인 가족이 사는 집과 산을 합쳐 2억 원을 제시했지만 그 돈으로 삼척 시내 어디에 집을 구하고 생계를 이어가느냐"며 "고령 주민과 장애인 가구가 공사 편의를 위해 일부 토지를 저렴하게 내줬는데도 회사는 '과도한 보상 요구'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 부시장은 "시가 직접 조치할 수 있는 식수·수질·분진·도로 훼손 문제에 대해서는 현장 점검과 수질 검사를 수시로 실시하겠다"며 "개발 면적 확대 여부와 공사 적정성도 관련 부서와 함께 현장에 나가 확인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주민들이 제기한 요구사항과 진정서 내용을 정리해 강원도와 사업자에게 공식 전달하고 해결 방안을 함께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주민들은 "수개월째 '검토하겠다'는 말만 반복될 뿐 현장에서 달라진 것은 없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대책위 관계자는 "삼척시는 '도 소관'이라며 손을 떼고 도는 '법적 기준상 문제없다'며 서류만 보는 사이 주민들만 고립된 산골에서 생존권을 잃어가고 있다"며 "삼척시가 주민 편에 서서 도와 사업자에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이리 주민들은 박상수 시장과의 재면담을 다시 요구하는 한편 강원도청과 환경부 등 상위 기관을 상대로 한 항의 방문과 추가 기자회견,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
onemoregiv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