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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빠진 당신,능동적 정보탐색자가 되려면? '알렉사에게'전에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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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핵심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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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는 11일 인공지능 시대 정보탐색을 성찰하는 기획전 ‘알렉사에게’를 열었다.
  • 8명 작가는 이메일의 ‘보낸·받은 편지함’ 구조로 기술매체와 정보인터페이스를 비판적으로 탐구했다.
  • 관람객은 작품·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정보화된 현실을 능동적으로 인식하고 질문하는 방식을 모색하게 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창작과 기술 관계 살펴본 '알렉사에게'전 개막
-정보 통해 현실인식하는 과정, 인공지능에 의해 자동화되는 현실 조명
-성능경 남화연 백정기 등 8인 작가 정보화된 현실구조 비평적 시각으로 분석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이제 어디를 가든, 누구를 만나든 궁금한 사항이 있거나 확인해볼 사항이 있으면 인공지능(AI)에게 묻게 된다. 제깍제깍 원하는 답이 나오니 날이 갈수록 빠져들 수 밖에 없다. 인공지능이 내놓은 답변과 정보 중에는 오류도 적지 않고, 실소를 머금게 하는 엉뚱한 내용도 있지만 일단 손쉽고 빠르니 자동으로 AI에 기대게 된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노송희, '드리프트 드래프트', 2026, 4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엽서, 영상: 4시간53분, 엽서: 14.8×10.5cm. 서울시립미술관 제작지원. 2026.07.08 art29@newspim.com

그렇다면 예술가들은 이같은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창작과 기술의 상관관계를 미술아카이브의 관점에서 살펴보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관장 최은주)의 분관인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는 '알렉사에게'라는 타이틀로 전에 없는 특별한 기획전을 열고 있다.

오는 7월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동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전시실에서 열리는 이 전시는 정보를 통해 현실을 인식하는 과정이 인공지능(AI) 기술에 의해 자동화되고 있는 작금의 정보 탐색과정을 짚어본 전시이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다양하고 방대한 '미술기록'과 '예술'이 함께 하는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의 전경. 모음동, 배움동, 나눔동으로 이뤄진 이 미술관을 찾는 이들이 최근들어 크게 늘고 있다. [사진 :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2026.07.11 art29@newspim.com

이번 전시에는 1980년대부터 최근까지 기술매체 환경의 변화를 목도하며, 정보매체의 시각성을 탐구했던 1세대 실험미술가인 성능경(b.1944)을 필두로 강동주(b.1988), 구동희(b.1974), 남화연(b.1979), 노송희(b.1992), 박지호(b.1994), 백정기(b.1981), 전소정(b. 1982) 등 총 8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이들의 예술적 실천에 주목하며 정보화된 오늘날의 현실구조를 비평적 시각으로 바라볼 것을 제안한 주제기획전이다.

여기서 '미술아카이브에서 왜 이런 기획전을 열고 있을까' 궁금해 하는 이들도 있겠다. 그런데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는 '수많은 미술기록'과 '예술'이 함께 하는 미술관이다. 평창동 언덕에 홍제천을 바라보며 자리한 미술아카이브는 여러 기관과 단체가 남긴 한국 현대미술의 발자취를 좇아 수많은 기록과 자료를 선별해 수집하고 보존하고 연구하는 기관이다. 또한 이같은 아카이브를 매개로 한 활동을 통해 다양한 사용자들과 관계를 맺고 예술의 틀을 마련한다. 여기에 더해 아카이브에 기반한 기획전시도 개최하고 있다. 이번 '알렉사에게' 역시 이에 해당되는 프로젝트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미술아카이브에 기반해 기획된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의 '알렉사에게'전의 알림막이 내걸린 미술아카이브 모음동 입구. [사진: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2026.07.11 art29@newspim.com

▲고대 알렉산드리아의 도서관이었던 '알렉사(ALEXA)'를 아세요?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의 학예연구팀이 전시제목으로 채택한 '알렉사'는 인류의 모든 지식과 정보를 한곳에 수집하고자 했던 고대 알렉산드리아의 도서관을 가리킨다. 또한 세계 최대 규모의 클라우드 기업인 아마존이 서비스 중인 '대화형 AI 플랫폼'의 명칭이기도 하다. 따라서 알렉사는 이는 과거부터 최근까지 인간의 정보수집 및 탐색 방식을 함축적으로 드러내는 단어다.

과거 신문과 라디오에서부터 TV, 개인용 컴퓨터, PC통신과 무선 인터넷을 거쳐 오늘날의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보 인터페이스로 구성되는 연결망은 기술이 발전할수록 그 구조원리를 사용자가 점점 파악하고 따라가기가 어려워진다. 특히 검색엔진과 생성형 인공지능 챗봇 등 사용자 친화적 알고리즘에 기반한 인터페이스는 제공하는 정보의 수준과 맥락을 임의로 재구성하며, 때때로 정보를 통한 인간의 현실인식 과정에 '구조화된 제약'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번 전시는 기술매체 환경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온 동시대 미술가들의 실천을 통해 관객에게 능동적인 현실 인식과 정보탐색의 방식을 다채롭게 제안하고 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에서 열리고 있는 '알렉사에게'전의 전시전경. [사진 제공=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2026.07.08 art29@newspim.com

8명의 전시 참여작가들은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약 50년의 기술변화 속에서 정보 인터페이스가 야기한 제약을 거꾸로 '창작의 조건'으로 전유하며, 정보화된 현실의 구조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작업을 출품했다. 이러한 창작의 실천 속에 깃들어 있는 정보들은 시대변화에 앞서는 지표가 되거나 작가의 의도를 넘어서는 역사적 맥락을 새롭게 형성하며 관객에게 능동적인 정보탐색자가 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고 있다. 즉 한번쯤 일방적으로 쏟아지는 정보들을 되짚어보거나 살짝 비틀어 보며 내 시각으로 생각해볼 틈을 열어보이고 있는 것.

▲'보낸 편지함', '받은 편지함' 두 섹터로 구성된 전시

전시는 이메일 인터페이스에서 착안해 '보낸 편지함'과 '받은 편지함' 두 개의 구조로 짜여졌다.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매일 접하는 단어라 친근하면서도, 두 섹터가 어떻게 대비될지 호기심이 일게 된다.

'보낸 편지함'이 과거에 발신한 정보를 다시 살펴보는 공간이듯 전시실1에서는 지나쳐온 정보 속에서 현실이 인식되는 조건 자체를 되돌아보는 작업을 소개하고 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전소정 '일성당자해기', 2012. 단채널비디오, 컬러, 사운드..6분3초 [이미지 제공=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2026.07.08 art29@newspim.com

이를테면 구동희 작가가 이 섹터를 위해 이번에 제작한 15분 길이의 영상작품 '캐스케이드'(2026)는 교각과 수로, 인공적인 구조와 자연의 움직임이 중첩되는 장면을 주요한 시각적 단서로 삼고 있다. 작가는 TV, 인터넷 등 대중적으로 통용되는 정보 인터페이스를 경유하여 각종 정보와 이미지를 수집하는 가운데 서로 무관해 보이는 사물과 현상들을 가로지르는 무의식적인 경로를 가설해 나갔다.

예를 들면 베트남의 호수와 바다, 한강의 다리 등을 직접 촬영해 서로 다른 맥락에서 생성된 푸티지(footage)를 섞고 연결하는 식이다. 따라서 단일한 서사로 통합되지 않는 구동희의 이번 작업은 이미지가 전이되고 이어지는 방식, 그 연쇄구조가 중요한 요소로 작동한다. '캐스케이드'란 본래 폭포나 낙하하는 물줄기, 또는 연쇄적인 전개를 뜻하는 단어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과학기술 분야에서 데이터의 계층적 처리과정을 설명하는 용어로 쓰이고 있다.

노송희 작가의 장장 4시간 53분에 달하는 영상작업도 감상할 수 있다. 노송희는 다양한 기관과 개인이 제공한 아카이브를 재구성해 그 자료 속에 여러 시선들과 교차하는 자신의 관점을 동적인 시점의 영상 설치작업으로 구현해온 작가다. 이번에 출품한 '드리프트 드래프트'는 반복적인 입력과 출력행위를 통해 원본을 디지털 정보로 변환하고 다시 종이에 프린트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정보 순환경로의 형성과정을 짚어본 신작이다.

이번에 노송희는 자신이 수집한 자료들 중 단 하나의 자료에서 출발했다. 과거 독일의 어느 여행지에서 구매한 한 장의 꽃 사진엽서를 평판 스캐너로 스캔한 후, 디지털 정보로 변환된 이미지를 잉크젯 프린터로 종이에 인쇄하고 이를 다시 같은 방식으로 입력 출력하는 과정을 원본 이미지가 상실될 때까지 계속 반복했다. 하나의 원본은 스캔 인쇄와 같은 기술을 통해 반복적으로 재현되고 복제됐다. 이같은 일련의 왕복운동을 수행한 결과는 수많은 차이를 동반한 다량의 자료생산으로 이어졌으며 작가는 이러한 과정 전체를 다각도로 기록한 영상과 함께 재구성했다.

'드리프트 드래프트'라는 제목은 '표류'와 '초안'(drift)을 뜻하는 두 단어를 합성한 것이다. 이는 완성된 결과가 아니라 입력과 출력의 과정이 끊임없이 흐르며 이동하는 초안의 상태이자, 작가 작업의 조건을 의미한다. 노송희는 원본이 다른 양태로 전환될 때 발생하는 재현불가능의 문제보다, 해당 정보가 공간, 데이터, 코드, 시간과 같이 다른 상태로 이동하는 순환경로를 감각해내는 과정의 수행성에 집중하고 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성능경, '현장 6', 1981, 젤라틴 실버 프린트, 19.1×27.5 cm(30). 서울시립미술관 소장. 2026.07.08 art29@newspim.com

한편 '받은 편지함'은 계속해서 새로운 정보가 들어와 쌓이는 자료 저장공간을 지칭한다. 전시실2에서는 한 시대의 편린을 수집하고 색인형식으로 재구성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동시에 관련정보를 역사적 자료로 추출해 대안적 아카이브로 재해석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정보로 재구조화되어 있는 당대 현실을 관람객 스스로 파헤쳐볼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 섹터의 출품작 중에는 성능경의 1981년 작품인 '현장6'이 관심을 모은다.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인 '현장' 연작은 보도사진 속 특정정보를 강조하고자 화살표, 점선 등의 지표를 사용하는 신문의 편집기법을 전유하고 있다. 보도사진을 재촬영한 필름 위에 기존 편집의도를 무력화시키는 방식으로 기호를 덧그린 후 작가는 확대 인화한 사진을 설치문법으로 재구성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이 소장 중인 성능경의 '현장6'은 1978년부터 1981년까지의 신문기사에서 수집한 30컷의 필름 위에, 임의의 점선을 추가한 후 점선의 궤적을 하나로 연결한 작업이다.

각각의 사진들은 별개 기사에서 추출됐지만 사진 속 점선들이 설치를 통해 연결되면서 마치 하나의 '지도'처럼 변주됐다. 이러한 지도의 이미지는 '현장' 연작에 여러가지 방식으로 흩어져 있는 각각의 사건들이 본질적으로는 한 시대의 지형도를 그리고 있음을 상기시킨다. 이 연작을 통해서 재촬영된 보도사진 대부분은 의도적으로 출처가 지워져 있지만 작가가 예외적으로 밝힌 일부 기사를 토대로 작업 너머의 시대상을 그려볼 수 있다. 

성능경의 '현장6'이 이번 '알렉사에게'전에 포함된 것은 정보 수집에 기반한 동시대 미술실천과 그 결과물로부터 한 시대의 아카이브를 추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기획팀은 '현장6'과 연계된 신문 아카이브를 새롭게 찾아나섰다. 작업에 포함된 이미지를 실마리삼아 디지털 아카이브에서 각각의 기사 원문을 역추적했고 그렇게 찾아낸 총 26일 분량의 신문 아카이브를 종이신문 형식으로 재제작해 전시실2 한편에 배치했다. 이에 관람객 누구나 기사를 직접 찾아볼 수 있어 작품의 입체성을 더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 백정기, '능동적인 조각' 연작, 2023-2026, 콜드 캐스팅, 수신기, 전선, 스테인리스 파이프, 목재, 혼합재료. 사진: 남기용.[이미지 제공=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2026.07.08 art29@newspim.com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의 전시실2의 높은 벽면을 활용한 박지호의 작업은 새롭고 흥미롭다. 박지호는 노동집약적인 방식으로 디지털 이미지를 재가공하거나 생성형 인공지능을 직접 코딩하면서 디지털 데이터의 물질성과 정보 처리 과정의 수행성을 탐구해온 작가다. 이번에 선보인 '하나부터 열까지'는 딥 러닝 알고리즘에 카메라와 펜 플로터를 결합한 드로잉 머신에게 특정한 '그리기 방식'을 학습시키는 작업이다.

이 머신은 작가가 디지털 데이터로 입력한 이미지를 물리적 표면 위에 선으로 재현한 후, 그것을 카메라로 다시 인식하며 그리기 방식을 학습해 나간다. 펜 플로터를 통한 출력과 카메라를 통한 입력이 반복될수록 그리는 방식도 변화하지만 스스로 생성한 드로잉 이미지를 단순히 되먹임하는 방식으로는 생산적인 학습이 이뤄지지 않는다. 때문에 작가는 출력과 입력 사이에 개입해 머신이 그려놓은 드로잉을 보완하거나 학습 난이도에 걸맞게 알고리즘의 파라미터를 조금씩 수정해 나간다. 자신이 생각하는 드로잉의 감각에 한걸은 더 다가갈 수 있도록 머신을 지도편달하는 것이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박지호 '하나부터 열까지', 2026, 홍승혜의 '유기적 기하학'(2003)으로 구성한 데이터셋 기반, VAE 기반 Latent Diffusion 기계학습 알고리즘, 파이프, 바퀴, 점토, 합판, 웹캠, 컨트롤 박스, 컴퓨터, 아두이노, 마이크로스텝 드라이버, 모터, DC 파워 서플라이, 벨트, 타이밍 풀리, CR 튜브, 전선, 가변 크기. 사진: 남기용. [이미지 제공=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2026.07.08 art29@newspim.com

흥미로운 것은 이번에 박지호 작가는 선배 미술가인 홍승혜의 2003년 작품인 '유기적 기하학'을 학습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그의 연작인 '하나에서 열까지'는 기계적인 알고리즘과 대화하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홍승혜의 미학과 또다른 접점을 이루며 새로운 방식의 '배움'을 모색하고 있다.

기획팀은 전시기간 동안 관람객이 작품을 참여적인 방식으로 경험하고, 정보 인터페이스의 조건에 따라 재구성된 현실을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성능경 작가의 퍼포먼스가 개막일에 열렸으며, 박지호 작가는 관객과 함께 AI이미지 생성기술을 구조적으로 살펴보는 워크숍을 진행했다. 전시기간 동안 전시의 이론적 배경을 폭넓게 해석해볼 수 있는 강연 프로그램이 열린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인공지능 기술의 확산 속에서 일상의 정보 탐색과정을 돌아보는 전시 '알렉사에게'를 통해 다양한 인터페이스로 매개된 현실을 관객 여러분 각자의 질문과 방법으로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 전시 도슨팅 앱을 통해 음성으로 작품해설을 들을 수 있다. 또한 전시 이해를 돕기 위한 정보와 자료를 미술관 공식SNS를 통해 제공 중이다. 상세한 정보는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무료관람.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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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스로픽·오픈AI 'AI 감속론'의 속내는?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앤스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가 지난주 12일 내놓은 인공지능(AI) 개발 감속론에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와 xAI 모회사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CEO가 잇달아 동조했다. 경쟁 관계인 3사 수장이 최상위 모델의 성능 개선 속도를 늦추자는 데 공개적으로 뜻을 같이한 것은 처음이다. 다만 업계의 시선은 감속 선언에 붙은 조건에 쏠린다. 아모데이 CEO의 제안이 자발적 제동에 머물지 않고 정부 규제 요구와 한 묶음으로 제시됐다는 점에서다. 업계에서는 규제를 동반한 감속은 개방형 모델과 후발 주자의 진입로를 좁히기 위함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달 오픈AI·앤스로픽의 개방형 제한 로비가 '사다리 걷어차기' 논란을 부른 데 이어 같은 구도가 감속론을 매개로 되풀이된 양상이다. 3사만 속도를 늦추면 개방형이 격차를 좁히는 결과만 남는 만큼 개방형까지 같은 규제에 묶어야 감속이 성립한다는 셈법이 규제 요구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3단계안과 부속 조치 아모데이 CEO의 에세이 '우리는 프론티어(최상위 성능 모델)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3단계 구조로 짜여있다. 1단계는 앤스로픽이 단독 이행을 약속한 조치로 제3자 평가 기관에 내부 위험평가팀에 준하는 상시 접근권과 평가 결과 공개권을 준다. 같은 의무를 다른 개발사에도 지우도록 정부에 요구하는 내용이 함께 붙어 있다. 2단계는 미국 최상위 모델 개발사 전체에 대한 정부 규제를 기본으로 삼되 입법 지연에 대비해 개발사 간 자발적 기준 마련을 병행하는 내용이고 3단계는 국제 공조다. 앤스로픽이 스스로 지는 부담은 평가자 수용에 그친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의 개인 웹사이트에 게시된 에세이 'We Must Pace the Frontier' 갈무리 [사진=아모데이 CEO 개인 웹사이트] 2단계에 함께 담긴 부속 조치들이 개방형 진영을 자극했다. 아모데이 CEO는 중국과의 격차 이상으로 감속하면 안보 위험이 생긴다며 반도체 수출통제 강화와 무단 증류(한 모델의 출력으로 다른 모델을 훈련하는 기법) 단속, 가중치(모델이 학습한 결과를 담은 핵심 수치) 도난 방지를 요구했다. 표적은 중국이지만 다른 모델의 출력을 훈련에 활용하는 증류가 널리 쓰이는 개방형 생태계에서는 무단 증류의 규제 범위를 넓게 잡을 경우 통상적인 모델 개발 기법까지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 개방형 진영의 우려다. ◆개방형 추격과 감속 딜레마 감속 주장의 '저의'를 따지기에 앞서 살펴야 할 것은 규제를 동반한 감속 주장이 나온 배경이다. 개방형의 추격 속도가 아모데이 CEO에게 규제 없는 감속을 허용하지 않는다. AI 모델 이용 중개 플랫폼 오픈라우터에 따르면 미국 이용자가 요청한 토큰 처리량 가운데 개방형 비중은 작년 9월 26%에서 지난달 60%로 높아졌다. 유럽연합 이용자의 개방형 비중도 같은 기간 16%에서 65%로 상승했다. 가성비로 시장을 파고드는 개방형 모델 앞에서 3사만의 감속은 점유율 양보와 다르지 않다. 앤스로픽의 공동창립자인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 [사진=블룸버그통신] 폐쇄형 3사만 속도를 줄이면 개방형과의 성능 격차가 좁혀지는 시간만 짧아진다. 기술 우위로 높은 기업가치를 떠받치는 회사가 스스로 감속을 선언하는 것은 자기 약화에 가깝다. 에세이에는 자기 약화를 피하는 장치가 들어 있다. 아모데이 CEO는 훈련 중단이 아니라 안전 검증 시간 확보가 목적이라고 했다. 감속 대상은 외부 공개 모델의 역량 향상 속도이고 내부 연구는 제약에서 비켜난다. 폐쇄형은 공개 시점만 조절하면 되지만 공개 자체가 사업 방식인 개방형은 공개를 늦추면 남는 것이 없다. 규제를 동반한 감속이 개방형에 지우는 부담은 준수 조건에서 한층 커진다. 아모데이 CEO가 제시한 제3자 평가자 상주 방식은 모델을 자사 서버에 두고 API로 제공하는 구조에서만 작동한다. 누가 쓰는지 확인하고 위험한 사용을 감시하며 접근을 차단하고 문제 모델을 서비스에서 내리는 일은 서버를 통제하는 개발사만 할 수 있다. 가중치를 공개한 개발사는 수정·재배포된 복사본을 회수할 방법이 없다. 해당 조건이 강제되면 개방형은 결국 존재 방식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진입장벽 논란과 '규제 포획' 공방 앤스로픽이 6월 내놓은 규제 프레임워크의 적용 기준도 논란이다. 훈련 연산량이 10의 25제곱 플롭을 초과하고 연간 AI 매출 5억달러 또는 연구개발비 10억달러가 넘는 기업을 대상으로 삼는다. 소규모 개발사는 면제되는 구조지만 문제는 기준선을 넘는 순간부터다. 문턱을 넘자마자 비용과 기간을 가늠하기 어려운 승인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면 투자자와 창업자로서는 문턱 아래 머무는 편이 합리적 선택이 된다. 소규모로 남는 것은 허용하되 대형사로 성장하는 길은 막는 면제 조치가 된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사진=블룸버그통신] 백악관에서 감속론을 공개 비판한 인사는 데이비드 색스 대통령 과학기술 자문 공동의장이다. 색스 공동의장은 감속 선언 다음 날인 13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다리오가 프론티어 속도를 조절하자고 썼고 샘이 동의했다. 그렇게 해라. 당신들이 프론티어다"고 했다. 두 회사가 점유율·매출·성능 어느 기준으로 봐도 최상위 모델 시장을 사실상 둘이 나눠 갖고 있으니 남을 규제할 것 없이 스스로 늦추면 된다는 논리다. 감속의 대가로 원하는 규제 틀을 얻으려는 시도는 규제 포획(규제가 기존 강자의 이익 보호 수단으로 변질되는 것)에 해당한다고 했다. 색스 공동의장의 규제 포획 비판은 지난달 아모데이 CEO와의 엑스 공방에서 이미 구체화된 바 있다. 당시 그는 앤스로픽이 요구하는 사전 심사 체제를 'AI를 위한 차량국(DMV)'에 빗댔다. 모델을 내놓을 때마다 정부 시험과 승인을 기다려야 한다면 대응 인력과 자금을 갖춘 대형사만 대기열을 견디고 후발 주자는 출시 자체가 늦어진다는 논리다. 안전을 명분으로 한 심사 요건이 기존 강자에게 유리한 경쟁 규칙으로 굳어진다는 지적이 감속론에서도 되풀이된 셈이다. ◆반독점 면제 요청 문턱 규제 포획 논란과 별개로 규제를 동반한 감속은 현행법의 문턱부터 넘어야 한다. 와이어드에 따르면 오픈AI는 최근 수주간 의회 의원들에게 업계 차원의 감속 조율이 합법인지 지침을 요청했다. 경쟁사 간 개발 속도 합의는 일종의 생산량 제한에 해당해 반독점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 법조계 일각의 해석이다. 7월 초당파 의원들이 안전·보안 협력에 반독점 예외를 두는 법안을 발의했으나 하원 법사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아모데이 CEO의 반독점 면제 요청은 현행법 아래 조율이 자동으로 합법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한 것이기도 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사진=블룸버그통신] 법적 문턱을 넘더라도 실행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포브스는 에세이가 제3자 평가자 도입 시한을 명시하지 않은 점을 짚었다. 아모데이 CEO가 요청한 반독점 면제도 정부가 받아들일 의무가 없어 거부되면 2단계는 시작조차 어렵다. 반독점법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두 회사의 협력 회피를 가리기 위한 구실이라는 시각도 있다. 면제가 나올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알고 요청한 것이라면 감속은 처음부터 이행 의사 없이 내건 조건부 약속에 가깝다. 공동 제안서조차 만들지 않은 채 규제 요청부터 앞세운 순서가 의심의 근거로 언급된다. ◆백악관 입장과 개방형 반응 앤스로픽의 규제 요청은 지난달 백악관이 한 번 거절한 내용과 같다. 백악관이 지난달 확정한 자발적 AI 심사 틀은 대상을 폐쇄형 최상위 모델로 한정했다. 개방·폐쇄를 가리지 않는 시험을 요구했던 앤스로픽으로서는 폐쇄형 최상위 모델만 심사받고 개방형은 빠지는 결과가 됐다. 에세이에서 거론된 2단계가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모든 최상위 모델 개발사에 같은 기준을 강제하라는 내용이다. 폐쇄형에 그친 심사 대상을 개방형까지 넓혀 달라는 요구를 감속론의 이름으로 다시 낸 셈이다.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대통령 과학기술 자문 공동의장 [사진=블룸버그통신] 개방형 진영의 대응은 규제 확대 요구를 맞받아치는 형태로 나왔다. 오픈소스 개발자 제이크 골드는 공개서한에서 "진심이라면 가중치를 공개하라"고 했다. 개방형을 심사 대상에 넣자는 요구에 폐쇄형도 가중치를 공개해 외부 검증을 받으라고 맞선 것이다. 개방형 모델 공유 플랫폼 허깅페이스의 클렘 들랑그 CEO도 감속 자체에는 동의했지만 규제 대상 확대에 대한 찬반은 명시하지 않았다. 감속의 필요성은 인정하더라도 감속의 조건을 폐쇄형 진영이 정하는 구도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 개방형 진영의 입장으로 읽힌다. ◆IPO 시기와 겹친 감속론 감속론의 저의를 둘러싼 근본적 물음은 왜 지금이냐에 있다. 최상위 모델 개발사들은 이전 세대 훈련 비용을 회수하기 전에 다음 세대에 더 큰 자본을 투입하기를 거듭해 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픈AI의 GPT-6 아스트라는 내부 다량 사용 직원 기준 하루 7000달러어치 토큰이 소모된다고 한다. 기술 투자자 마틴 바르사브스키는 엑스에서 "[3사가 다른 건 몰라도] 서로 벌이는 경주가 모두를 파산시킬 수 있다는 데는 동의할 것"이라고 썼다. 감속 합의의 실제 동기가 안전이 아니라 비용에 있다는 지적이다. 감속 선언과 상장 절차 연기가 비슷한 시점에 나온 점은 의심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앤스로픽은 지난주 예정됐던 증권신고서(S-1) 공개를 이달 늦은 시점으로 미뤘고 올트먼 CEO는 12일 연내 상장 배제 의사를 밝혔다. AI 연구자 엘리 데이비드는 엑스에서 "S-1이 손실 규모를 드러낼 것이므로 훈련 비용을 줄여 수익성 경로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상장을 앞둔 회사로서는 손실을 줄일 방법을 투자자에게 보여야 하는데 훈련 비용 절감이 가장 확실한 수단이고 안전을 이유로 감속하면 비용 절감이라는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도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6-09-1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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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北 핵심인사 일가족 중국서 탈북했다고?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고위층 일가족이 중국 체류 중 우리 관계기관에 탈북·망명을 요청해 국내에 무사히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사정에 밝은 대북정보 관계자는 15일 뉴스핌에 "중국에서 대표부 대표급으로 일해온 노동당 핵심 인사가 지난 7월 망명을 요청해 정부가 이를 수용했다"면서 "현재 국가정보원의 보호 아래 합동신문과 국내 정착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중국에 체류해온 북한 노동당 고위급 인사의 일가족이 지난 7월 탈북 망명해 한국에 입국한 것으로 15일 파악됐다. 사진은 북한 고위층 일가족의 한국행을 AI를 이용해 표현한 가상 이미지. [사진=AI생성] 2026.09.15 ◆북한 고위급 인사 망명 확인은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  노동당 대외 관련 핵심 부서의 간부급으로 중국으로 파견돼 일해온 이 인사는 부인은 물론 자녀를 동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체류 고위급 북한 인사의 탈북·망명과 수용 조치가 확인된 건 이번이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이다. 탈북·망명 동기와 관련해 이 인사는 한국과 서방국가의 자유로움과 발전상을 보며 북한 김정은 정권의 폭압적인 행태에 실망했고, 특히 어린 자녀의 미래를 위해 평양 귀환을 하지 않고 서울행을 택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망명해 온 인사가 동북 3성 지역의 북한 공작 핵심 거점 도시에서 일해온 만큼 최근 북한의 대남 관련 동향이나 북중 관계 정보를 다수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특히 국무위원장 김정은의 대남적대 노선 노골화 이후 북한의 대남 전략이나 남북관계에 대한 입장을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해당 인사의 탈북과 국내 입국 과정에서의 구체적인 정황이나 중국 당국의 협조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서는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지난 6일 강원도 원산항에서 열린 구축함 강건호 취역식에 참석한 조용원(앞줄 왼쪽) 노동당 조직담당 비서를 비롯한 핵심 간부와 가족들이 축하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행사장 대형 화면에 국무위원장 김정은과 딸 주애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조선중앙TV 화면캡처] 2026.09.15 yjlee@newspim.com 해외 근무 북한 외교관이나 대표부 요원, 파견 근로자의 한국행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6년에는 태영호 영국 주재 공사가 가족과 함께 망명했고, 조성길 이탈리아 대리대사(2018년), 류현우 쿠웨이트 대리대사(2019년), 리일규 쿠바 주재 대사관 참사(2023년) 등이 대표적이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당사자의 요청에 따라 구체적인 체류 국가나 신상을 밝히기 어려운 고위급 인사들이 훨씬 더 많다"고 말했다. yjlee@newspim.com 2026-09-1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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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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