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서울회생법원이 3일 홈플러스 회생절차를 폐지하며 14일 안에 2000억원 자금 확보 시 재개 가능성을 열어뒀다.
- 홈플러스·MBK는 김병주 회장의 1000억원 연대보증에도 메리츠가 대출을 거절했다고 주장했으나 메리츠는 보증·제안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 메리츠는 DIP 1000억원 제공 등 역할을 했다고 강조하며 회생 무산 책임은 10년간 투자금 회수에만 몰두한 대주주 MBK에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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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김병주 1000억 보증에도 메리츠 지원 거절" 주장
메리츠 "보증 선 바 없어…나머지 1000억은 MBK가 책임져야"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서울회생법원이 홈플러스 회생절차를 폐지하면서 2000억원 운영자금 조달 실패를 둘러싼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그룹 간 책임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홈플러스와 MBK 측은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1000억원 규모 연대보증 의사를 냈는데도 메리츠가 자금 지원을 거절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메리츠는 "김 회장이 보증을 선 사실도, 당사에 공식 제안된 내용도 없다"고 반박했다.
회생절차 폐지 이후 홈플러스가 14일 안에 자금을 확보해 즉시항고하면 회생 불씨는 되살릴 수 있다. 하지만 메리츠가 이미 1000억원 규모 긴급운영자금(DIP)을 에스크로 계좌에 예치한 만큼, 나머지 1000억원을 대주주인 MBK와 김 회장이 부담하거나 보증해야 한다는 압박은 더 커지고 있다.

3일 법조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이날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회생계획 수행에 필요한 최소 운영자금 2000억원이 조달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홈플러스가 14일 이내 자금을 확보해 즉시항고하면 법원이 스스로 폐지 결정을 취소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함께 열어뒀다.
법원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사업 부문 매각은 성사됐지만, 잔존 사업부에 대한 인수합병(M&A)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영업을 지속하며 매출은 감소하고 급여·물품대금채무·조세 등 공익채권은 급증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이 같은 상황에서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안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최소 약 2000억원의 운영자금이 필요하지만 현재까지 조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회생계획안 수정안은 수행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관계인집회 심리·결의에 부치지 않은 채 회생절차를 폐지했다.
다만 홈플러스 회생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홈플러스는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대해 14일 이내 즉시항고할 수 있다. 법원은 이번 폐지 결정이 운영자금 부족에 따른 수행 가능성 결여를 이유로 한 만큼, 즉시항고 기간 안에 자금을 조달한 뒤 항고하면 '재도의 고안'을 통해 재판부가 스스로 폐지 결정을 취소하고 관계인집회 기일을 지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남은 2주 안에 2000억원 규모 자금 조달 방안을 확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홈플러스는 회생절차 폐지 결정 이후 메리츠를 향해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홈플러스는 이날 오후 공식 입장문을 통해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는 대주주 측 운용관리사인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파트너가 제공한 1000억원 규모의 연대보증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자금 지원을 거절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에 2000억원의 운영자금 대출을 해 주실 것을 간청드린다"며 "향후 진행될 법적 절차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채권자와 직원 등 이해관계자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메리츠는 김 회장이 실제로 보증을 제공한 사실이 없다고 정면 반박했다. 특히 홈플러스와 MBK 측이 법원과 언론을 통해 '김병주 보증 제공'을 언급하면서도 정작 자금 지원 당사자인 메리츠에는 공식 제안이나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메리츠는 공식 입장을 통해 "김병주 회장은 아직까지 메리츠가 제공한 DIP 1000억원에 대해 보증을 선 바가 없다"고 밝혔다. 메리츠 관계자도 "정작 채권자인 메리츠에는 한마디 공식 설명도 없이 언론을 통해 보증을 섰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당사에 공식적으로 제안되거나 확인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메리츠는 홈플러스 회생을 위해 채권자로서 가능한 역할을 해왔다는 점도 강조했다. 메리츠는 "그동안 홈플러스가 회생절차를 통해 정상화되기를 희망해 왔으며 담보권 실행 유예, 상거래채권 조기변제 협조, 조건부 DIP 금융 1000억원 에스크로 예치 등 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채권자로서 최대한의 역할을 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생 무산의 책임은 대주주인 MBK 측에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메리츠는 "홈플러스 위기는 지난 10년간 MBK가 투자금 회수에만 몰두한 경영의 참담한 결과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며 "회생절차 개시 이후 1년 3개월이 지났음에도 영업환경과 기업가치는 오히려 더욱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은 2주간 MBK는 최대주주이자 경영책임자로서 투자수익만 회수하는 데 그치지 말고 이제는 홈플러스 회생을 위해 마땅히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해야 한다"며 "채권자에게 법을 어기라는 억지는 그만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사안의 핵심이 단순한 보증 여부 공방을 넘어, MBK가 실질적인 자금 조달 책임을 어느 정도 부담할지로 옮겨갔다고 보고 있다. 설령 김 회장의 1000억원 보증 문제가 정리되더라도 법원이 요구한 최소 운영자금은 2000억원이다. 메리츠가 조건부로 준비한 1000억원 외에 나머지 1000억원 조달 방안이 확정되지 않으면 회생절차 재개는 어렵다.
특히 홈플러스가 메리츠에 2000억원 전액 대출을 요청한 것은 최대 채권자의 추가 부담을 압박하는 성격이 크다. 그러나 메리츠 입장에서는 회생 가능성이 불투명한 기업에 신규 자금을 추가 투입하는 만큼, 경영권을 행사해 온 대주주가 먼저 책임 있는 보증이나 자금 부담을 제시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즉시항고 기간 내 자금 조달이 무산되면 홈플러스는 사실상 파산 또는 청산 절차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피해는 홈플러스 임직원뿐 아니라 입점 업체 점주, 납품 중소기업·소상공인, 전단채 투자자 등으로 번질 수 있다. 지난달 말 기준 홈플러스 직원은 약 1만2000명이며, 대형마트 주차·카트 관리·청소 등을 담당하는 간접고용 인력 1000명가량까지 고려하면 고용 충격만 1만3000명 안팎에 이를 수 있다.
거래업체 피해도 불가피하다. 홈플러스에 납품하고도 대금을 받지 못한 중소기업·소상공인은 150곳으로, 미수 납품대금은 업체당 평균 7억74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일반 상거래 채권은 회생·파산 절차에서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큰 데다, 홈플러스의 현금성 자산도 지난 2월 말 기준 104억원에 그쳐 실제 회수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후순위 채권자 성격의 전단채 투자자 피해액도 4019억원에 달해, 회생 불씨가 꺼질 경우 파장은 유통업계를 넘어 금융권 투자자 손실 문제로까지 확산될 전망이다.
메리츠는 "홈플러스 회생절차가 폐지 결정으로 이어지게 된 데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메리츠는 향후 절차에 적극 협력하면서 홈플러스의 근로자, 협력업체, 소상공인 등 이해관계자들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