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뉴욕 외환시장에서 30일 엔화가 162.80엔까지 하락하며 40년 만의 슈퍼 엔저가 심화됐다.
- 미국의 고금리 기조와 일본은행의 느린 정상화로 미일 금리 차가 확대되며 '달러 매수'에서 '엔화 매도' 장세로 성격이 변했다.
- 일본 정부의 개입 효과가 제한적이란 인식 속에 시장 관심은 개입 여부보다 다음 방어선이 될 환율 수준에 쏠리고 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엔화 환율이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1달러=162엔을 내준 데 이어, 162엔대 후반까지 낙폭을 확대하며 엔화 약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약 40년 만의 '슈퍼 엔저'가 이어지면서 외환시장의 관심도 달라지고 있다. 일본 당국이 언제 시장에 개입할지를 점치던 시선은 이제 "엔화 약세를 어디까지 용인할 것인가", 즉 다음 방어선이 어디인지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30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한때 달러당 162.80엔대까지 떨어졌다. 전날 도쿄 시장에서 162엔을 돌파한 데 이어 낙폭을 더욱 키운 것이다. 이는 1986년 12월 이후 약 39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표면적인 이유는 미국 경제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5월 구인 건수(JOLTS)는 시장 전망을 웃돌았다.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식지 않고 있다는 신호가 나오자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가 당분간 긴축 기조를 유지하거나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다시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고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엔화에는 다시 매도 압력이 집중됐다.
하지만 최근 엔화 약세를 단순히 달러 강세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엔저는 미국 금리가 높은 데 따른 결과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자체가 엔화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BOJ는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여전히 실질금리는 주요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는 가운데 경기 회복도 기대만큼 강하지 않아 추가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이 높은 금리를 유지하는 동안 일본은 완만한 정상화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굳어질수록, 미일 금리 차가 더욱 확대될 것이란 관측에 투자자들은 엔화를 팔아 금리가 높은 달러 자산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는 엔저의 성격이 바뀌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시장 관계자들은 최근 환율 상승이 '달러를 사는 장세'에서 '엔화를 파는 장세'로 옮겨가고 있다고 평가한다. 달러가 강해서 오르는 환율이 아니라 엔화가 약해서 오르는 환율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시장은 일본 정부가 언제 외환시장에 개입할지를 가장 큰 변수로 봤다. 실제 일본 정부는 2022년 이후 엔화 가치가 급락할 때마다 달러를 매도하고 엔화를 매수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개입했다. 환율은 단기간 수 엔씩 급락하며 개입 효과를 나타냈다.
그러나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30일 가타야마 사츠키 재무상의 발언은 기존의 "과도한 변동에는 단호히 대응한다"는 원론적 수준에 머물렀다. 시장은 이를 즉각적인 개입 신호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개입 경계감이 약해지자 헤지펀드와 글로벌 투자자들은 다시 엔화 매도 포지션을 확대하고 있다.

외환시장 개입은 환율의 속도를 늦출 수는 있지만 방향 자체를 바꾸기는 어렵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가 그대로인 상황에서 엔화를 사들이더라도 시장은 다시 달러를 사게 된다.
실제로 일본 정부와 BOJ는 엔화 환율이 160엔대를 찍었던 지난 4월 이후와, 161엔대까지 상승했던 2024년 7월에 엔화 매수·달러 매도 개입을 단행했다. 개입에 의해 일시적으로 환율을 안정시키는 효과는 있었지만 중장기 추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이 때문에 이제 시장의 관심은 일본 당국의 '개입 여부' 자체보다 '개입을 결정할 환율 수준'으로 이동하고 있다.
1일 블룸버그통신은 "투자자들은 이제 일본 당국이 개입할지 여부보다 다음 방어선이 어디인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에는 150엔, 155엔, 160엔이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졌지만 모두 무너진 만큼 시장은 새로운 기준점을 찾고 있다는 의미다.
일본 재무성은 특정 환율 수준이 아니라 변동성과 투기적 거래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개입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투기세력에 신호를 주지 않기 위한 전략이지만, 역설적으로 시장에서는 "당국이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결국 40년 만의 슈퍼 엔저 향방은 미국의 통화정책과 BOJ의 추가 금리 인상, 그리고 일본 당국이 어느 선에서 시장 개입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 것인지에 달려 있다.
goldendo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