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김경률 해군참모총장이 25일 캐나다 빅토리아 6·25 참전용사 기념비를 찾아 헌화하고 생존 용사들과 만났다.
- 이번 방문은 6·25 혈맹 캐나다와 인도·태평양 전략 협력을 강화하려는 외교·군사 행보로, 캐나다 태평양사령관과 주캐나다 대사 등이 함께했다.
- 한국 정부와 군은 고령 참전용사들에게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직접 감사 방문을 이어가며, 과거 희생에 대한 보훈과 미래 안보 공조를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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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세 참전용사 빅터 플렛과 악수… 생존 노병에 기념사진첩 전달
김 총장 "캐나다 희생 영원히 기억… 인태 안보 협력 강화할 것"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98세 노인의 손은 투박했지만 단단했다. 빅터 플렛. 1950년 여름, 낯선 동양의 나라를 위해 총을 들었던 캐나다 청년은 어느새 망백(望百)을 앞둔 노병이 됐다. 김경률 해군참모총장이 25일(한국 시각)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빅토리아의 6·25전쟁 참전용사 기념비를 찾아 헌화하고, 생존 참전용사들과 손을 맞잡았다.

이번 방문은 단순한 의례적 참배가 아니다. 6·25전쟁 발발을 한 달 앞둔 시점, 해군참모총장이 직접 캐나다 태평양 사령부 소재지인 빅토리아를 찾은 것은 외교·군사적 메시지를 동시에 담은 행보다. 행사에는 데이비드 펫첼(David Patchell) 캐나다 태평양사령관(소장)과 임기모 주캐나다 대사도 나란히 참석했다. 해군 총장과 태평양사령관이 같은 헌화대 앞에 선 장면 자체가, 한·캐나다 해군 협력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그림'이었다.
캐나다는 6·25전쟁 당시 유엔군의 일원으로 참전해 전사자 516명을 포함, 총 2만6000여 명을 파병한 나라다. 병력 규모로는 미국, 영국에 이어 세 번째였다. 그 캐나다가 지금은 인도·태평양 전략을 강화하며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의 군사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과거의 혈맹이 현재의 전략 파트너로 다시 손을 맞잡는 구도다.

빅터 플렛 옹은 현재 캐나다에 생존한 6·25 참전용사 중에서도 고령에 속한다. 한국전쟁 참전 당시 그의 나이는 스물두 살이었다. 당시 캐나다 참전용사 대부분은 이미 세상을 떠났고, 남은 이들도 대부분 90대를 넘겼다. 한국 정부와 군이 매년 이 시기에 해외 참전국을 방문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참전용사들이 눈을 감기 전에, 직접 찾아가 감사를 전하는 것이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김 총장은 참배 직후 "오늘날 대한민국이 누리는 자유와 평화는 캐나다 영웅들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번영을 위해 캐나다 해군과 더욱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에 대한 감사와 미래에 대한 약속을 한 문장에 압축한 발언이다.

이번 행사의 전략적 함의는 단순한 보훈 외교를 넘는다. 캐나다는 최근 인도·태평양 전략 문서를 발표하고, 한반도와 남중국해 인근 해역에서의 군사적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태평양사령부가 위치한 빅토리아는 그 거점이다. 해군참모총장이 캐나다 태평양사령관과 같은 자리에서 공개 일정을 소화했다는 것은, 양국 해군 간의 실무 협력 논의가 물밑에서 상당히 진행됐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6·25전쟁 당시 소총 한 자루 제대로 쥐어주지 못했던 한국 군인들과 함께 싸운 캐나다 청년들. 그 70여 년 뒤, 한국 해군참모총장이 캐나다 태평양사령관 옆에서 태극기와 단풍잎 기를 나란히 세우고 헌화하는 장면은 격세지감 그 자체다. 기념사진첩을 건네받은 노병의 눈빛이, 그 세월을 말해줬다.

goms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