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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정부가 나설 때"…삼성전자 파업 D-8, 긴급조정권 요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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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핵심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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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노사가 13일 중노위 사후조정에서 성과급 산정과 상한 폐지 입장차 좁히지 못했다.
  • 21일 반도체 노조 총파업 가능성 커지며 생산 차질과 경제 피해 우려 확산된다.
  • 산업계와 학계는 정부 긴급조정권 발동 검토를 촉구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성과급 산정·상한 폐지 놓고 합의 불발
반도체 생산 차질 우려에 산업계 목소리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 노사가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회의에서도 성과급 산정 방식과 상한 폐지 여부를 둘러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오는 21일 반도체 노조 총파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파업 예정일까지 8일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노사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지 않을 경우 삼성전자는 창사 이후 최대 수준의 생산 차질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도체 생산 차질은 한 번 발생하면 단기간에 복구하기 어렵고, 글로벌 고객사 이탈은 장기 경쟁력 훼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공급망 신뢰까지 흔들릴 경우 한국 산업 경쟁력과 국가 경제 안정성에 미칠 파장이 작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산업계와 학계에서는 정부가 노사 자율 해결 원칙을 유지하되, 파업 현실화에 따른 경제 충격을 막기 위해 노동조합법상 긴급조정권 발동 검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성과급 평행선에 파업 리스크 고조

1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새벽까지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사후조정 회의를 이어갔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고 연봉의 50%로 설정된 상한을 폐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 = 뉴스핌DB]

반면 회사는 현행 경제적부가가치(EVA) 기준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와 연봉 50% 상한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노위 조정안도 EVA 기준 OPI와 연봉 50% 상한을 유지하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는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사이클 산업인 데다 대규모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가 지속적으로 필요한 만큼, 영업이익을 일률적으로 배분하는 방식은 미래 투자 여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다. 사업부별 실적 편차가 큰 상황에서 성과급 산정 방식을 일괄 적용할 경우 성과와 책임 원칙이 흐려질 수 있다는 점도 회사가 우려하는 대목이다.

문제는 노사 입장차가 총파업 직전까지 좁혀지지 않으면서 이번 갈등이 개별 기업의 보상 체계 논쟁을 넘어 산업 전반의 부담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은 글로벌 정보기술(IT) 공급망과 직결돼 있어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단순한 매출 차질을 넘어 고객사 납기, 수출, 협력사 생태계, 자본시장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따라 산업계에서는 노사 자율 교섭을 최대한 존중하되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정부가 노동조합법상 긴급조정권 발동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긴급조정권, 경제 충격 우려 때 발동

긴급조정권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76조에 근거한 제도다. 쟁의행위가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하거나 국민경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을 때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다.

긴급조정이 발동되면 노조는 즉시 파업 등 쟁의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이후 30일간 쟁의행위가 금지되고 중앙노동위원회가 직권 조정 절차에 들어간다. 이 기간 노사는 협상을 재개하게 되며,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직권으로 중재 회부를 결정할 수 있다.

발동 요건은 엄격하다. 쟁의행위가 공익사업에 관한 것이거나 규모가 크고 성질이 특별해 국민경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어야 한다.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현저한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다. 정부가 노사 자율교섭 원칙을 넘어 개입하는 만큼 '최후의 수단' 성격이 강하다.

◆ "18일 파업 땐 직접 손실 30조원"

학계에서는 파업 피해 규모가 긴급조정권 발동 논의의 핵심 근거로 거론된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가동이 중단될 경우 분당 수십억원, 하루 1조원 수준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파업이 장기화되면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최대 10조원 줄어들 수 있다는 추산도 제시했다.

노조 측이 자체적으로 추산한 생산 차질 규모도 20조~30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18일간의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직접 손실만 3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거시경제 파장도 적지 않다. 반도체는 한국 수출의 20% 안팎을 차지하는 대표 산업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이 10% 줄어들 경우 국내총생산(GDP)은 0.78%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 파업이 현실화되면 국내 자본시장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지난달 23일 오후 경기 평택에서 열린 투쟁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핌DB]

파업 규모 역시 이례적이다.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참여한 인원은 6만6000명에 달했고 찬성률은 93.1%였다. 반도체 생산라인은 한 번 멈추면 재가동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특수성을 갖고 있다. 2007년 기흥캠퍼스 4시간 정전 당시 약 400억원, 2018년 평택캠퍼스 30분 미만 정전 때 약 5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전례도 있다.

글로벌 고객사와의 신뢰 문제도 부담이다. AMD·엔비디아 등 주요 빅테크는 공급망 회복탄력성을 핵심 평가 항목으로 본다. 파업에 따른 납기 차질이 발생하면 단기 손실을 넘어 차세대 AI 반도체 공급망에서 삼성전자의 지위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도 한 언론 기고문에서 "삼성전자 갈등은 일반적 임금 교섭을 넘어 국가 핵심 산업과 공급망 안정성에 직결된 문제"라며 긴급조정 필요성을 검토해야 할 단계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지난달 23일 오후 경기 평택 캠퍼스에서 열린 투쟁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현대차·항공 파업 때도 발동

긴급조정권 발동 사례는 많지 않다. 그만큼 정부가 신중하게 판단해 온 제도다. 다만 국가 경제와 공익에 중대한 파장이 우려되는 사안에서는 실제 발동된 전례가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1993년 현대자동차 노조 파업이다. 당시 현대차 노조는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현대중공업 등 계열사 노조와 함께 연대 파업에 들어갔다. 파업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며 자동차·조선 등 핵심 수출 산업의 생산 차질이 커지자 김영삼 정부는 같은 해 7월 20일 긴급조정권을 발동했다.

긴급조정권 발동 이후 노사 양측은 협상 테이블로 복귀했고 사태는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자동차 산업이 당시 한국 경제의 핵심 수출 산업이었던 만큼 국민경제 타격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2005년에는 항공업계에서 긴급조정권이 잇따라 발동됐다. 같은해 7월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 파업, 12월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파업이 대상이었다. 당시 정부는 항공 파업이 국가 물류망과 국민 일상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고 보고 개입했다.

재계에서는 현재 반도체 산업의 경제적 위상이 1990년대 자동차 산업이나 2005년 항공 산업보다 더 크다고 본다. 삼성전자 파업에 따른 직접 피해가 30조원 규모로 거론되는 만큼 긴급조정권 검토 명분이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 정부·재계 우려도 커져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파업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사후조정 결렬 소식을 접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부의 사후 조정으로도 노사 교섭이 타결되지 못한 데 대해 정부는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파업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삼성전자는 세계가 주목하는 중요한 기업이므로 현재의 경영 상황과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노사 양측이 원칙 있는 협상을 이뤄내도록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20회 국무회의 겸 7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달 30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일부 조직 노동자들의 과도한 요구를 비판했다. 그는 "일부 조직 노동자들이 자신들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 부당한 요구를 해서 우리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게 되면 해당 노조뿐만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피해를 입히게 된다"고 말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역시 지난달 27일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파업이라는 사태는 상상조차 하지 못하겠다"고 우려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4월 26일 "삼성전자는 형식상 사기업이지만 실질은 국민기업"이라며 협력업체와 소액주주 등 이해관계자를 고려한 노사 자율 협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론도 노조에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달 27~2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9.3%가 삼성전자 파업에 대해 "무리한 요구로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여론조사공정이 지난달 26~27일 진행한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4.3%가 노조의 영업이익 15% 성과급 요구를 "과도한 요구"라고 평가했다.

kji0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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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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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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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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