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염혜란이 14일 서울 카페에서 영화 '내 이름은' 정순역 출연 이유를 밝혔다.
- 정지영 감독과 '소년들' 호흡 후 제주 4.3 사건 일상성을 살려 출연했다.
- 어머니 틀 깨고 당당한 인간으로 연기하며 신우빈과 케미를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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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도민의 예민한 아픔, 몸으로 대변하려 노력
[서울=뉴스핌] 정태이 기자 = "제주를 여행하며 오름 옆 동굴을 마주하듯 우리 역사의 아픔이 너무 무겁게만 다뤄지지 않았으면 해요.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기억되는 영화가 되길 바라요."
넷플릭스 '폭삭 속았수다'의 '광례'역으로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배우 염혜란이 이번에는 정지영 감독의 신작 '내 이름은' 정순역을 통해 깊은 울림을 전한다.

1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염혜란은 이번 작품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 "정지영 감독님과 전작 '소년들'에서 짧게 호흡을 맞춘 후 언젠가 꼭 긴 호흡으로 작업해보고 싶다는 갈망이 있었다"며 "감독님이 준비 중인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망설임 없이 손을 잡았다"고 밝혔다.
이어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문학적, 영화적 재미가 압도적이었다"며 "단순히 과거의 고통에 함몰된 이야기가 아니라 그 안에 흐르는 '일상성'이 보였고, 그 지점을 잘 살려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고 전했다. 특히 "정 감독님이 이런 소재를 다루는 것은 일종의 숙명이라 생각했고, 저 역시 그 길에 기꺼이 동참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제주 4.3 사건이라는 예민한 근현대사를 다루는 만큼, 접근 방식에는 신중을 기했다. 염혜란은 "제주 4.3 사건을 다룬 기존의 많은 작품이 있었지만 정 감독님은 이 영화가 작가주의적 독립영화에 머물지 않고 대다수의 대중과 호흡하는 상업영화가 되길 바라셨다"며 "그런 지점에서 배우로서 어떻게 관객에게 다가가야 할지 고민이 깊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제주에서는 한 집 건너 가해자가 있고, 또 한 집 건너 피해자가 있을 만큼 여전히 예민하고 아픈 문제라고 들었다"며 "이야기를 창작하는 사람이 아닌 몸으로 표현하는 배우로서 혹여나 작품이 정치적 색깔로 덧칠되거나 도구로 소비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어느 때보다 조심스럽게 접근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작품에서 염혜란이 가장 공을 들인 지점은 '어머니'라는 정형화된 틀을 깨는 것이었다. 그는 "감독님은 '정순'이 한국 어머니의 상징이길 바라셨지만, 저는 역사를 관통해 온 한 인간으로서의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염혜란은 "8살 이전의 기억을 잃었다는 사실이 일상을 무너뜨릴 정도는 아니지만, 문득문득 마주하게 되는 고통의 역사가 현대인들의 삶과 맞닿아 있다는 감독님의 해석이 큰 인상을 남겼다"며 "아들과 친구처럼 지내고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꾸려가는 '멋진 어른'의 모습으로 정순을 그려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함께 호흡을 맞춘 신예 신우빈에 대한 극찬도 잊지 않았다. 염혜란은 "스무 살 신인임에도 열정이 대단해 촬영하며 깊어지는 게 눈에 보였다"며 "훗날 '신우빈과 함께 찍은 배우 염혜란'으로 불리게 될 것 같다는 농담을 할 정도였다. 실제 모자 관계처럼 친밀해진 뒤 촬영에 임하니 케미가 훨씬 입체적으로 살았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최근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참석한 소회에 대해서는 "베를린은 도시 곳곳이 역사의 흔적을 간직한 '기억의 현장'이더라. 그 장소에서 역사를 되짚어보는 시간이 무척 경이로웠다"고 회상했다. 이어 "현지 관객들이 우리 영화에 보내준 뜨거운 관심을 보며, 이 이야기가 인류 보편적으로 통하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끝으로 '제주 어멍' 캐릭터가 고착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에는 "광례라는 캐릭터로 큰 지지를 받은 것은 비교할 수 없는 자산이지만, 배우로서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에 대한 조심스러움은 늘 있다"면서도 "앞으로 악역을 비롯해 더 다양한 모습으로 도전하며 대중과 소통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taeyi42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