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입주에 만족해 하는 모습 연출
"불만 표출 감시하려 집단거주 시킨 듯"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김정은 정권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됐다 숨진 북한 병사의 가족들을 체제 선전에 연일 동원하고 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지난 14일 평양 새별거리 입주식이 시작된 소식을 처음 전했다. 또 30일에는 이사가 속속 진행 중인 모습을 사진과 함께 소개했다.

이곳은 러시아 지원을 위해 파견됐다 전사한 북한군의 유가족을 집단 거주시키기 위해 지은 임대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곳이다.
그런데 북한 당국은 유가족의 입주를 '노동당의 배려'로 선전하고, 가족들이 만족해하는 듯한 거짓 주장을 펼치기 위해 의도적으로 연출된 영상을 내보내고 있는 정황이 드러났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과 영상에는 숨진 병사의 가족들이 활짝 웃으며, 아파트에 놓여진 소파와 식탁 등을 만지며 만족해하는 듯한 모습이 담겨있다.
거실 벽에는 전사자의 사진과 함께 '영웅 칭호' 증서와 훈장이 걸린 액자가 걸려 있다.
또 다른 사진에는 전사한 병사의 어머니들이 한자리에 모여 웃음을 지으며 영정 사진과 훈장증·꽃다발을 들고 환한 웃음을 보이는 게 드러난다.
이들의 손에는 파란색 커버가 덮인 '살림집 이용 허가증'이 쥐어져 있다.

아파트 앞 마당에서 촬영된 사진에는 여러 가족이 환하게 웃으며 배정받은 집을 가리키며 만족스런 표정을 짓는 장면이 연출됐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아무리 체제선전이나 주민 선동이 중요한 체제라해도 아들을 잃고 큰 슬픔에 망연자실해 있을 부모·형제나 가족·친지를 동원해 웃음을 강요하는 모습은 인륜 도덕을 저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한 탈북인사는 "평양에 집단 거주지를 조성한 건 명분없는 전쟁에 투입됐다 죽은 아들에 대한 그리움이 김정은과 북한 체제에 대한 반감으로 번질 것을 우려해 북한 당국이 유가족을 한 곳에 모아 감시·관리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김정은의 주도 아래 2024년 10월부터 모두 1만 4000여명의 전투병을 우크라이나전에 투입했지만, 그 가운데 2000명이 죽고 4000명이 부상당하는 큰 손실을 입은 것으로 국가정보원은 국회 정보위에 보고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은 병사들에게 포로가 되지 않고 자폭하도록 세뇌·강요하는 반인도적 행태를 보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김정은은 엄청난 전사상자가 발생한데 따른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대대적인 '영웅 만들기'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고, 특히 전사자에게 노동당 입당과 유가족 임대주택 제공 등의 무마책을 내놓고 있다.

yjle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