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측 "부실한 보고…일반적인 계엄 협조 지시로 이해했을 가능성"
[서울=뉴스핌] 박민경 기자 =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계엄 당일 조태용 전 국정원장에게 방첩사의 정치인 체포 움직임을 보고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반면, 조 전 원장 측은 당시 체포 지시 관련 보고는 없었고, 일반적인 계엄 협조 차원의 언급으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재판장 류경진)는 30일 국가정보원법 위반, 직무유기,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위증,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증거인멸 등 혐의를 받는 조 전 원장의 6차 공판을 열고 홍 전 차장을 증인으로 불러 변호인 반대 신문을 진행했다.

홍 전 차장은 계엄 당일 열린 정무직 회의 이후 조 전 원장을 찾아 독대 보고를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원장님, 통이 제게 전화했다. 원장님 미국 가신 줄 안다"라고 말하며 통화 사실을 먼저 알렸다고 했다. 이어 "통께서 방첩사 지원하라고 한다"라고 보고했다고 증언했다. 홍 전 차장은 이어 방첩사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보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방첩사에서 한동훈, 이재명을 잡으러 다닌다고 한다"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홍 전 차장에 따르면 조 전 원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홍 전 차장은 "그렇게 말했더니 원장이 '내일 아침에 얘기하자'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소한의 업무 지침과 방향을 주셔야죠 했는데 회의 소파에서 일어나 등 돌리고 다른 방향으로 갔다"고 진술했다.
다만 홍 전 차장은 독대 보고 당시 체포 관련 핵심 내용은 전달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했다. 변호인이 "증인이 통으로부터 '싹 잡아들여'라는 전화를 받았고 여인형으로부터 위치 추적·검거를 위한 명단을 받아 적었음에도 그 내용은 보고하지 않은 것 맞냐"고 묻자 홍 전 차장은 "네"라고 답했다.
이어 변호인이 "피고인이 더 이상 안 듣고 싶어 보였기 때문에 풀 스토리를 보고하지 않은 것 아니냐"고 묻자 홍 전 차장은 "주관적이지만 맞다"라고 말했다.
홍 전 차장은 그러나 보고를 축소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편적으로만 말하고 풀 스토리 말하지 않으려고 했겠나. 당연히 풀 스토리 설명드리려고 했다"면서 "지금 생각해보면 네 마디 정도 말이 핵심적인 부분에 도달하기 전에 대화가 단절된 부분이 있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조 전 원장 측은 당시 상황을 다르게 해석했다. 변호인은 "피고인 입장에서는 증인이 '통으로부터 전화받았고 방첩사 지원하라고 한다'는 보고를 하니 계엄 상황에서 통상적인 협조 지시로 받아들였을 것"이라며 "이후 '한동훈, 이재명을 잡으러 다닐 것 같다'는 말은 맥락상 맞지 않는 이야기로 들렸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변호인은 "피고인 입장에서는 이 보고가 부실한 보고라고 판단했을 수 있고 그래서 '내일 아침에 얘기 계속하자'는 취지로 말하며 돌려보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전 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이전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인지하고도 이를 국회에 보고하지 않아 직무를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또 계엄 선포 이후 홍 전 차장으로부터 "계엄군이 이재명·한동훈을 잡으러 다닌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고도 이를 국회에 알리지 않은 혐의도 있다.
특별검사 측은 조 전 원장이 국가 안전보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를 사전에 알았음에도 국정원장에게 부여된 국회 보고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pmk145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