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도입된 관리지역 제도
서울 모아타운 위주 성과…지방은 사업성 낮아 외면
"LH 단독 시행으로 원주민 재정착 도와야"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도심 내 주택 공급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소규모 주택 정비 관리지역 제도가 딜레마에 빠졌다. 서울을 제외한 지방에서는 낮은 사업성으로 추진이 지지부진한 데다, 치솟는 분담금으로 인해 서민들의 자력 정비가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과감한 규제 완화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27일 권혁삼 LH토지주택연구원(RI) 연구위원은 전일 열린 '도심 주택공급 정책과 소규모주택정비 관리지역 제도' 세미나에서 이 같이 밝혔다.
소규모 주택정비 관리지역 제도는 신축과 노후 주택이 혼재돼 대규모 재개발이 곤란한 저층 주거지의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도심 내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2021년 도입됐다. 일정 구역을 묶어 체계적인 소규모 정비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용도지역 상향, 건축 규제 완화, 행정 절차 간소화 등의 혜택을 부여한다.
관리처분계획인가 승인 고시가 있을 경우 용도지역 상향 및 지구 단위 계획 수립과 변경 의제를 해주고, 가로주택 정비사업과 자율 주택 정비사업에 여러 특례를 부여해 속도감 있게 진행하도록 한다. 국비를 정비 기반 시설이나 공동 이용 시설 설치 시 지원해 사업을 촉진하며, 당시 5년간 5만호 주택 공급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2023년에는 관리지역에 공공이 참여하면 가로주택 정비사업 면적을 기존 2만㎡에서 4만㎡까지 대규모 수준으로 확대하는 제도가 도입됐다. 건설경기 회복 측면에서 기부채납 제도의 인수 가격을 현실화해 표준건축비에서 기본형 건축비 80%로 인수하는 방식도 관련 법령에 적용됐다.
관리지역 제도가 가장 활성화된 곳은 서울시다. 2022년 1월부터 모아타운 제도를 발표, 지난해 10월까지 116곳 후보지를 선정해 추진 중이다. 이후 모아타운 2.0을 통해 선정 방식을 주민 제안을 바탕으로 한 수시 신청으로 변경했다. 전국 최초로 세입자 보상 대책도 조례로 마련했다. 사업성 낮은 지역 공공 기여를 완화하고 관리계획과 건축계획을 병행해 속도를 높이고 있다.

현재 제도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악화되는 사업성이다. 최근 공사비 급등과 아파트 품질 기준 강화, 주 52시간 근무제 등으로 간접비가 상승하면서 주민 분담금이 덩달아 폭등하고 있다. 관리지역 제도가 적용되는 저층 주거지는 대부분 1980년대 중반에 도입된 30년 이상 다세대·다가구 주택 밀집 지역으로, 본래 고밀 환경이라 사업성 확보가 어렵다.
권 연구위원은 "서민들이 대다수 살고 있기 때문에 이 주민들이 자력으로 주택을 정비하는 데 많은 한계가 있다"며 "주민들이 분담금을 내기 많이 어려운 상황이므로 사업 특성을 고려해 규제를 더욱 완화하고 공공 지원도 확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공공이 참여하는 가로주택 정비사업은 대부분 공동 시행 방식이라 조합 내부 갈등이나 의사 결정 지연으로 사업이 지체되는 경우가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공공 시행의 제도화가 필수적인 현안으로 떠올랐다.
권 연구위원은 "조합 설립 절차 없이 LH가 단독으로 시행할 수 있는 방안을 정립하고, 이주비 대출과 기금 지원을 확대하는 등 공공 시행 방식에 대한 제도화를 통해 주택 공급 정책을 신속하게 이행해야 한다"며 "관리계획 수립 초기부터 LH가 참여할 수 있도록 관리지역 지정 시 '사업 시행 예정자'로 동시에 지정받는 제도를 도입하고, 관리계획과 건축계획을 병행 수립할 근거 마련도 요구된다"고 말했다.
원주민의 재정착 지원 역시 시급한 과제다. 초고령 사회 진입에 따라 고령자 등 은퇴자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들은 분담금 납부가 매우 어려워 사업을 통해 지역에 정착하지 못하고 외부로 나가는 상황이다.
권 연구위원은 "지분형 주택과 지분적립형 분양 주택이 이원화돼 있는데, 이 제도들을 정비하고 과세 부분의 문제도 개선해 재정착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