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구글 '중독 책임' 평결에 빅테크 휘청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26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양측의 거친 설전이 이어지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극에 달하자 투자자들은 투매에 나섰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69.38포인트(1.01%) 내린 4만5960.11에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14.74포인트(1.74%) 밀린 6477.16으로 집계됐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521.74포인트(2.38%) 급락한 2만1408.08에 마감했다.
특히 나스닥 지수는 지난해 10월 29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 대비 11% 떨어지며 공식적인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이날 시장을 뒤흔든 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 메시지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미국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계속되는 맹공"과 "최악의 악몽"을 마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이란 고위 관료는 미국의 휴전안이 "일방적이고 불공정하다"고 맞서며 시장의 기대를 꺾어놨다.
협상 교착 소식에 유가는 즉각 반응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5월물은 4.6% 급등했고, 브렌트유는 5.7% 폭등하며 에너지 가격발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자극했다.
웰스파고 인베스트먼트 인스티튜트의 더그 비스 글로벌 주식 전략가는 "트럼프가 대체 누구와 협상하고 있는지조차 불투명한 상황에서 상반된 신호들이 쏟아지고 있다"며 "이것은 전형적인 '전쟁의 안개'이며, 이 불확실성이 투자자들을 시장에서 내몰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 섹터가 유가 상승에 힘입어 유일하게 선방했을 뿐,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했다. 특히 통신 서비스와 기술 섹터의 낙폭이 컸다.
메타플랫폼스와 알파벳은 소셜미디어 중독에 대한 책임을 묻는 첫 배심원 평결에서 유죄 및 배상금 지급 결정이 내려졌다는 소식에 동반 하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날 메타플랫폼스는 7.96% 내렸으며 알파벳도 3.44% 밀렸다.
반도체주 인공지능(AI) 대장주인 엔비디아가 다우 지수 하락을 주도하며 기술주 투매 심리를 자극했다.
거시 경제 환경도 악화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미국의 인플레이션율이 4.2%로 연방준비제도(Fed)의 기대치를 크게 웃돌 것으로 봤다.
유가 폭등으로 물가 통제에 비상이 걸리자 시장은 이제 더 이상 올해 연준의 금리 인하를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전쟁 발발 전 2차례로 예상됐던 올해 금리 인하 전망은 사실상 사라졌다. 이날 발표된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소폭 증가하며 고용 시장이 견조함을 보인 것도 연준이 고금리를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했다.
체이스 인베스트먼트 카운슬의 피터 터즈 사장은 "지난 3년간의 강세장 이후 10~20% 수준의 매도세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상황이 명확해질 때까지는 기술적 지표 악화로 인해 매수세는 위축되고 매도 압력은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의 불안감을 반영하듯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8.17% 급등하며 27.40까지 치솟았다.
mj722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