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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87, 개헌] ②헌법 전문에 쓰인 민주주의...부마항쟁과 5·18 정신으로 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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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정신·부마민주항쟁 헌법 전문 수록 제안
"민주주의 발전 과정에 큰 획 그은 역사 사건 추가해야"
"국가 폭력 비극 반복되지 않도록 선언적으로 고시해야"

6·3 지방선거를 계기로 '87년 체제'를 넘어선 개헌을 하자는 요구가 정치권을 비롯해 사회 각 분야에서 분출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우원식 국회의장은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는 '단계적 개헌'으로 물꼬를 트자는 입장이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은 정치권에서 진행되고 있는 개헌 논의를 짚어보고 선진국 사례를 통해 개헌 가능성을 진단한다.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5·18 민주화운동'과 '부마민주항쟁'의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는 개헌 추진 논의가 정치권의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제안한 '단계적 개헌' 화두에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개헌 필요성을 언급한 데 이어, 국회에서는 국민의힘을 제외한 6개 원내 정당이 개헌안 공동 발의에 합의하면서 논의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으로 시작하는 현행 헌법 전문은 3·1운동과 4·19 민주이념의 계승을 명시하고 있다. 여기에 개헌이 성사되면 5·18 민주화운동과 부마민주항쟁 정신이 포함될 것이다.

◆ 1948년 제정 이후 아홉 차례 개정된 헌법 전문의 역사

헌법 전문은 헌법 본문 앞에 위치하는 서문으로, 지난 1948년 7월 12일 처음 제정된 이후 아홉 차례에 걸쳐 개정되었다. 4·19가 처음 헌법 전문에 명시된 것은 박정희 정부가 들어선 1962년 5차 개헌 때였다.

그러다가 1980년 전두환 정부 당시 8차 개헌 때 4·19는 헌법 전문에서 사라졌다. 이후 1987년 6월 항쟁 후 추진된 9차 개헌 과정에서 다시 부활했다.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자는 논의도 9차 개헌 과정에서 처음 제기되었다. 당시 야당이었던 통일민주당이 마련한 헌법 개정 시안에 "5·18 민주화운동 정신 계승"이라는 문구가 포함됐으나, 여야 협상이 결렬되면서 결국 반영되지 못했다.

이후 2018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직접 나서 5·18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등을 포함한 개헌안을 발의했으나, 당시 야당의 반대로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그로부터 약 8년이 지나 헌법 전문 수록 논의에 다시 불이 붙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는다는 것은 야당도 맨날 하던 얘기지 않나. 공약을 하기도 했고 5월 18일만 되면 약속도 수없이 했다"며,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진척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강기정 광주광역시장, 김영록 전라남도지사 등 참석자들이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5·18정신 헌법전문수록 개헌 촉구 국민결의대회에서 피켓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02.25 pangbin@newspim.com

◆ 5·18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의 의미는

헌법학자인 임지봉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 전문은 본문의 각 조항들을 지배하는 근본 원리로, 모든 국가기관의 작용 및 국민의 헌법 생활에 관한 기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헌법 전문에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큰 획을 그은 역사적 사건들을 추가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군부독재에 저항한 5·18 민주화운동이야말로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킨 역사적 대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박강배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1980년 광주 민주화운동 이후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확고히 됐다고 생각했는데, 2024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일이 벌어졌다. '40년 전의 피흘림을 보고도 이럴 수가 있나' 하는 무기력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이런 비극이 반복되면 안 된다는 것을 교훈적으로, 선언적으로 고시하기 위해서는 헌법 전문에 명시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아직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확고하지 않고,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한 만큼 민주주의 정신을 확고히 하자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양재혁 5·18민주유공자유족회 회장도 "5·18은 국가가 국민에게 가한 폭력 사건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고 우리나라가 정의롭고 안전한 나라라는 것을 헌법에 명문화해야 한다"며, "이는 대한민국 국가의 가치와 방향을 민주주의로 확정하는 선언"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초당적 개헌추진을 위한 제정당 연석회의에서 제정당 원내대표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용혜인 기본소득당 원내대표,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우 의장,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원내대표. 2026.03.19 mironj19@newspim.com

◆ 정치권 합의가 변수…국민의힘도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공약

개헌안이 가결되기 위해서는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현재 295명 중 197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국민의힘을 제외한 원내 6개 정당(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개혁신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은 최근 5·18 민주화운동과 부마민주항쟁의 정신 등을 헌법에 담는 개헌안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6개 정당과 무소속 의원이 모두 찬성표를 던진다 해도 최대 188표에 불과해 국민의힘의 동참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 의장과 이 대통령이 개헌에 부정적인 국민의힘을 압박하는 근거 중 하나는 국민의힘 역시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약속했다는 점이다.

국민의힘은 과거 대선 국면에서 5·18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공약한 바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 2021년 11월 광주를 방문해 "(5·18 정신은) 우리 헌법 가치를 지키는 정신이기 때문에 당연히 헌법이 개정될 때 전문에 올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지난해 5월 "국민 통합과 민주주의의 지속 발전을 위해 이제는 국가가 책임지고 역사적 정의를 완성해 나가겠다"며 5·18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공약했다.

이처럼 개헌 필요성에 공감했던 국민의힘은 현재 6·3 지방선거와 맞물린 개헌 일정에 반대 입장을 표하고 있다.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서둘러 졸속으로 처리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했고,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운영 수석부대표도 "정치 일정만 앞세운 졸속 검토"라고 지적했다.

양재혁 5·18민주유공자유족회 회장은 "과거 국민의힘도 분명 헌법 전문 수록을 하겠다고 약속했었고 그 기록이 다 남아 있다"며, "지금 이런저런 이유를 들며 회피하고 있는데 이번만큼은 정치권이 합심해서 반드시 추진해줬으면 좋겠다. 여전히 트라우마 속에 살고 있는 유족들을 위로해 달라"고 호소했다.

jeongwon102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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