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외국인 취업자 10만명 가까이 증가
"자영업자 인력 수급 면에서 긍정적 효과"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몇 년 전부터 외국인을 쓰고 있어요. 묵묵히 일을 잘해요." (서울 소재 식당 사장 A씨)
정부가 농촌 등 인구감소 지역에서 외국인 고용 문턱을 낮추기로 한 가운데,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는 이미 외국인 노동자가 빠르게 빈 일자리를 메우고 있다. 뉴스핌이 5일 현장을 둘러본 결과, 외국인 노동자들은 음식 서빙과 설거지처럼 많은 이들이 기피하는 자리를 대신 채우고 있었다.

A씨는 2년 전부터 서아프리카 국가인 감비아 출신 20대 종업원 P씨를 주방보조(설거지) 직원으로 고용 중이다. P씨는 A씨 식당에서 주5일 8시간을 일하고 세전으로 350여만원을 받는다. P씨는 일평균 무게가 2.3kg에 달하는 돌뚝배기 100여개를 포함해 수십 인분의 식기를 설거지한다.
A씨는 "일을 잘 해서 최저시급보다 더 준다"며 "2030 한국인들은 거의 지원하지 않고 오더라도 힘들어해서 이틀이나 사흘이 지나면 안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받아줄 데가 많지 않아서 뭐든 하려고 하고 한국인들은 아주 어린 사람이 간혹 오거나 대부분 50대 이상 이모님들이 지원한다"면서 "국내 20대들은 돈 벌 기회가 있어도 다 대기업 가고 싶어하지 체면 때문에 주방이나 식당 서빙은 못하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구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B씨도 지난해부터 20대 베트남인 직원을 고용해 홀 서빙을 맡겼다.
B씨는 "처음에는 손님을 직접 대하는 홀 서빙에 외국인을 쓰기가 망설여졌다"면서도 "막상 일을 시켜보니 열심히 하고 손님들도 크게 개의치 않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식당 사장들은 유학생도 불법으로 고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고용주와 외국인 노동자의 니즈가 일치해 외국인을 선호하는 경우도 있다"며 "취업 비자가 없는 외국인은 돈을 벌 수 있고 업주는 사람 구하기도 쉽고 4대 보험 없이 돈을 적게 줘도 되니 윈윈(Win-Win)"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외국인은 국내 일자리를 빠르게 채우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15세 이상 국내 상주 외국인은 169만2000명으로 1년 전(13만2000명)과 비교하면 8.4% 늘었다. 이 기간 외국인 취업자는 9만9000명에서 110만9000명으로 9.4% 증가했다. 반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내국인 청년층(15~29세) 쉬었음 인구는 41만1000명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이 한국인 청년보다 더 활발히 경제활동 한다는 얘기다.
요식업을 중심으로 외국인 근로자가 늘어난 배경으로 정부 고용허가제 정책이 있다. 정부는 2024년 음식점업에 대해 비전문취업(E-9비자) 고용허가제를 시범 도입했다. 제조업 중심이던 단순기능 인력이 숙박·음식점업으로 일부 이동할 수 있는 제도적 통로가 열렸다.
조성봉 숭실대학교 초빙교수(전 경제학과 교수)는 "외국인들이 식당 일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인력 공급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며 "자영업자들 입장에서는 인건비를 줄일 수도 있고 원활한 인력을 수급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내국인 청년 일자리에 대해서는 "학부에서 강의할 때 제자들에게 어느 기업에 가라 권유해도 대기업 아니면 안 가려고 한다"면서 "양질의 일자리는 한정돼 있는데 해고가 어렵고 고용이 유연하지 않아서 대기업도 사람을 안 뽑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calebca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