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역 환승센터·잠실 MICE 등 핵심 프로젝트 일정 지연...매출 감소
올해 수주 목표 3.1조..."선택과 집중 통해 내부 자원 핵심 전략사업에 집중"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주)한화 건설부문이 지난해 연간 수주액 목표치 달성에 실패했다. 건설경기 침체 속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신규 수주 확대보다는 기존 수주 공사 진행에 집중한 영향이다.
이런 전략으로 대규모 미분양 리스크를 피하고 일정 수준 이상 수익성을 얻었다. 다만 주력 대형 복합개발사업의 일정에 변수가 생긴 상황에서 전체 매출을 지탱할 신규 사업이 제한되는 결과에 직면했다. 올해도 업황 부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화 건설부문은 공사비 회수 위험이 적은 안정적 사업 위주로 수주에 나서는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 건설부문은 지난해 연간 수주액 3조원을 기록했다. 2024년 말 제시했던 2025년 수주목표액(4조2000억원)을 28.6% 하회하는 수치다. 당시 한화 건설부문은 2025년 수주액을 건축·개발 부문 3조6000억원, 인프라 부문 5조6000억원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실제 실적은 전체 수주액이 건축·개발 부문 단일 목표치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2분기 한화 건설부문은 연간 수주목표액을 2조6000억원으로 하향한 바 있다. 최근 5년간 최저 수주액을 기록했던 2024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목표치를 조정한 것이다. 앞서 금리 인하, 정비사업 활성화, 3기 신도시 조성 추진 등으로 2025년 건설경기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 그러나 지난해 초 실제 시장 여건이 예상보다 부진하자, 보다 보수적인 수주 전략으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선제적으로 수주목표액을 낮추면서 목표 미달에 대한 부담을 일부 완화했다. 다만 3조원이라는 수주 실적은 ▲2021년 6조7900억원 ▲2022년 4조6000억원 ▲2023년 4조원과 비교해 차이가 크다. 2024년 플랜트 부문 및 인프라 부문 내 해상풍력 사업을 한화오션에 양도하면서 관련 사업 수주액이 제외된 측면이 있다. 그러나 2021~2023년 플랜트·풍력 사업 수주액이 한화 건설부문 전체 수주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내외로 낮았다. 4000억~6000억원대 수주액 제외분이 발생했다고 가정해도, 2024년과 2025년의 수주 성과는 부진하다고 평가된다.
수주 성과가 부진한 것이 한화 건설부문에 불리한 신호만은 아니다. 지방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적체되는 상황에서 공격적인 수주 전략은 향후 공사비 회수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 이 때문에 한화 건설부문도 지난해 도시정비사업으로 대표되는 주택사업보다는 하수처리 시설, 데이터센터 등 비주택 시공에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목표로 삼은 다수 건설사들이 비주택 시장에 뛰어들면서 수주액을 획기적으로 늘리기는 쉽지 않았다. 시행과 시공을 모두 맡는 자체 개발사업에도 나섰지만, 토지 매입과 사업비 조달에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시행업 특성상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어려웠다.
한화 건설부문은 신규 수주 대신 2019~2021년 집중 수주한 대규모 복합개발사업에 집중하고자 했다. 대표적으로 도급액 1조3000억원(한화 건설부문 지분) 규모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사업은 당초 지난해 착공에 돌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환승센터 지하에 조성될 예정인 '수서~광주 복선전철' 건설사업이 주민들의 안전 우려로 인한 반대에 막혀 삽을 뜨지 못하고 있다. 이에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사업 역시 마땅한 대안 없이 지연되고 있다.
도급액 8000억원(한화 건설부문 지분) 규모 잠실 MICE 복합개발사업에도 변수가 생겼다. 기존 계획은 2025년 이후 착공이었으나 2026년 이후 착공으로 바뀌었다. 돔 경기장 건설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설계가 변경되면서 공사비 증액을 두고 발주처인 서울시와의 협상에 예상보다 긴 시간이 걸렸다. 아직도 정식 실시협약은 체결되지 않은 상황이다.
도급액 6000억원(한화 건설부문 지분) 규모 대전역세권 복합개발사업도 착공 목표가 2025년 이후에서 2026년 이후로 수정됐다. 한화 건설부문은 대전 부동산경기를 우려해 대전시에 용적률 혜택 등을 요구했고 이에 대한 협상에 시간이 소요됐다. 현재도 명확한 착공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다.
핵심 프로젝트들의 공정이 진행되지 못했지만 매출 공백을 상쇄할 만한 사업이 제한적이었다. 한화 건설부문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2조7105억원으로 전년(3조7452억원) 대비 27.6% 감소했다. 건설업 특성상 수주 이후 공사 착수와 매출 인식이 이뤄지기까지 일정한 시차가 존재한다. 이 때문에 지난해 실적은 2023~2024년 수주 실적의 영향을 받은 결과로 해석된다. 수주에 소극적이었던 2024~2025년 성과가 반영될 2025~2026년 매출 역시 의미 있는 반등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 건설부문은 올해 수주 목표를 3조1000억원으로 설정했다. 건축·개발 부문 2조3000억원, 인프라 부문 8000억원이다. 지난해 연간 수주액(3조원)보다 총 수주액을 3.3% 더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2022년 설정한 2023년 목표(+21.7%), 2024년 설정한 2025년 목표(+61.5%) 등과 비교해 목표를 다수 보수적으로 두고 있다. 올해도 건설경기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는 시각이 다수인 상황에서, 안정적 사업 위주 선별 수주 전략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세운 모양새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올해 건설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복합개발사업과 환경사업 등 지속가능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집중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내부 자원을 핵심 전략사업에 집중하고 현금 흐름과 수익성을 경영의 중심에 두는 등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한 내실경영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blue9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