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16→273개, 빗썸 4.2만→62만개와 유사
금융당국 제재 앞두고 유령코인 위법성 입증 사례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 후폭풍이 확산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정식검사에 착수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현행법상 최고 수위 제재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사태는 단순 전산 실수를 넘어 법적 책임 공방 국면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빗썸은 이벤트 운영 과정의 단순 입력 오류로 위법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법원이 과거 유사 사안에서 "보유 물량을 초과한 코인 운용은 소비자 기망"이라고 판단한 사례가 확인되면서 향후 법적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9일 뉴스핌이 확보한 판결문에 따르면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은 지난해 7월 A 가상자산거래소 대표 B씨의 사기 사건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판결문은 거래소가 실제 보유 물량보다 많은 코인을 보유한 것처럼 운영해 고객을 오인하게 한 행위를 사기로 인정했다.

B씨가 2018년 설립한 A 가상자산거래소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으로 정부 규제가 강화되자 지금은 사라진 중소 거래소다. B씨는 이 거래소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사기죄 등으로 이미 2024년 징역 7년형이 확정된바 있다.
이 판결에서 주목할 대목은 가상자산거래소가 실제로 가지고 있는 규모 이상의 코인을 보유한 것으로 오해할 수 있도록 할 경우 명백한 소비자 '기망'으로 볼 수 있다고 판결한 부분이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2020년 1월 1일 경 거래소 지갑에 남아있는 비트코인은 16개, J(알트코인 중 하나로 판결문에서는 기명 처리)는 2933개인데 반해 고객들 계정에는 비트코인 273개, J 3456개로 현저한 차이가 있었다"며 "고객들을 기망해 거래소가 내실있게 운영되고 있고 가상자산 출금요청에 응할 수 있도록 믿게 한 것"이라며 사기 혐의를 인정했다.
이는 빗썸이 보유한 비트코인 4만2794개(자체보유 175개, 고객위탁 4만2619개)보다 14배가 넘는 62만개의 비트코인이 실제로 고객 계정에 지급(입금)된 사례와 유사하다.
물론 A 대표의 경우 피해자를 의도적으로 속이기 위해 보유한 가상자산 이상을 '허위수치'를 고객에게 지급했다는 점에서, 이벤트 상 단순 실수라는 주장하는 빗썸 사태와는 결이 다르다.
하지만 법원이 거래소가 보유하지 않은, 이른바 '유령코인'을 이용해 고객에게 실 지급이 이뤄진 행위 자체에 위법성을 판단했다는 점은 향후 법적 공방에서 중요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역시 존재하지 않는 유령코인이 실제로 거래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여기에 이번 사태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고객 및 주주들도 빗썸의 고의성 의도와는 별개로 유령코인 지급에 따른 시세 폭락과 기업 가치 하락에 따른 실질적 피해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판결을 제보한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B씨는 보유한 코인을 뻥튀기했다는 의혹이 있었는데 이 부분이 판결에서 사실로 입증됐고 위법성도 인정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장부거래는 보유한 코인의 총량안에서 이뤄질 때 합법이다. 빗썸 사태는 보유 총량보다 현저히 많은 코인이 지급됐다는 점에서 업계 전반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주주들이 기업 가치 하락에 타격을 입고 있어 향후 위법성에 대한 다툼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금융당국은 빗썸에 대한 강력한 법적 제재를 예고한 상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7일부터 진행중인 현장점검을 이날부터 정식검사로 전환해 착수했다. 검사는 위법 행위를 적발해 처벌을 하기 위한 조치로 점검에서 위법한 정황을 일정 수준 이상 확인했다는 의미다.
11일에는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긴급 현안질의를 하는 등 국회까지 나선 상태다. 이벤트 운영상의 단순한 지급 실수였다는 빗썸의 해명과는 달리 사태는 거래소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과 가상자산 자체에 대한 신뢰성 훼손으로까지 확산되는 모습이다.
주주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상장(IPO)을 준비중인 빗썸은 비상장 주식 거래 시장에서 연초까지만 해도 주당 34만원대에서 거래됐으나, 이번 사태를 겪으며 22만대 중반까지 하락했다.
주주 커뮤니티에서는 경영진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기업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거나 IPO(기업공개)에 차질이 생길 경우 주주와 경영진간의 법적 공방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빗썸측은 "현재 금융당국 조사가 진행중이기에 구체적인 설명은 어렵다는 점 양해 바란다"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