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압 지중선, 빅테크 수요 증가
에너지 전환 '톱티어' 도약 선언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대한전선이 인공지능(AI) 확산과 글로벌 에너지 전환에 따른 '전력 슈퍼 사이클' 수혜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 3조6000억 원을 돌파하고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 대한전선은 사상 최대 실적을 발판 삼아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수주 등에 나서며 '글로벌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방침이다.
6일 대한전선에 따르면, 회사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43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했으며, 분기 매출 역시 1조92억 원을 기록하며 1조 원을 넘어섰다.
전선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내 노후 전력망 교체와 빅테크 기업들의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확충에 따라 초고압 지중케이블 발주가 본격화됐다"며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매출 비중이 확대되면서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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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시장이 견인한 '질적 성장'...수주잔고 3.6조 사상 최대
대한전선은 이날 지난해 연결 기준 잠정 실적이 매출 3조6360억 원, 영업이익 1286억 원을 기록했다고도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0.5%, 11.7%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 역시 923억 원으로 전년(742억 원) 대비 24.4% 늘어나며 내실 있는 성장을 입증했다.

실적 상승은 해외 사업이 주도했다. 대한전선은 미국, 유럽, 싱가포르 등 선진 시장에서 초고압 케이블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매출 기반을 확보해 왔다. 특히 해당 지역의 고수익 프로젝트 매출 인식이 본격화되면서 전사 이익률을 끌어올렸다.
신규 수주 역시 안정적인 궤도에 올랐다. 지난해 4분기에만 약 8300억 원의 신규 수주를 확보했으며, 연말 기준 수주잔고는 전년 말 대비 약 30% 증가한 3조6633억 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2021년 호반그룹 편입 이후 매출과 영업이익의 연평균성장률(CAGR)은 각각 16.2%, 34.4%를 기록 중이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글로벌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 기조 속에서 기술 경쟁력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 등 수요가 증가하는 시장을 중심으로 HVDC, 해저케이블 등 고부가 제품 수주를 확대해 성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 개발을 통해, 국내외 주요 전력 인프라 프로젝트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며 기업 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AI 데이터센터·해저케이블 '잭팟'...11조 국책사업 조준
관련 업계에서는 향후 대한전선의 해저케이블 경쟁력 강화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대한전선은 아시아 해저케이블 시장 개화에 대비해 설비 투자액의 약 43%를 차지하는 공격적인 증설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당진 해저 1공장 준공에 이어 현재 640㎸급 HVDC 해저케이블 생산이 가능한 2공장을 건설 중이다. 전용 포설선 '팔로스호'와 시공법인 '대한오션웍스' 인수를 통해 '생산-운송-시공'으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도 완성했다.

최근 급등하는 구리 가격 역시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LME) 구리 가격이 1톤당 1만3000달러를 넘나드는 가운데, 대한전선은 원자재 상승분을 판가에 반영하는 연동 구조(에스컬레이션)를 갖추고 있어 매출과 이익이 동반 상승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특히 빅테크 기업들이 유틸리티사 대신 직접 전력망 투자 비용을 부담하며 공기 단축을 위해 주민 수용성이 높은 지중선을 선호하고 있는 점도 대한전선의 초고압 지중케이블 수요를 지지하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대한전선은 이날 기관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IR)를 통해 11조 원 규모의 대형 국책 사업인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참여 의지를 분명히 했다. 총 연장 440km에 달하는 이 프로젝트는 재생에너지 전력을 수도권으로 직접 운송하는 핵심 인프라로, 대한전선은 이미 구축한 생산 인프라와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전선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올해는 전선업계의 수주잔고가 실제 실적으로 전환되는 골든타임이 될 것"이라며 "대한전선은 단순한 전선 제조사를 넘어 에너지 전환의 필수재를 공급하는 글로벌 톱티어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a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