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안되고 세입자 있어 실거주 못하는 주택 누가 사나…예외 기간 더 길어야
[서울=뉴스핌] 이동훈 선임기자 = 최근 대통령과 정부의 잇단 양도세 중과 유예 폐지 언급에 따라 주택 매물이 늘고 있지만 매물 확대 효과가 단기간에 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5월 9일 이후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면 이후부터 주택 매물이 다시 잠길 가능성이 높게 점쳐져서다. 다주택자 양도세가 양도차익의 최대 85%까지 치솟을 예정인데다 정부의 대출 규제로 인해 집을 살 수 있는 수요층이 한정적인 상황이다. 여기에 다주택자 매물은 대부분 전월세 임차인이 있는 주택이라 실거주를 할 수 없어 팔기가 더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집값도 거래 부진 속 소수 매물이 통계상 집값을 올렸다 내리는 일이 발생할 것이란 진단이 나오고 있다.
3일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 주택 매물이 늘고 있지만 6·27대책, 10·15대책과 같은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 대책에 따라 매물 확대가 단기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 많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올들어 강남3구의 매물이 10%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김 장관에 따르면 송파구의 매매 물건은 3351개에서 3858개로 늘었으며 강남구도 7122건에서 7956건으로 늘었고 서초구도 5837건에서 6506건으로 증가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시장도 반응하고 있다"며 "(주택시장이) 정상화로 가는 첫 신호"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같은 매물 확대 기조가 장기화 되지 않을 것이란 진단이 강하다. 일단 연초 주택 매물과 거래량이 늘어나는 것은 계절적 요인과 관계가 깊다. 지난해 연초에는 계엄과 탄핵에 따른 정국 불안에도 불구하고 주택거래량은 강남구의 경우 2024년말 180건에서 1월 203건, 2월 591건으로 늘었고 서초구는 161건에서 1월 210건, 2월 511건으로 확대됐으며 송파구 역시 270건에서 326건, 709건으로 늘었다.
당장은 봄 이사철과 겹치면서 매물과 주택 거래는 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5월 9일 양도세 중과 유예 폐지를 잇따라 언급하면서 세금을 피하려는 다주택자들의 주택 매매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돼서다. 다만 이같은 분위기가 5월 9일 이후에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일단 부동산시장 관계자들은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하고 있다.
우선 매수 수요가 위축됐다.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인해 현금 부자 만이 집을 살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여기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개로 인해 실질 양도소득세도 크게 오른다는 점은 그때까지 집을 안 판 수요자들의 더욱 매물을 내놓지 못하는 이유가 될 것이란 진단이다.
이와 함께 대통령이 집을 팔 것을 촉구하고 있는 다주택자들은 실제로 집을 팔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진단도 나온다. 다주택자들이 보유한 집은 전월세 임차인이 거주하고 있는 임대주택이 대부분이다. 거주할 수 없는 주택은 잘 팔리지도 않을 뿐더러 이를 사는 사람은 다른 주택에 임차로 살면서 집을 매입하는 '똘똘한 한 채' 투자가 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집권 초기부터 똘똘한 한채를 투기로 못박은 바 있다. 여기에 당장 실거주를 할 수 없는 만큼 토지거래허가를 받는데도 결격 사유가 된다.
정부는 양도세 중과 유예 폐지를 위한 예외 규정을 마련했다. 현행 제도에서는 원칙적으로 5월 9일까지 잔금을 모두 납부해야 중과 유예를 적용받는다. 하지만 재경부는 서울의 강남 3구와 용산 등 주요 지역은 종료일 이전에 체결된 계약의 경우 3개월 이내 잔금 납부나 등기를 마치면 유예를 인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반면 지난해 10·15대책에서 새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은 유예 기간을 6개월로 두는 방안이 검토된다.
이에 대해선 계약부터 실제 잔금을 치를 때까지 한두달이 걸리는 점을 감안한 조치로 특히 전월세주택을 매입한 경우 실거주를 할 수 있는 기간을 유예한 조치란 평이 나온다. 다만 5월 9일 이전 계약을 해야한다는 전제가 있는 만큼 이 예외규정은 매물 증가세가 5월 9일 이후에도 이어지는데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의 잇단 경고에 따라 다주택자 매물이 그때까지 늘어날 가능성은 높다"며 "하지만 다주택자 매물은 필연적으로 전월세 주택일텐데 실거주가 어렵단 약점에다 대출 문제가 있는 만큼 이들 주택이 5월 9일까지 얼마나 소화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때까지 집을 팔지 못한 다주택자는 팔면 곧바로 늘어난 양도세를 물어야 되는데 종부세 인상 동향을 본 뒤 움직이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dongle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