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개막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의 전통적인 메달밭은 아니지만 최근 다크호스로 부상해 동계 스포츠 강국을 위협하는 팀 코리아 설상과 컬링, 썰매 종목의 메달 후보들을 살펴본다.

◆ 세계가 주목하는 하프파이프 최가온
동계올림픽 종목은 크게 빙상과 설상으로 나뉜다. 빙상은 스케이팅·컬링·아이스하키 등 얼음 위에서, 설상은 스키·스노보드·바이애슬론 등 눈 위에서 치르는 종목이다. 많은 설상 세부 종목 중 팀 코리아가 가장 유려한 메달을 노리는 종목은 최가온의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와 이승훈의 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 정대윤의 모굴 그리고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의 이상호다.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이름은 단연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의 최가온이다. 올해 월드컵과 X게임을 통해 세계 최정상급 기량을 입증한 그는 한국 설상 종목 선수 중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다. 2008년생 최가온은 10대 초반부터 국제 무대에 등장해 주니어 세계선수권과 X게임을 휩쓸며 '차세대가 아닌 이미 현재'라는 평가. 2025–2026시즌 월드컵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중국, 미국, 스위스 등에서 열린 주요 대회를 연달아 석권하며 3연승을 달성했다. 스위치 백사이드 900, 프론트사이드 1080 등 고난도 트릭을 한 런에 안정적으로 묶어내는 능력은 이미 세계 정상급이다. 실수만 없다면 메달은 떼어 놓은 당상. 여자 하프파이프 올림픽 3연패를 노리는 클로이 김(미국)과 최가온의 맞대결은 미국 야후 스포츠가 선정한 밀라노 동계올림픽 핫이슈 톱10 중 1위로 꼽혔다.
◆ 신예 이승훈·정대윤 그리고 베테랑 이상호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하프파이프의 2005년생 이승훈은 또 한 명의 메달 컨텐더다.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가 공식적으로 하프파이프 메달 기대주로 지목했다. 월드컵에서는 아직 절대 강자 그룹보다는 한 단계 아래인 중상위권이지만 이번 올림픽에서 파이널에 진출한다면 메달권 강호들을 압박하는 다크호스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남자 모굴의 2005년생 정대윤은 한국 설원 종목에서 새롭게 떠오른 신예다.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을 따낸 경험이 있어 한국 모굴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노린다.

1995년생 이상호는 2018 평창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거머쥐며 한국 선수 최초로 설상 종목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 '설상 종목 개척자'다. 고향인 강원도 정선·사북 일대 고랭지 배추밭에서 스노보드 연습을 한 일화 '배추보이'란 별명이 붙었다. 이상호는 올림픽을 눈앞에 두고 1일 열린 2025-2026 FIS 스노보드 월드컵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우승을 차지해 "올림픽 앞두고 최상 컨디션으로 올라왔다"는 평가를 받으며 강력한 금메닳 후보로 떠올랐다.
◆ 한국 여자컬링 '5G', 금메달도 가능하지
'5G'로 불리는 한국 여자대표팀(경기도청)은 스킵 김은지, 서드 김민지, 세컨드 김수지, 리드 설예은, 핍스 설예지로 구성돼 있다. 현재 세계 랭킹 3위를 달리며 한국 컬링 사상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삼고 있다. 2018 평창 대회에서 '팀 킴' 강릉시청(스킵 김은정)이 따낸 은메달이 한국 컬링의 최고 성적이자 유일한 올림픽 메달이다.

경기도청팀은 최근 국제 무대에서 탄탄한 기량을 뽐내며 올림픽을 준비해왔다. 2023년 11월 범대륙(팬 콘티넨털) 컬링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고, 12월에는 그랜드슬램 내셔널에서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2월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는 예선 8경기와 준결승, 결승까지 10전 전승으로 '퍼펙트 우승'을 달성했다. 2024·2025 세계선수권 누적 포인트 상위권으로 올림픽 티켓을 확보한 뒤 2025년 국내 선발전까지 제패하며 대표 자리를 굳혔다.
올림픽에서 세계 최강 캐나다 호먼 팀을 비롯해 스위스 티린조니 팀, 스웨덴 하셀보리 팀 등 절대 강자들이 버티고 있어 4강권에서 메달을 노리는 도전자에 가깝다. 하지만 라운드로빈에서 상위 4위 안에 들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면 결승까지 치고 올라가 우승할 실력을 갖추고 있다.

믹스더블스(혼합복식) 김선영(강릉시청)-정영석(강원도청) 조는 지난달 19일 올림픽 예선 대회(OQE)에서 한국 컬링 사상 최초로 올림픽 자력 진출을 확정했다. 지난 두 차례 올림픽에서 '팀킴' 강릉시청의 일원으로 출전한 데 이어 한국 컬링 선수 최초로 세 번째 올림픽 무대를 밟는 김선영은 세계컬링연맹과 국내 언론으로부터 '극적인 스토리'의 주인공으로 조명받았다. 믹스더블스 역시 강호들이 즐비해 조별리그 상위권 진입 후 플레이오프에서 이변을 노린다.
◆ 스켈레톤 정승기-봅슬레이 4인승 '깜짝 메달' 도전
한국은 썰매(슬라이딩) 세부 종목인 봅슬레이·스켈레톤·루지에 모두 출전한다. 남자 스켈레톤 정승기와 남자 봅슬레이 4인승(김진수 팀)은 메달 사정권에 있다.
정승기는 '썰매 천재' 윤성빈의 뒤를 잇는 한국 스켈레톤 간판이다. 2023 세계선수권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2021–2022시즌부터 2023–2024시즌까지 월드컵 메달 8개를 따낸 검증된 강자다. 허리 부상으로 2024–2025시즌 대부분을 쉬었지만, 수술과 재활을 거쳐 복귀한 뒤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의 '올림픽 트랙'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월드컵 1차 대회에서 5위를 기록하며 경쟁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어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월드컵에서는 0.08초 차이로 금메달을 놓치며 동메달을 따내 부상 이후에도 메달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줬다. 한때 1위까지 올랐던 국제연맹 랭킹은 현재 6위에 머물러있지만 스타트와 주행이 맞아떨어지면 포디움 진입이 가능하다.


봅슬레이 파일럿 김진수는 육상 선수 출신으로 빠르고 힘이 좋아 2022년 베이징 대회에서는 원윤종 팀의 브레이크맨으로 활약했다. 봅슬레이 선수에게 필요한 파워, 스피드, 밸런스, 운동 감각 등 대부분의 능력에서 부족함이 없는 '올라운더'다. 그는 대표팀 파일럿을 맡은 뒤 가파르게 성장했다. 2023–2024시즌 월드컵 첫 출전에서 2인승 3위에 올랐고, 2024–2025시즌에는 몇 차례 입상권에 가까운 성적을 냈다. 올 시즌에는 월드컵 1차 대회 올림픽 트랙에서 4인승 3위, 2인승 4위로 메달 기대감을 키웠다. 4인승 동메달은 이 종목에서 한국이 따낸 첫 월드컵 메달이다. 두 차례 런에서 큰 실수 없이 주행을 마치고 강팀 가운데 1~2팀이 흔들릴 경우 동메달 경쟁이 가능하다.
psoq133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