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군사 재무장'을 추진하고 있는 독일이 독자적인 '위성 기반' 미사일 탐지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독일이 이 같은 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유럽에서는 최초가 될 전망이다.
현재 유럽은 장거리 탄도미사일과 같은 위협을 탐지하기 위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를 통해 미국이 제공하는 공동 우주 기반 조기경보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

독일 우주사령부 사령관인 미하엘 트라우트 소장은 FT와 인터뷰에서 "미사일 탐지가 현재 독일군 작전상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트라우트 사령관은 "위협이 현실적으로 임박해 있다"며 "우주 기반 조기경보와 위성 기반 미사일 탐지는 매우 시급하다"고 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 '오레시니크'를 두 차례 실전 발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오레시니크는 요격이 불가능하다"고 호언 장담하고 있다. FT는 "오레시니크 사례는 미사일 탐지와 요격 분야에서 유럽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트라우트 사령관은 "유럽은 우주 역량의 거의 모든 측면에서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며 "미사일 탐지와 요격 분야에서 독일과 유럽의 주권적 역량을 구축할 필요성이 아주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사일을 조기에 탐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조기에 대응하고 요격할 수 있기를 원한다"고 했다.
독일 정부는 지난해 오는 2030년까지 군사 우주 분야에 350억 유로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유럽의 지상 기반 방공 및 미사일 방어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스카이 쉴드(Sky Shield)' 구상을 출범시켰다.
트라우트 사령관은 위성 기반 미사일 탐지 시스템 개발의 일정이나 예산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으면서도 "지체할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군 국방총사령관은 오는 2029년까지 전쟁 대비 태세를 명령을 내렸다"면서 "하지만 우주 분야에서는 필요하다면 지금 당장 싸울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FT는 "독일의 위성 미사일 탐지 시스템 계획이 실현되면 유럽은 처음으로 운용 가능한 미사일 탐지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고 했다.
프랑스는 지난 2009년 '스피랄(Spirale)'이라는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미사일 탐지를 위한 위성을 발사하기도 했지만 후속 사업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트라우트 사령관은 유럽 차원의 국제 협력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프로젝트는 기본적으로 독일 국가 차원의 사업이 될 것"이라면서도 "유럽과의 협력에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역량은 독일과 유럽을 미국의 더 강력한 파트너로 만들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도 긍정적으로 호응하고 있다.
요제프 아슈바허 유럽우주국(ESA) 사무총장은 "ESA가 독일의 미사일 탐지 기술 개발에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독일과 지속적인 회의를 통해 그들의 역량을 유럽 인프라에 연결할 수 있는 시스템 구조를 제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ESA는 전통적으로 민간 우주 기술만을 다뤄왔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EU 회원국은 물론 캐나다·노르웨이·영국이 포함된 ESA는 우주 기반 정보·감시·정찰(ISR) 네트워크 기술 개발을 위한 최초의 명시적 이중용도 프로그램에 자금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아슈바허 사무총장은 "앞으로 이중용도 프로그램이 ESA의 핵심 분야로 점점 더 확대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2030년까지 유럽 전체의 우주 관련 지출이 두 배로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주 없이는 국방도 할 수 없다"고 했다.













